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물류가 뜬다(3)] HMM, ‘첨단기술·친환경 설비·신조선 추가 확보’로 해운물류 미래 밝힌다(하)

남지완 기자 입력 : 2022.09.30 06:10 ㅣ 수정 : 2022.09.30 07:59

IoT·관제시스템 도입해 냉장·냉동 물류 관리 최적화
초대형 컨테이너선 전량에 스크러버 설치해 ESG경영 앞장서
2026년까지 15조원 투자해 글로벌 기업으로 '우뚝'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밴드
  • 페이스북
  • 트위터
  • 글자크게
  • 글자작게

최근 글로벌 물류시장은 대변혁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고 있는 모습이다. 이커머스 물류, BPO(업무처리아웃소싱), 스마트 물류자동화 등에 AI(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첨단 기술이 접목돼 물류사업은 급격한 패러다임 전환을 예고한다. 물류 대변혁 시대에 국내 기업들은 물류사업에 사활을 걸어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이는 물류가 생존을 넘어 글로벌 성장의 최우선 선결과제로 등장했기 때문이다. 뉴스투데이는 국내 물류기업의 디지털 혁신과 미래 첨단기술 도입, 향후 과제 등을 다룬 기획물 연재를 시작한다. <편집자 주>

 

image
김경배 HMM 대표이사 [사진편집=뉴스투데이 김영주]

 

[뉴스투데이=남지완 기자] 국적선사 HMM(옛 현대상선)이 4차산업혁명 기술, 친환경 설비, 선단(선박 무리) 규모 확장을 통해 세계 초일류 해운물류 기업(선사)으로 거듭나고 있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 세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을 겪으면서 거의 모든 기업이 첨단화, 환경·사회·지배구조(ESG)경영 도입을 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있다.

 

이에 따라 많은 기업들이 첨단기술을 갖추고 기업 체질을 친환경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부 해운물류업체는 세계적인 친환경 흐름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에 비해 HMM은 수년전부터 이미 첨단화 및 친환경 경영에 초점을 맞춰 코로나19 등 세계적인 경제위기 속에서도 급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HMM은 사물인터넷(IoT) 등 4차산업혁명의 신(新)문물을 빠르게 받아들였으며 친환경 설비 '스크러버(탈황장치)'를 대규모 선단에 적용해 경쟁 해운물류업체와 비교해 ESG경영을 주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 뿐만 아니라 새로운 도약을 위한 신(新)조선(새 선박) 인수도 추진해 HMM은 질과 양 측면에의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image
HMM의 IoT 장비 및 관제시스템 [사진=HMM]

 

■ HMM, IoT·관제시스템으로 냉장·냉동 물류 역량 대폭 개선

 

일반적으로 대다수 물류 기업들이 여러 제품을 운송하는 과정에서 가장 심혈을 기울이는 제품이 냉장·냉동 보관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제품 또는 약품 등 화학물질이다.

 

특히 냉장·냉동 보관이 필요한 제품은 신선도가 상품 가치에 직결되기 때문에 철저한 관리가 핵심이다. 이에 따라 HMM은 다양한 화주 제품을 최고 상태로 보관하고 운송하기 위해 IoT 기술을 도입했다.

 

HMM은 냉장·냉동 컨테이너박스에 IoT 장비를 설치했다. 이에 따라 실시간 화물 위치 파악은 물론 컨테이너박스 내 온도, 습도, 진동 변화 여부 등을 꼼꼼하게 파악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선박에 IoT 설비가 도입되기 이전에는 선박에서 근무하는 승무원들이 냉장·냉동 컨테이너박스를 수시로 체크하고 관련 정보를 화주에게 전달해야 하는 불편함이 뒤따랐다.

 

그러나 이제는 IoT 장비가 냉장·냉동 컨테이너박스에 설치됐기 때문에 관련 정보를 신속하게 취합하고 이를 화주에게 전달할 수 있다. 이와 함께 IoT 도입으로 해상 환경이 좋지 않을 때 승무원들이 무리하게 냉장·냉동 컨테이너박스를 점검할 필요가 없다. 이에 따라 IoT 기술이 승무원 안전을 향상시켰다고도 볼 수 있다.

 

HMM은 지난해 말 IoT 장비 1000여개를 냉장·냉동 컨테이너박스에 부착했으며 장기적으로 IoT 도입을 더욱 늘려나갈 방침이다. 게다가 모니터링 관제시스템을 구축해 화주 서비스 향상, 비용 절감, 운영개선 등을 이끌어내기 위한 빅데이터(Big data)도 구축하고 있다. 

 

해운물류 운송의 질을 높이기 위한 HMM의 4차산업혁명 기술 도입은 계속되고 있는 셈이다. 

 

image
HMM 컨테이너선에 설치된 기자재업체 파나시아의 스크러버 [사진=HMM]

 

■ 신조선에 친환경 설비 스크러버 설치해 ESG경영 앞장 서

 

HMM은 2020년 2분기 2만3000TEU급 컨테이너선 12척을 인도 받았으며 2021년 1분기에 1만6000TEU 급 컨테이너선 8척을 인도 받았다. 1 TEU는 6미터 길이 컨테이너 1개를 뜻한다. 

