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점뉴스] 포스코케미칼 민경준 호(號), 美 IRA 파고 밀려와도 휘파람 부는 이유
IRA에도 대응할 수 있는 유일 소재기업으로 우뚝...포스코홀딩스 공급망 지원 '든든'
호주에서 니켈·리튬 공급망 확보해 대규모 양극재 생산 역량 갖춰
아르헨티나 염호에서 리튬 생산능력 완비
안정적인 원재료 공급 기반으로 영업이익률 계속 상승
[뉴스투데이=남지완 기자]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으로 국내 대다수 기업이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포스코케미칼(대표 민경준)은 IRA 파고를 쉽게 넘을 수 있는 국내 유일 소재 기업이라는 분석이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밀어붙인 IRA는 기후 변화 대응, 의료비 지원, 법인세 인상 등을 골자로 하는 미국 법이다. IRA가 발효되면 미국에서 판매되는 한국산 전기자동차 등 완성품 업체는 물론 배터리 업체 등 소재 업체들이 미국 정부의 보조금 지원을 받지 못해 미국내 가격경쟁력에서 크게 불리할 것으로 보인다.
한 예로 IRA 법안 가운데 하나인 전기차 세액공제(보조금 성격의 세금 혜택) 관련 조항에 따르면 배터리 및 소재 기업은 배터리·소재 제조에 필요한 미국내 광물 조달 비율을 2023년 40%, 2027년 80%까지 높여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이에 대한 해법은 있다. IRA 법안을 준수하려면 미국을 비롯해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캐나다, 호주 등 관련 국가로부터 상당량의 광물을 조달받으면 된다. 결국 IRA 법안의 골자는 배터리 공급망의 다변화를 통한 '탈(脫)중국화'인 셈이다.
이에 따라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 3개 업체는 이러한 요건을 준수하기 위해 호주, 캐나다 등에서 광물 공급망을 구축하기 위한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배터리 제조는 양극재, 음극재 등 다양한 소재로 이뤄지기 때문에 IRA 법안에 따른 대응책 마련이 쉽지 않다.
이런 가운데 메리츠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포스코케미칼은 포스코그룹 지주회사 포스코홀딩스와 협력해 양극재 등 전기차배터리 소재를 제조할 때 필요한 원재료를 쉽게 조달받을 수 있다며 'IRA 법안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 국내 유일의 소재기업'이라고 설명해 눈길을 끌고 있다.
포스코케미칼은 양극재와 음극재 등 배터리 소재를 만드는 기업이다. 전기차 배터리로 사용되는 이른바 '2차전지'는 양극재·음극재·전해액·분리막 등 4가지 소재로 이뤄진다.
리튬이온을 만드는 양극재는 배터리 용량과 출력을 결정하며 전지 생산원가의 40% 인 핵심 소재다.
음극재는 양극재에서 나오는 리튬 이온을 보관하고 방출하면서 전기에너지를 만든다. 음극재는 배터리 생산원가의 약 20%를 차지한다.
업계 관계자는 "포스코그룹 지주회사 포스코홀딩스가 수년간 원재료 공급망 구축에 힘써왔기에 포스코케미칼은 다른 소재기업과 달리 안정된 공급망을 확보했다"고 평가했다.
■ 포스코케미칼, 호주에서 대규모 니켈 공급망 구축해 양극재 생산 '꽃길'
포스코홀딩스는 지난해 5월 호주 니켈 광산회사 ‘레이븐소프(Ravensthorpe Nickel Operation)’ 지분 30%를 2억4000만달러(약 270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포스코홀딩스는 레이븐소프가 생산한 니켈 가공품(MHP)을 오는 2024년부터 연 3만2000t(니켈 함유량 기준 7500t)을 공급받을 수 있는 권리를 갖게 됐다.
