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임기 만료 CEO들 거취 '안갯속'...실적 외 또 다른 변수는

황수분 기자 입력 : 2022.11.17 07:38 ㅣ 수정 : 2022.11.17 07:38

KB증권, 신한투자증권 12월 말 임기 만료... CEO 연임설 소문만 '무성'
IBK투자증권 3월 만료, 사실상 연임...이외 12곳 증권사 내년 3월 만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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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권사들의 최고경영자(CEO) 임기가 올해 12월과 내년 3월에 만기를 앞둔 가운데 연임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이미지=freepik]

 

[뉴스투데이=황수분 기자] 국내 증권사들의 최고경영자(CEO) 임기가 올해 12월과 내년 3월에 만기를 앞둔 가운데 이들의 연임 여부에 시장 안팎의 관심이 쏠린다.

 

지난해에는 시장이 좋았던 만큼 해당 증권사마다 대체로 연임이 무난히 결정됐으나,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통상적으로 CEO 임기는 실적과 직결되지만, 올해는 대내외적으로 비우호적인 환경 탓에 참작 사유가 돼 성적표대로 거취를 점칠 수 없어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대표이사 임기가 만료되는 증권사는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 하나증권, KB증권, 신한투자증권, 키움증권, 한화투자증권, 교보증권, 현대차증권, BNK투자증권, IBK투자증권, DB금융투자, 다올투자증권, SK증권 등 14곳이다.

 

앞서 서병기 IBK투자증권 대표이사는 올해 3월 임기가 이미 끝난 상태지만, 마땅한 후임자를 찾지 못하는 등 여러 가지 상황으로 사실상 임기가 연장되고 있다. 

 

증권가에선 증시 침체와 자금시장 경색 등 겹악재에 직면한 만큼 기존 경영체제를 유지하면서 위기를 돌파할 것이란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KB증권과 신한투자증권 두 곳이 당장 다음 달 말로 임기가 한 달여 남은 상태여서, 선택의 갈림길에 섰다. 

 

KB증권은 2019년부터 박정림·김성현 투톱 대표체제를 가동해왔다. 박 대표가 자산관리(WM)와 세일즈앤트레이딩(S&T)을 담당했고, 김 대표는 기업금융(IB)과 홀세일, 글로벌 사업부문을 맡는 구조다.

 

KB증권은 조직, 인사 체계가 KB금융지주의 그룹 차원에서 결정된다. KB금융은 계열사가 많아 매년 계열사 대표 절반 이상이 교체 대상에 오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계열사 대표는 처음에만 2년의 임기를 받고 이후 연임 때는 매년 1년씩 연장되는 구도다. KB금융그룹 계열사 대표 임기가 통상 4년이라는 변수 앞에, 두 대표는 이미 한 차례 연임을 한 상태다.

 

관례대로라면 두 대표 모두 올해를 마지막으로 지주나 다른 계열사로 자리를 옮길 가능성이 있다. 아직까진 후보 추천 등 구체적인 진행사항은 없다.

 

신한투자증권도 지난 3월 김상태 대표가 합류하면서 이영창 대표와 투톱 대표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이 대표가 주로 WM과 리테일 영업채널을 맡고, 김 대표가 IB와 기업금융 분야를 담당하고 있다.

 

이들 각자대표 중 이 대표가 연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으며, 연임 가능성은 엇갈리고 있다. 이 대표는 2020년 라임사태 ‘소방수’로 투입돼 취임 후 내부통제 시스템 정비 등 조직쇄신에 나섰고, 이 성과를 인정받아 지난해 1년 중임에 성공했다. 

 

아울러 취임 후 2020·2021년에 걸쳐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고 임기 중 초대형 IB 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도 받는다.

 

이 대표는 미국 캘리포니아 팔로알토에 신한투자증권 실리콘밸리 사무소를 개소하고, 리테일 부문에 대한 신사업을 추진 중인 만큼 자연스럽게 연임 가능성도 나온다.

 

다만 금융당국의 분쟁조정 결과가 나온 독일 헤리티지 사모펀드 사태는 연내 해결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이 대표의 연임은 시험대에 올랐다.

 

이 대표가 임기 전 발생한 일이어서 직접적인 관련은 없지만 연임여부를 한 달 앞둔 가운데 이를 결정하는 지주사 측에 부담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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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증권과 신한투자증권 두 곳이 당장 다음 달 말로 임기가 한 달여 남은 상태여서, 선택의 갈림길에 섰다. [사진=각 사]

 

KB증권과 신한투자증권을 뺀 나머지 12곳은 내년 3월에 대표 임기가 만료되는 만큼 아직 시간은 있다.

 

하지만 대형 증권사인 최현만‧이만열 미래에셋증권 대표와 황현순 키움증권 대표,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의 임기 여부는 벌써부터 시장에서 주목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은 대표 취임 이후 무난한 실적 개선을 이뤄냈지만, 올해 업황 악화로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감소해 연임 등에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다만 회사를 이끄는 힘이 부족했다기보다 업권 전체의 문제여서 실적이 연임의 발목을 잡는 변수는 아니다.  

 

미래에셋증권은 이달 말 조직개편을 포함한 정기 인사를 단행할 예정으로, 최 대표와 이 대표의 무난한 연임이 점쳐진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올해 인사에서 큰 변화를 두지 않겠다고 언급했기 때문이다. 

 

황현순 키움증권 대표는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45.9% 줄었지만, 올해 4월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로 발돋움하면서 역사를 썼다는 점에서 연임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는 내년 3월 5연임에 도전한다. 한국투자증권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76%나 줄었고, 주력 사업인 IB 실적도 감소했다. 다만 2018년 취임 이후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최대 순이익을 경신한 만큼, 그 공을 인정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보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올해 증권사들은 업황 악화로 상황을 극복하는 일에 집중할 것 같다”며 “업계는 전반적으로 내년 역시 크게 업황이 좋아지긴 어렵다고 봐서인지 큰 변화보다는 기존대로 리스크를 줄이고 안정을 찾는 쪽을 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증권사들이 전체적으로 실적이 반토막 난 상황에서 난관을 극복할 다른 대표로 교체할 가능성이 있다”며 “호황일때의 실적까지는 아니어도 수익 구조를 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지를 우선적으로 따져볼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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