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美 쇼핑 대목·베이지북 대기 속 '관망세'...주간 증시 전망은
[뉴스투데이=황수분 기자] 증권가는 28일 이번주 코스피가 굵직한 경제 지표와 이벤트를 지켜보는 가운데, 당장 지수가 오를 만한 재료 실종에 눈치보기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투자자들은 다음달 올해 마지막 열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와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의 발언, 베이지북을 포함한 다수의 주요 지표들을 주시하고 있다.
특히 시장은 이번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미국 블랙 프라이데이에 주목할 예정이다. 미국의 소비증가는 글로벌 증시 전반에 걸쳐 한국 증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 블랙프라이데이, 시장 기대감 커...28일 '사이버 먼데이'도 주목
미국의 대규모 쇼핑 시즌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시장은 미국의 쇼핑 대목인 블랙 프라이데이에 강한 소비세가 나타날지에 주목하고 있다.
통상 미국의 연말 소매 판매 실적이 좋으면 수출 비중이 큰 국내 기업에도 호재로 이어진다. 여기에다 28일은 블랙 프라이데이의 온라인판 '사이버 먼데이'와 다음달부터는 크리스마스 시즌을 맞게 된다.
전문가들은 최근 미국 유통업체들의 호실적과 양호한 소매 판매 지표 등에 힘입어 연말 쇼핑 시즌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것으로 분석했다.
전미소매협회(NRF)는 블랙 프라이데이 전망에서 인플레이션 영향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11~12월 연휴 소매 매출액이 지난해보다 6~8%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소비자들은 높은 물가와 고금리 상황에서도 지출을 그다지 줄이려 들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소비 카테고리가 내구재(의류 등)에서 필수재(음식료 등)로 이동하는 추세도 한몫했다.
최근 내구재 위주인 대형 유통업체 '타깃'은 실적 쇼크를 냈지만, 필수재 위주인 '월마트'는 실적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영향으로 해석된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필수재 소비 강세를 통해 저소득층의 고용·소비 여력이 탄탄함을 확인할 수 있다"며 "연말 랠리 효과가 과거와 같지는 않겠으나 여전히 견조한 소비 여력과 고용 상황을 고려하면 필수재 중심으로 기대해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 11월 FOMC 이후 연준, 파월 발언 주목...이번주 다양한 주요 경제지표 발표
지난주 공개된 11월 미 FOMC 의사록에서 연준은 경기침체 확률을 50%로 전망했다. 다수 위원이 금리 인상 속도 조절이 적절하다고 판단해, 12월 FOMC에서 0.50%포인트 금리 인상을 사실상 예고된 분위기다.
연준이 의사록을 통해 경기침체 가능성을 강조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다만 다수 위원이 최종 금리 상향 가능성도 언급해, 연준의 금리인상 경로가 명확히 정해진 건 아니다.
시장은 11월 FOMC 의사록을 보면 향후 금리 인상 폭은 축소될 것이 거의 확실하다고 보는 시각이 대체적이다. 또 올 연말에서 내년 연초 연준과 시장이 바라보는 관점이 크게 다르지 않은 상황으로 내다봤다.
시장은 12월 FOMC 전까지 고용, 물가 등 경제지표에서 연준 정책의 실마리를 얻으려는 눈치다. 이번주는 베이지북을 포함해 미국의 주요 경제 지표들이 연이어 발표된다.
특히 베이지북은 미국 12개 지역 연준의 관할지역 각각의 현재 경제 상황을 보여주는 보고서다. 통상 FOMC 회의 2주 전에 발표되며, FOMC가 단기 금리를 결정하는 데 참고 자료로 활용된다.
미국 3분기 국민총생산(GDP) 성장률 예상치는 2.8%로, 미국은 지난 1·2분기에 각각 1.6%와 0.6%의 마이너스 성장률을 보였다. 10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 지수는 전년 비 5.1% 상승과 ISM 제조업지수는 10월(50.2)보다 소폭 줄어든 50.0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연준 내 금리 인상 속도 변화에 대한 움직임이 포착된다”며 “여전히 높은 인플레이션 압력, 최종 금리 언급 우려점도 있으나, 속도 조절이 명시적으로 거론되는 점은 기대할 수 있는 요인이다”고 말했다.
■ 코스피 주간 예상 밴드 제시...주간 주요 일정은
지난주(21~25일) 코스피지수는 전장 보다 6.62포인트(0.27%) 내린 2437.86에 거래를 마친 가운데, 대체로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한 주간 수급을 살펴보면 외국인이 3796억원, 기관이 1509억원을 사들였고, 개인은 3883억원 팔아치우며 증시를 압박했다.
NH투자증권은 이번주 코스피 예상 밴드로 2,370~2,490선을, 원·달러 환율 주간 예상 밴드로는 1,280원~1,350원을 제시했다.
원·달러 환율은 인플레이션 피크 아웃 기대와 맞물린 연준 긴축 사이클 후반부를 반영하며, 이번 사이클에서의 고점을 지난 것으로 판단했다.
상승 요인으로는 크레딧 리스크 완화, 친환경 관련 주식들의 성장 전망을 꼽았고, 하락 요인으로는 미국보다 부진한 미국 외 국가들의 소비경기, 밸류에이션 부담 등이 거론됐다.
전문가들은 국내 주식시장에서는 투자 전략 면에선 경기 침체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향후 턴어라운드가 기대되는 기업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022년 연준 기준금리 인상 시작 후 코스피는 글로벌 금융시장의 리스크 흐름과 연동되고 있다"며 "코스피 추가 상승을 위해서는 금융시장과 위험선호가 더 강해질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판단했다.
이번주 주목해야 할 경제 일정으로는 미 9월 S&P·CS 주택가격지수(29일), 한국 10월 산업활동동향·미 3분기 GDP(수정치,30일), 미 연준 베이지북 공개·한국 3분기 GDP(확정치)·한국 11월 수출입동향(1일), 한국 11월 소비자물가·미 11월 고용보고서(2일)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