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한국생산성본부 CEO북클럽 (15)] 정영록 서울대 교수 “미·중패권 벗어나 우리가 주도해야”
김소희 기자 입력 : 2022.12.08 18:06 ㅣ 수정 : 2022.12.08 18:06
“부국강병 막는 3가지 문제점 정부가 해결해야" “청년공공복무 의무제 도입…병역, 중기인력난 등 해소”
[뉴스투데이=김소희 기자] "중국은 성공했고, 미국은 실패했다. 세계적인 대전환의 시기, 부국강병(富國强兵)을 위해 주도적인 한국이 돼야 한다."
중국통으로 꼽히는 정영록 서울대학교 교수는 8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한국생산성본부(KPC)가 개최한 CEO 교육 프로그램 'KPC CEO 북클럽'에서 이같이 말했다.
정 교수는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사우스 캘리포니아 대학교에서 경제학 석·박사를 취득했다. 현재는 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 교수로 재직 중이며, 외교통상부 정책자문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또 수출입은행 경영자문평가위원회 위원장, 한국투자증권 사외이사, 한국투자금융지주 사외이사 등을 역임했다.
이날 정교수는 '미·중 기술패권 경쟁전략과 한국기업의 대응방안'이란 주제로 중국의 발전, 미국의 실패, 한국의 대응에 대해 강연했다.
정 교수는 우리가 살고 있는 현재를 '세계적인 대전환의 시기'라고 정의했다.
화폐가치가 하락해 물가가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는 인플레이션 현상이 지속되고 있으며 은행은 계속해서 금리를 올리고 있으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하면서 에너지 가격이 급등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전 세계가 돈을 너무 많이 풀었고, 중국은 도시를 봉쇄해 물건을 만들지 못하게 했기 때문이다.
정 교수는 대전환의 시기에 부국강병을 위한 방법을 찾기위해서는 2008년 리만브라더스(Lehman Brothers) 사태를 중심으로 중국의 발전 과정과 미국의 실패를 봐야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대형 투자은행 리만브라더스는 엄청난 규모의 부채를 감당하지 못하고 파산했다. 이로 인해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하게 되고 중국에 진출한 기업들이 많이 빠져나왔다.
하지만 기업들이 철수하면서 설비까지 갖고 올 수는 없었고, 중국은 미국의 기술을 인수해 외화가득률(수출을 통해 벌어들이는 외화 비율)을 늘렸다고 정 교수는 설명했다.
2013년 위기를 느낀 미국이 중국을 제재하기 위해 여러 가지 법안을 마련했지만 별 효과를 얻지 못했다. 이미 중국은 기술과 자본을 가진 뒤였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정 교수는 "이외에도 중국은 인적 자산에 대한 투자를 엄청나게 했고, 가장 잘난 사람을 공산당 집권 세력으로 발탁했다"며 "결과적으로 중국은 발전했고, 미국은 완전히 실패하게 됐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중국 정부가 부국강병을 위해 이러한 노력을 했듯이 우리나라도 정부가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젊은 층이 병역을 회피하고, 중소기업에 입사하지 않으려 하고, 부모를 봉양하지 않으려는 세 가지 문제점이 있다"며 "이 문제점은 정부에서 '청년공공복무 의무제'를 도입하면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일정 연령에 도달한 남녀에게 군 복무뿐만 아니라 중소·중견기업에 파견해 힘을 기르게 하고, 주거지역에 보육·어르신 돌봄 등에 투입한 뒤 마땅한 대우(사회 정착금 5000만원 지원 등)를 해주면 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향후 중국의 위상은 더욱 강화될 것"이라며 "한중 관계에서 잘못했던 부분을 교정해 주도적인 한국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