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투분석] 포스코인터내셔널 주시보 호(號), '친환경에너지·하이퍼루프' 두 마리 토끼 잡는다
포스코인터, 포스코에너지 인수로 LNG 사업 통합 가치사슬 구축
3조8000억원 투자해 종합 에너지 기업으로 도약 추진
2경3000조원대 '하이퍼루프' 사업 참여해 미래 성장동력 확보
[뉴스투데이=남지완 기자] 주시보(사진·62) 사장이 이끄는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친환경에너지와 미래형 운송수단 '하이퍼루프' 등 미래 먹거리 확보에 나선다.
하이퍼루프는 대형 진공튜브내 자기부상 캡슐을 시속 1200Km 이상으로 운행하는 미래 친환경 교통수단이다. 이 첨단기술을 활용하면 서울∼부산(400㎞)을 불과 20분만에 주파할 수 있어 흔히 '꿈의 이동수단'이라 불린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친환경에너지와 하이퍼루프 사업을 추진해 오는 2030년까지 든든한 성장동력을 확보할 방침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최근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호조)를 거머줘 눈길을 끌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올해 3분기 누계 실적 기준으로 매출 30조233억원, 영업이익 733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누적 매출 24조7630억원, 영업이익 4454억원과 비교해 각각 21%, 64% 증가한 성적표다.
이와 관련해 증권정보업체 FN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매출 39조9338억원. 영업이익 9362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지난해 매출 33조9489억원, 영업이익 5864억원을 크게 웃도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우크라-러시아 전쟁, 글로벌 인플레이션 여파로 많은 기업들이 실적 부진을 겪고 있다"며 "이러한 와중에도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실적 개선과 미래 먹거리 확보는 멈출 줄 모른다"고 평가했다.
■ 포스코인터, 포스코에너지 인수와 4조원대 투자로 '친환경 에너지기업’으로 우뚝
포스코인터내셔널이 포스코그룹 형제기업 포스코에너지와 합병하고 2025년까지 3조8000억원을 투자해 명실상부한 ‘글로벌 친환경 에너지기업’으로 발돋움하겠다는 야심찬 청사진을 내비쳤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4일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포스코에너지와 합병하는 안건이 최종 승인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포스코인터내셔널과 포스코에너지는 2023년 1월 1일 공식 합병해 한 회사로 새출발한다.
주시보 사장은 이날 임시주총에서 에너지사업 성장전략과 함께 중기 투자계획도 발표했다. 이에 따라 포스코인터내셔널은 2023년부터 2025년까지 액화천연가스(LNG)인프라와 발전, 친환경 에너지 분야에 3조8000억원의 거액을 쏟아 붇는다.
포스코그룹 내 가스 사업(에너지 사업)은 그동안 여러 부문으로 분할돼 있었다. 천연가스 생산과 트레이딩(무역)은 포스코인터내셔널이 담당했으며 저장과 발전 사업은 포스코에너지가 맡아왔다. 이에 따라 포스코인터내셔널의 포스코에너지 인수로 그룹 내 중복사업 정리에 따른 비용 감소, LNG 사업 밸류체인(가치사슬) 구축에 따른 시너지 등이 기대된다.
총 3조8000억원의 신규 투자금액은 2023년부터 에너지 개발·생산(E&P), LNG인프라, 발전, 친환경에너지 각 부문별 성장 전략에 맞춰 3년간 집행된다.
E&P부문은 1조3000억원이 투입돼 자원 개발에 속도를 낸다. 자회사 세넥스에너지를 통해 호주에서 천연가스 생산량을 2025년까지 3배 늘린다. 또한 포스코인터내셔널은 2023년 인도네시아 탐사권 확보에 뛰어들어 생산 거점을 늘릴 방침이다.
LNG인프라부문은 저장탱크를 넓히기 위해 총 1조6000억원이 투자된다. 기존 광양·당진터미널의 73만kℓ 용량 저장탱크이 3년에 걸쳐 확충될 예정이다. 이를 통해 2026년 기준 465만t 규모의 LNG거래량과 총 181만kℓ의 저장용량 인프라를 국내에 확보할 방침이다.
발전부문에는 7000억원이 투입돼 수소 혼소발전 등 친환경 인프라 구축에 속도를 낸다. 이를 통해 기존 인천 LNG발전소 7기 중 3, 4호기를 수소 혼소가 가능하도록 개발해 세계 최초 기가와트(GW)급 상업용 수소 혼소 발전소 운영을 추진한다. 수소 혼소발전은 가스터빈에 수소와 천연가스를 함께 태워 발전하는 방식이다. 이 기술을 환경오염을 야기시키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이밖에 신재생에너지 등 친환경 에너지사업에도 박차를 가한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재생에너지 발전에 2000억원을 투자해 해상과 육상, 풍력,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발전을 현재 0.1GW에서 25년까지 7배 늘릴 계획이다. 또한 수소로 활용될 수 있는 암모니아(NH3) 저장탱크를 확충해 저장용량을 2025년 10만kℓ, 2030년 51만kℓ까지 늘릴 방침이다.
이 같은 계획을 통해 포스코인터내셔널은 현재 4조4000억원대 기업가치를 2030년까지 13조원 규모로 늘리는 등 주주가치를 극대화할 계획이다.
■ 2경3000조원 규모 하이퍼루프 시장 공략....'꿈의 이동수단' 새로운 먹거리로 육성
포스코인터내셔널이 '파괴적 혁신 사업'으로 일컬어지는 하이퍼루프 사업을 추진하는 점도 눈길을 모은다. 주시보 사장은 이달 1일 인천시 송도에서 베르트랑 반 이 하트(HARDT) 대표와 차세대 미래 운송 수단 '하이퍼루프' 구축 사업을 추진하는 내용을 담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하이퍼루프는 '아진공(거의 진공)' 상태의 튜브 내부를 자기부상 캡슐이 초고속으로 이동하는 신개념 운송수단이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시속 1200km 속도로 이동할 수 있다. 업계에 따르면 하이퍼루프는 배기가스가 발생하지 않고 항공기와 비교해 약 10% 수준의 에너지로 운행할 수 있다. 또한 기존 고속철도 대비 건설비용이 절반 정도이며 첨단 자율주행시스템이 장착돼 높은 안전성과 정확성을 자랑한다.
네덜란드 기업 하트는 하이퍼루프 관련 핵심기술을 가진 기업이다. 하트는 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해 네덜란드, 독일에 하이퍼루프 상용화 노선을 개발하는 데 참여하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하이퍼루프 사업에 참여하기 위해 하트에 지분을 투자하고 네덜란드에 건설 중인 하이퍼루프 시범단지 'EHC(European Hyperloop Center)'에 포스코 강재를 공급하기로 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 관계자는 "2024년 세워질 EHC 추가 시범구간에 포스코 전용 강재를 공급하고 유럽 전역을 하이퍼루프로 연결하는 'EU 네트워크 프로젝트'에도 투자해 하이퍼루프 시장을 선점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U 네트워크 프로젝트는 2029년부터 본격 추진될 예정이다. 또한 포스코건설의 인프라 건설 기술, 포스코모빌리티솔루션의 트랙 제조 기술 등 포스코 그룹 계열사도 하이퍼루프 산업에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한국 과학기술 저널 '코리아사이언스(koreascience)'에 게재된 ‘대륙간 초고속 철도시스템 개발사업 기획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앞으로 하이퍼루프 시장은 2경3000조원이 넘을 것으로 예측된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시대적 화두가 된 친환경 에너지 사업과 미래 첨단 운송사업에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어 관련 업계는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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