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읽는 경제] 꿈을 파는 장사꾼 머스크 테슬라 CEO
19일(현지시간) 테슬라 3분기 실적발표 직후 머스크 CEO "테슬라 시가총액이 향후 애플과 아람코를 합한 것보다 더 커질 것"이라고 호언장담 불구 주가는 시간외거래서 6% 하락
[뉴스투데이=정승원 기자] 테슬라 창업자 일론 머스크만큼 대중에 많이, 그리고 자주 노출되는 CEO도 없을 것이다. 그는 트위터 중독이라 불릴 정도로 하루에도 수 차례 트윗을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6000만 팔로워를 자랑하는 그가 트윗을 하면 그의 발언은 곧바로 기사화되고 예외없이 주가에 영향을 미치곤 했다.
테슬라 3분기 실적이 발표된 19일(현지시간) 머스크는 실적발표 이후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 테슬라 주주들에게 큰 희망을 안겨주는 발언을 했다. 그는 테슬라가 세계에서 가장 가치있는 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며 애플과 아람코의 시가총액을 모두 합친 것보다 더 거대한 기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전세계 증시에서 시가총액 1위는 애플이다. 20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애플은 전거래일 대비 1.19% 오른 145.57달러를 기록하며 시총 2조3400억달러를 기록 중이다.
사우디 최대 정유사인 아람코는 한때 애플을 제치고 시가총액 1위를 차지했던 기업으로 지금은 2조900억달러로 애플에 이어 시총 2위를 기록하고 있다.
두 기업의 시총을 합치면 4조4300억달러에 달한다. 테슬라의 시총은 20일 현재 6700억달러다, 머스크의 호언대로 테슬라가 애플과 아람코를 합친 시총보다 더 올라가려면 지금보다 주가가 6.6배 이상 상승해야 가능한 얘기가 된다.
머스크의 장밋빛 전망과 달리, 테슬라 주가는 3분기 실적이 발표된 직후 시간외거래에서 6% 이상 떨어졌고 20일 뉴욕증시에서는 장중 9% 가량 급락하면서 200달러선을 위협하기도 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주가는 낙폭을 많이 회복해 214달러 부근에서 거래되고 있지만 실적발표 직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머스크가 애플을 들먹이며 시총 1위를 탈환할 것이라고 호언장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머스크는 2017년에도 수년 내에 애플의 시총을 넘길 것이라고 주장했었다. 당시 애플의 시총은 7700억달러였고, 테슬라의 시총은 500억달러를 겨우 넘기는 수준이었다.
5년이 흐른 현재 애플은 시총이 3배 가량 올랐고, 테슬라 시총은 13.4배나 올랐다. 차이는 여전히 크지만 테슬라의 성장속도는 애플보다 한참 빠른 것이 사실이다.
머스크는 논란이 되고 있는 트위터 인수와 관련해서도 희망을 팔고 있다. 많은 언론들이 440억달러나 주고 트위터를 인수하는 것은 '바보 같은 딜'이라고 지적하고 있는데, 머스크는 트위터의 가치가 인수가격 이상이 될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머스크는 트위터 인수가격을 둘러싸고 논란이 지속되자 지난 19일 “트위터가 현재 가치보다 장기적인 잠재력이 훨씬 더 크다”고 주장했다.
지난 4월 트위터를 440억달러에 사겠다고 발표하고 나서 석달 뒤인 지난 7월 갑자기 계약파기를 선언해 세상을 놀라게 했던 그는 트위터가 계약이행을 요구하며 소송을 걸자 돌연 원래 계획대로 트위터를 인수하겠다고 말을 바꿨다.
트위터 인수 논란 때문에 테슬라 주주들은 속이 타들어간다. 지난 4월 인수발표 직후 주가가 12%가 급락했고 이후 이렇다할 반등없이 주가가 계속 흘러내려가면서 현재는 210달러를 겨우 넘기고 있는 상황이 주주들에게 좋게 보일리 없다.
테슬라 인수 이전에 세금 마련을 위해 테슬라 주식을 시장에 대거 내다팔아 충격을 주었던 머스크는 트위터 인수자금 마련용으로 또 다시 주식을 팔아 주가를 끌어내렸다. 마지막 주식매각 이후 더 이상의 주식매각은 없을 것이라고 주주들을 달랬지만 시장에서는 트위터 인수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주식매각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계속되는 오락가락 행보에 투자자들은 머스크의 발언에 더 이상 신뢰를 보내지 않고 있다. 그는 예나 지금이나 열심히 꿈과 장밋빛 전망을 제시하고 있지만 시장은 과거만큼 그의 발언에 열광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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