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탁금 연말 최저, 연말 랠리도 '흐릿'...개미들 금투세에 발 뺐나

황수분 기자 입력 : 2022.12.07 08:17 ㅣ 수정 : 2022.12.07 10:41

올해 증시 회복 걸림돌, 연말 산타 랠리 기대감 점점 멀어지는 분위기
지난달 투자자예탁금, 46조규모... 전월 대비 4% 감소, 개미 시장 손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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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증시 회복에 걸림돌이 많은 가운데 지난달 월평균 투자자예탁금이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미지=freepik]

 

[뉴스투데이=황수분 기자] 올해는 증시 회복에 걸림돌이 많은 가운데 지난달 월평균 투자자예탁금이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연말을 앞두고 대주주 양도세 매도 물량과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시행 논란 탓에, 시장에서 발을 뺀 개인투자자들이 늘어난 이유다. 

 

특히 증시 마감이 한 달도 채 안 남은 상황에서 반등 탄력이 약하자, 연말 ‘산타 랠리’에 대한 기대감도 점점 멀어지는 분위기다. 

 

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투자자예탁금 평균액은 46조6745억원으로, 전월 대비 1조9465억원(4%) 감소했다. 지난 10월에는 투자자예탁금 평균액은 48조6190억원이었다. 

 

올 내내 시장이 전반적으로 부진해 손실을 본 개미들이 많아지면서, 투자 매력도가 떨어진 것으로 해석된다. 게다가 금리가 지속적으로 오르면서 변동성이 커진 주식시장에 투자하는 것에 부담을 느끼는 개인 투자자들도 늘고 있다. 

 

투자자예탁금은 투자자들이 주식 매매를 위해 증권사 계좌에 돈을 맡겨두거나, 주식을 팔고 계좌에 남아있는 돈을 말한다. 이는 대기성 자금이기에 주식투자 열기를 나타내는 지표로도 통한다. 문제는 약세장이 지속된 지난해부터 개인투자자들이 증시에서 빠져나가 투자자예탁금 감소세는 지속된다는 거다. 

 

개미들의 증시 이탈은 점점 심화하고 있다. 지난달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은 4조1777억원을 팔면서, 지난 10월 순매도 금액(2조7039억원) 대비 약 50%가량 늘어났다. 거의 두 배가 뛴 셈이다. 

 

주식시장에서 거래대금 증가세도 주춤했다. 지난달 30일 12조4694억원이었던 코스피 거래대금은 지난 1일 8조8500억원, 다음날인 2일 7조3283억원으로 감소하고 있다. 그러다가 코스피 거래대금이 지난 11월 일평균 8조7437억원으로 증가했지만, 이달 들어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증권사들의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자금도 마찬가지다. 지난 1월 3일 기준 전체 CMA 계좌 잔액은 69조1867억원이었지만, 지난 2일 기준 CMA 계좌 잔액이 60조2353억원이었다. 이는 약 1년 사이 9조가량 줄어들었다.

 

시장에서 지속된 기준금리 인상도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시중은행 예·적금 금리가 오르면서, 최근 은행권에서는 14년 만에 연 금리 5%대 예금 상품이 다시 등장했을 정도다. 

 

상황이 이렇자, 투자자들은 증시에서 발을 빼고, 손실 위험이 낮으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하는 은행 예·적금 상품으로 갈아타고 있다. 

 

시중은행 예·적금 금리가 오르면서 손실 위험이 낮고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상품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지난달 우리·KB국민·신한·하나·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47조원 넘게 늘어났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이 악재에 민감하게 움직이면서 하락이 이어지고 있다”며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주식시장의 고객예탁금과 거래대금도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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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마다 등장하는 대주주 양도세 회피를 위한 매도물량에, 올해 불거진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리스크도 증시 발목을 잡았다. [이미지=freepik]

 

여기에 각종 제도도 증시 이탈을 부추겼다. 연말마다 등장하는 대주주 양도세 회피를 위한 매도물량에, 올해 불거진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리스크도 증시 발목을 잡았다.

 

연말 기준으로 한 종목을 10억원 이상 또는 지분 1% 이상 보유한 개인은 이듬해 주식을 양도할 때, 차익의 20%(3억원 이상은 25%)를 양도세로 내야 해서 이를 피하려는 투자자들이 매도 물량을 쏟아낸다. 

 

금투세는 주식 투자로 연 5000만 원이 넘는 양도차익을 내면 20%(3억 원 초과분은 25%)를 세금으로 내도록 하는 제도다. 

 

정부·여당은 금투세를 주식시장 침체를 이유로 2년 유예를 주장하고 있다. 반면 야당은 증권거래세 0.15% 추가 인하 등 절충안을 제시한 뒤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예정대로 내년 도입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연말 산타랠리에 대한 기대감도 점점 흐릿해졌다. 당초 12월을 앞두고 파월 연준 의장의 금리 인상 속도 조절 발언 당시만 해도, 연말 랠리에 대한 기대감을 접지 않았다.

 

증권가는 금리뿐 아니라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12월의 산타 랠리가 올해는 재연되기 힘들 것이란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오는 13일 발표될 11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와 13~14일 진행되는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정해지는 금리 인상 폭에 따라 산타 랠리 가능성 여부가 갈린다. 

 

한재혁 하나증권 연구원은 "모두가 기대하던 12월의 산타랠리는 2022년에는 힘들 것으로 전망한다"며 "현재 코스피의 발목을 잡을 수 있는 요소로는 금리, 중국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이슈 등의 대외 지정 학적 리스크, 국내 증시의 벨류에이션 부담, 국내 정책 리스크가 관찰된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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