 

이와 함께 HMM은 모든 신조선에 스크러버(Scrubber·배기탈황장치)를 장착했다. 스크러버는 배기가스 저감장치다. UN 산하 국제해사기구(IMO)는 2020년부터 선박 연료 황산화물 함유량을 기존 3.5%에서 0.5%로 낮추는 환경규제를 시행하고 있다.

 

이를 준수하려면 △황함유량이 낮은 저유황유 사용 △고유황유(벙커C유) 사용과 스크러버 활용을 통한 황산화물 감축 △액화천연가스(LNG) 연료 사용 등이 필수다.

 

IMO가 이처럼 엄격한 환경규제를 시행하고 있지만 전세계 해운물류 기업들은 난색을 표명하고 있다. 기존 선박에 스크러버를 장착하려면 최소 1~2개월 동안 선박을 운영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저유황유 가격은 고유황유보다 비싸기 때문에 IMO 규제 준수에 따른 해운물류 기업 부담은 클 수 밖에 없다.

 

이에 비해 HMM은 2018년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 3사에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발주할 때 IMO 환경규제를 고려해 모든 신조선에 스크러버를 의무적으로 장착하도록 요구했다. 이에 따라 HMM은 선단 규모를 확대함과 동시에 친환경 설비를 갖춰 ESG경영에 앞장서는 면모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HMM이 선단 규모를 늘려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스크러버 장착으로 IMO 환경규제에 정면 대응 하는 것이 HMM 미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평가했다.

 

image
[자료=HMM]

 

업계에 따르면 올해 초 기준 HMM이 운영하는 선단의 83%에 스크러버가 장착돼 있다. 반면 글로벌 해운물류 기업의 스크러버 설치 비율은 30%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HMM은 다른 기업보다 친환경인 경영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뿐 아니라 HMM은 보다 먼 미래를 대비해 선박을 'LNG(액화천연가스) 레디(Ready)' 형식으로 설계했다. LNG 레디는 벙커C유를 기본 연료로 사용하는 선박이 향후 환경 규제가 강화되면 LNG를 연료로 사용하는 엔진을 장착할 수 있도록 선박 설계를 하는 방식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스크러버와 고유황유 조합으로 IMO 환경규제를 준수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IMO 환경규제는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강화되는 환경규제를 충족하기 위해 HMM은 향후 자사 선박을 LNG추진선으로 개조할 수 있도록 여지를 남겨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HMM이 환경규제를 철저하게 준수하는 친환경 기업으로 탈바꿈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image
HMM은 오는 2026년까지 총 15조원을 투자해 기업 역량을 제고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사진=HMM]

 

■ 15조원 투자로 2026년 120만TEU 선단 목표... 벌크 사업도 강화해 균형 성장 추진

 

코로나19 위기를 정면 돌파한 HMM은 명실상부한 글로벌 해운물류 유망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또 한번 대규모 신조선을 받아들인다.

 

HMM은 지난해 6월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에 1만3000TEU 급 12척을 발주했다. 이에 따라 HMM은 이 선박을 2024년 상반기까지 인도받을 예정이다.

 

이뿐 아니라 HMM은 총 15조원을 투자해 2026년까지 총 120만TEU 선단을 확보하고 핵심지역 터미널 등 물류 인프라를 확보해 수익기반을 강화하며 추가 노선을 확대해 서비스 영역을 넓히는 계획을 지난 7월 공개했다.

 

image
HMM은 코로나19 시대에 대규모 선단을 인수해 글로벌 9위 해운물류 기업에서 8위로 상승했다. [자료=알파라이너 / 사진=HMM]

 

이 같은 규모의 확장이 성공적으로 추진되면 HMM은 해운물류업계 7위 에버그린을 바짝 추격하게 된다. 

 

글로벌 해운물류 조사업체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올해 기준 HMM은 약 82만TEU의 선복량(선박에 화물을 탑재할 수 있는 공간)을 갖추고 있는데 이는 전세계 시장점유율의 3.2%에 해당한다.

 

이와 함께 컨테이너와 벌크(건조화물) 사업에서 균형 성장을 이루기 위해 현재 29척인 벌크(Bulk) 사업도 2026년 55척으로 90% 확장할 계획이다.  벌크선은 곡물이나 광석, 석탄, 원유 등 화물을 수송하는 배를 뜻한다.

 

첨단기술, 친환경 설비 뿐만 아니라 해운물류업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규모의 경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HMM은 꾸준히 '덩치 키우기'에 주력하고 있는 셈이다.

 

이와 관련해 김경배 대표는 올해 3월 대표 취임식에서 “HMM은 한국 산업·경제계 동맥이라는 사명을 갖고 고객이 만족할 수 있는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도록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며 “고객과의 동반성장을 통해 더 큰 성과와 미래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 수출입 기업의 혈맥이자 유일한 국적선사 HMM이 앞으로 새롭게 어떤 방향으로 성장할 지 귀추가 주목된다. <시리즈 끝>

 

댓글 (0)

- 띄어 쓰기를 포함하여 250자 이내로 써주세요.

- 건전한 토론문화를 위해,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비방/허위/명예훼손/도배 등의 댓글은 표시가 제한됩니다.

0 /2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