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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의 딜레마...'D램 기술력은 느는데 가격은 곤두박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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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소영 기자
입력 : 2022.12.13 00:15 ㅣ 수정 : 2022.12.13 00:15

SK하이닉스, 세계 D램시장에서 '빅3'로 자리매김 성공
2020년 서버용 D램 시장점유율에서 삼성전자 제치고 1위 차지
D램 가격 급락으로 올해 4분기 적자전환 후 내년까지 이어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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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편집 = 뉴스투데이 김영주]

 

[뉴스투데이=전소영 기자] SK그룹 핵심 계열사 SK하이닉스가 불과 10년 만에 삼성전자, 미국 마이크론과 함께 전 세계 D램 시장 '빅3'로 어깨를 나란히 했다. 이를 보여주듯 올해 3분기 기준 세계 D램 시장점유율(M/S)은 삼성전자가 40.7%를 선두를 달리고 있으며 SK하이닉스(28.8%), 마이크론(26.4%)이 그 뒤를 잇고 있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 기술력은 D램 시장 부동의 1위 삼성전자 턱밑까지 추격해 일각에서는 삼성전자와의 ‘기술격차가 사라졌다’는 평가까지 나올 만큼 급성장했다. 

 

이처럼 SK하이닉스가 어느 경쟁업체와 비교해도 결코 뒤지지 않는 기술력을 갖췄지만 최근 D램 가격이 곤두박질 치고 있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가 SK그룹으로 편입한 이래 최대 위기에 놓였다. 

 

SK하이닉스는 역대급 분기 실적을 기록한 2분기에서 3분기로 넘어오며 영업이익이 크게 줄었다. 설상가상으로 SK하이닉스가 올해 4분기 적자로 돌아선 후 그 흐름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 시장을 단기간에 회복하기 힘든 상황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SK하이닉스는 D램 수요 부진에 감산을 선택했다.  이에 비해 삼성전자는 '인위적 감산은 없다'고 밝혀 D램 수요가 다시 늘어나면 삼성전자가 SK하이닉스보다 유리한 위치에 놓이게 될 것이라는 분석도 쏟아진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의 어깨는 그 어느 때보다 무겁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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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가 개발한  세계 최고속 서버용 D램  ‘DDR5 MCR DIMM’ 샘플 [사진 = SK하이닉스]

 

■ 나날이 발전하는 SK하이닉스 D램 기술력…시장 1위 삼성전자 맹추격

 

SK하이닉스는 지난 8일 세계 최고속 서버용 D램 ‘DDR5 MCR DIMM’ 샘플 개발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신형 D램은 DDR5 동작 속도를 높이기 위한 새로운 기술이 추가됐다. 또한 동작 속도가 초당 8Gb(기가비트) 이상이다. 이에 따라 신형 D램은 초당 4.8Gb인 서버용 DDR5보다 속도가 80% 이상 빠르다.

 

류성수 SK하이닉스 부사장(DRAM상품기획담당)은 “세계 최고 속도의 MCR DIMM 개발로 SK하이닉스는 다시 한번 DDR5의 기술력 진화를 이뤄냈다”며 “앞으로도 SK하이닉스는 기술적 한계를 극복해 서버용 D램 시장에서 1위 경쟁력을 갖추겠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의 D램 기술력은 충분히 입증됐다. D램 업계 ‘부동의 1위’는 삼성전자이지만 서버용 D램 만큼은 1위를 놓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엎치락뒤치락할 만큼 치열하다. 이를 보여주듯 SK하이닉스는 2020년 D램 M/S가 38.8%로 삼성전자(35.4%)를 간발의 차로 제치며 역전신화를 썼다.

 

반도체 시장은 초격차(경쟁업체가 따라올 수 없는 기술격차)기술이 경쟁력이고 시장 지배력을 결정짓는 주요 요소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가 확보한 D램 기술력은 업계에서 입지를 넓히고 수익성을 강화할 수 있는 긍정적인 신호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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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픽사베이]

 

■ 기술력 느는데 D램 값은 급락세…가격 회복해도 넘어야 할 산 많아

 

SK하이닉스가 D램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지만 수익성이 개선되기는 커녕 '빨간 불'이 켜졌다.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화된 반도체 한파에 D램 가격이 전례 없는 하락세를 걷고 있기 때문이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세계 D램 가격 하락폭이 올해 3분기 10∼15%로 추정되는 가운데 지난 10월 하락폭은 9월에 비해 22.46%를 기록하는 등 역대 최대 낙폭을 나타냈다. 

 

게다가 올해 4분기 D램 가격은 3분기 대비 13~18% 하락해 낙폭이 더욱 가팔라질 전망이다. 

 

D램 가격 하락은 SK하이닉스 실적에 직격탄을 날렸다.  올해 3분기 SK하이닉스 영업이익은 1조6556억원으로 지난 2분기 대비 60.5% 급감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투자 업계는 SK하이닉스가 4분기를 시작으로 내년까지 적자로 돌아설 것으로 점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SK하이닉스 4분기 실적 전망치는 매출 8조4000억원, 영업손실 4000억원이다. 이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8% 줄어들고 영업이익은 적자로 돌아선다는 얘기다.

 

내년 전망도 밝지 않다.

 

SK하이닉스 내년 매출은 전년 대비 12.4% 줄어든 30조8000억, 영업적자는 5조3000억원으로 적자전환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키움증권도 SK하이닉스가 4분기에 매출은 3분기 대비 23% 감소한 8조5000억원, 영업적자는 2조2000억원으로 내다봤다. SK하이닉스 내년 실적은 매출 35조5000억원으로 올해에 비해 22% 감소하고 영업적자 폭이 2조1000억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내년 1분기 고객사의 강도 높은 재고 조정으로 D램 출하량이 기대치를 밑돌 것”이라고 풀이했다. 전 세계 수요를 살펴보면 올해 D램 시장은 전년 대비 13% 줄어든 810억달러에 그치고 내년 시장은 여기서 26% 추가 감소한 600억달러 수준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D램 시장 전망 자체가 긍정적이지 않은 가운데 설령 시장이 다시 성장세에 진입해도 SK하이닉스가 넘어야 할 산은 또 있다. 현재 SK하이닉스는 최후의 보루 ‘감산’ 카드를 꺼내든 상태다. 이에 따라 내년 투자 규모를 올해보다 절반 이상 줄이고 수익성 낮은 제품 중심으로 감산에 들어가기로 결정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정반대 노선을 걷고 있다. 삼성전자는 ‘인위적 감산은 없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는 D램 수요가 위축된 것은 사실이지만 중장기적 관점에서 수요 회복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정면돌파를 선언했다.

 

이에 따라 반도체 수요가 다시 반등해 호황기에 접어들면 삼성전자가 시장 점유에 유리할 거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SK하이닉스가 감산한 틈을 타 삼성전자가 시장내 입지를 더 굳힐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시장이 회복세에 접어들고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면 기존 생산 계획을 유지해 온 삼성전자가 수요에 대응해 시장점유율을 키울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반도체 시장 상황이 현재 좋지 않은 데다 각종 대내외 불확실성이 내년에는 축소될 지 확신할 수 없다”며 “회복 시점이 예상보다 늦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시장 상황을 미리 예측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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