이번 계약을 통해 포스코홀딩스는 배터리 사업에 필요한 원료인 니켈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게 됐으며 대부분 물량이 포스코케미칼에 공급될 예정이다. 니켈은 양극재 제조에 필요한 원재료다.
포스코케미칼은 지난 5월 캐나다 퀘백에 연산 3만t 규모 양극재 공장을 설립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를 위해 포스코케미칼과 미국 제너럴모터스(GM)는 합작사 ‘얼티엄캠’을 설립했으며 얼티엄캠 공장에서 생산하는 양극재를 2025년부터 8년 동안 LG에너지솔루션과 미국 GM 합작사 '얼티엄셀스'에 공급한다.
공급 규모는 총 8조389억원으로 알려졌다. 양극재 생산·공급이 장기간에 걸쳐 진행돼 포스코홀딩스의 원재료 공급망이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점쳐진다.
■ 호주 리튬 기업에 대한 지분 투자와 합작사 설립으로 리튬 공급망 강화
이 뿐 아니라 포스코홀딩스는 2018년 2월 호주 리튬 광산기업 필바라미네랄스(Pilbara Minerals)에 7960만호주달러(약 740억원)를 투자해 지분 4.75%를 확보했다. 이에 따라 포스코홀딩스는 연 31만5000t 규모의 리튬 광석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길이 열렸다.
포스코홀딩스는 이에 그치지 않고 2021년 4월 필바라미네랄스와 ‘포스코리튬솔루션’이라는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합자법인 지분비율은 포스코홀딩스가 70%, 필바라미네랄스가 30%다.
포스코리튬솔루션은 필바미네랄스로부터 연 31만5000t의 리튬 광석을 공급받으며 이를 정제해 2023년부터 연간 4만3000t 규모의 수산화리튬을 생산한다.
수산화리튬은 양극재 제조에 필요한 원재료다. 이에 따라 포스코리튬솔루션이 생산하는 상당량의 수산화리튬은 캐나다에 준공 중인 포스코케미칼 양극재공장에 공급될 것으로 보인다.
■ 아르헨티나에서 리튬 공급망 조성·탄자니아에서 흑연 광산 확보 등 글로벌 행보 본격화
포스코홀딩스가 2018년 호주 광산기업 ‘갤럭시리소스(Galaxy Resources)’와 아르헨티나 북서부에 있는 옴브레 무에르토(Hombre Muerto)의 염호광권 매매계약을 체결한 것도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염호광권 인수후 포스코홀딩스는 데모플랜트(시범 생산 공장)를 구축해 리튬 생산을 위한 노하우를 갖췄으며 이를 활용한 상업 생산 채비를 마쳤다. 리튬은 양극재 제조에 필요한 원재료다.
업계 관계자는 "아르헨티나는 미국과 FTA를 체결한 국가는 아니다"라며 "다만 IRA법안의 골자가 ‘탈중국’인 만큼 아르헨티나산 리튬을 활용한 배터리 소재 생산은 IRA법안을 준수할 수 있는 해법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노우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포스코케미칼이 IRA 법안과 관련 있는 리튬, 니켈 공급망을 갖췄다"며 "포스코케미칼의 지속적인 수익성 개선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노우호 연구원은 "이에 따라 포스코케미칼 매출액은 올해 3조4037억원, 2023년 5조3940억원, 2024년 7조7333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며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2141억원, 3634억원, 5693억원으로 예상돼 영업이익률은 각각 6.2%, 6.7%, 7.3%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포스코홀딩스는 지난해 1월 750만달러(약 83억원)를 투입해 호주 광산업체 블랙록마이닝이 보유한 아프리카 탄자니아 흑연 광산 프로젝트의 지분 15%를 매입했다. 흑연은 전기차 배터리 소재 가운데 하나인 음극재를 만드는 데 사용되는 원재료다.
업계 관계자는 "향후 생산되는 흑연은 포스코케미칼에 공급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를 통해 포스코케미칼은 흑연 분야에서도 탈중국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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