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 CFD, 新수익원 선점 노리자...성장세에 해외 확장
[뉴스투데이=황수분 기자] 국내 증권사들이 차액결제거래(CFD)의 본격 성장 궤도를 인식하고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이를 신규 수익원으로 확보하겠다는 전략의 일환이다.
특히 해외 CFD는 증권업계 대부분 초기 단계 사업 영역이어서 시장 선점이 중요하다. 따라서 국내 시장 공략에 이어 해외 확장에도 박차를 가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들어 증권사들 대부분은 증시 침체로 브로커리지(매매수수료) 수익이 급감하는 등 3분기 실적도 잔뜩 흐릴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CFD 수수료 수입 확대 측면은 그냥 넘길 수 없는 사업 다각화 전략 중 하나로 꼽힌다.
■ CFD 거래, 가파른 성장세... 당국, 과도한 레버리지 제한 ‘리스크 관리’
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 CFD 거래금액은 2019년 8조3754억원에서 2020년 30조9033억원, 2021년 70조702억원으로 가파르게 성장했다.
CFD 거래가 가능한 개인전문투자자 수도 해마다 늘어 2017년 말 1219건에 불과했던 등록 건수가 지난해 말 2만4365건으로 거의 20배나 뛰었다.
CFD는 전문투자자 대상의 한정적이던 시장이었지만, 지난해부터 CFD를 투자할 주체가 개인투자자들의 영역으로도 넘어오면서 점차 확대되고 있다.
2019년 전문투자자 요건이 완화돼 CFD를 활용할 수 있는 전문투자자 수가 확대되면서 자연스럽게 수요층 역시 넓어진 이유다.
그만큼 CFD의 문턱이 낮아졌다. 대주주 요건 강화와 전문투자자 요건 완화가 맞물리며 자금력 있는 개인투자자들이 유입된 영향이 크다.
다만 레버리지 투자 상품이라는 특성상 반대매매 발생 등 시장에 혼란을 줄 가능성이 있어, 그에 따른 적절한 규제가 필요하다.
실제로 최근에는 금융당국이 지난해 10월부터 최저 증거금률을 기존 10%에서 40%로 올리는 행정지도를 시행으하면서 다소 시장은 진정되는 추세다.
그러나 증권사들 입장에서는 이미 ‘제로(0)’ 수준으로 떨어진 위탁매매(브로커리지) 평균 수수료 대비 CFD 평균 수수료율이 높지만, 레버리지를 제공해 이자 수익을 확보한다는 데 매력도가 커 마다할 이유가 없다.
■ 절세도 한몫,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 제외...배당소득세도 제로
CFD란 실제 주식을 보유하지 않고도 매수가격(진입가격)과 매도가격(청산가격)의 차액만 현금으로 결제하는 장외파생상품이다.
한마디로 CFD 거래의 주요 특징은 최소 증거금(40%)으로 최대 2.5배의 레버리지 거래를 할 수 있다는 점, 매도 가능 종목만 신규매도(공매도) 진입해 주가 하락 시 공매도 전략 등 양방향 매수와 매도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다만 위험도가 높아 전문투자자만 거래할 수 있다. CFD 투자자 자격 요건은 연소득 1억원 이상이거나 순자산가액이 5억원 이상, 또는 금융투자상품 전문가로 1년 이상 종사해야 한다. 하지만 2019년말 1년 이상 월말 평균잔고 5000만원 이상 보유자로 대폭 완화됐다.
여기에 CFD 거래는 파생상품으로 분류돼 있어 순수익 분만 11%의 파생상품 양도소득세가 적용돼 대주주 양도소득세 및 배당소득세가 적용되지 않는다.
한마디로 금융소득이 2000만원 이상일 때 최대 49.5% 세율이 적용되는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에서 제외다. 파생상품으로 분류돼 일반 해외주식 거래에 적용되는 22% 세율 양도소득세 대신 11%만 부과된다.
CFD 배당소득은 금융소득종합과세에 포함되지 않아 현재 국내외 주식 투자에서 발생하는 배당소득에 적용되는 15.4%(금융소득 2000만원 이하) 세율도 없다.
■ 해외주식 CFD 증권사 8곳...양도소득세율 11%만 과세 장점
증권사들은 앞으로 CFD 거래하는 개인투자자가 더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투자방법이 다양한 해외주식 CFD의 경우 별도의 환전과정 없이 원화로 거래가 가능하고 해외주식 양도소득세율이 22%인데 비해 파생상품 양도소득세율은 11%로 과세된다는 게 장점이다.
해외주식 CFD는 기존 교보증권(2018년), 한국투자증권(2019년), 하나증권(2019년) 등 3곳이 먼저 서비스를 시작해 올해 NH투자증권, 삼성증권, 메리츠증권, 키움증권, 유진투자증권 등 5곳이 늘었다.
최근 키움증권은 지난 2일부터 해외주식CFD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거래를 개시하면서 수수료를 0.07%로 할인해 주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교보증권은 지난 7월 해외주식 CFD 100% 증거금 계좌를 출시했다. 기존 해외주식 CFD는 증거금률이 40~100%로 최대 2.5배 레버리지를 쓸 수 있다.
반면 교보증권 100% 증거금 CFD 계좌는 레버리지 없이 전 종목 100% 증거금률로 거래돼 레버리지 사용에 따른 반대매매 및 금융비융이 발생하지 않는다.
일각에서는 국내 증시가 급락하면서 반대매매까지 겹쳐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도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증시 폭락 이후 신용담보 부족 계좌가 급증했다”며 “시장 혼돈기에 자주 출현하는 신용, 스톡론, 차액결제거래(CFD) 관련 반대매매 물량이 수급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