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투분석] LG에너지솔루션 권영수 호(號) CNT 도전재와 실리콘 음극재로 '차세대 먹거리' 거머쥔다

남지완 기자 입력 : 2022.09.13 03:05 ㅣ 수정 : 2022.09.13 09:28

CNT도전재와 실리콘 음극재 등 첨단기술 활용해 차세대 배터리 개발 속도
LG화학으로부터 CNT 물량 안정적으로 확보해 제품 기술격차 극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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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 [사진=뉴스투데이DB]

 

[뉴스투데이=남지완 기자] 국내 대표 배터리 업체 LG에너지솔루션(대표 권영수 부회장)이  CNT(탄소나노튜브) 도전재(전기가 통하는 정도를 향상시키는 물질) 기술과 실리콘 음극재 기술을 활용해 차세대 첨단배터리 개발에 본격 나선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배터리 시장이 치열한 경쟁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배터리 업체는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 리튬·철·인산(LFP) 배터리를 비롯해 코발트 프리 배터리, 알루미늄 배터리 등 첨단 기능을 갖춘 배터리를 속속 내놓으며 기술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이런 가운데 LG에너지솔루션은 기존 NCM 배터리에 CNT 도전재, 실리콘 음극재를 결합시켜 뛰어난 배터리 용량과 빠른 충전 속도를 지닌 첨단 배터리 제조에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CNT는 전기와 열 전도율이 구리, 다이아몬드와 같고 강도는 철강의 100배에 달하는 차세대 소재다. 이에 따라 전기차 배터리, 전도성 도료, 자동차 정전도장 외장재, 면상발열체 등 활용 범위가 다양하다. 이에 따라 LG에너지솔루션은 LG화학으로부터 CNT 물량을 공급받아 차세대 배터리 시장 선점을 노리고 있다.

 

도전재는 전도를 향상시켜주는 물질이다. 전도는 전도는 열 또는 전기가 물체 속을 이동하는 것을 뜻한다. 실리콘 음극재는 흑연보다 에너지 밀도와 충전 속도가 대폭 개선된 점이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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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T도전재 및 실리콘 음극재 특성 [사진=뉴스투데이DB]

 

■ LG엔솔, 경쟁업체와의 기술 초격차 노린 첨단 배터리 개발 속도 낸다

 

LG에너지솔루션이 현재 업계에서 유통되고 있는 배터리보다 높은 용량, 빠른 충전 속도를 지닌 첨단배터리를 만들려면 CNT 활용과 배터리 필수 소재인 실리콘 음극재 도입이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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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하이투자증권]

 

LG에너지솔루션은 CNT를 양극 도전재(CNT 도전재)로 활용할 계획이다. CNT를 양극 도전재로 사용하면 기존에 사용해온 카본블랙(탄소계 화합물의 일종) 도전재와 비교해 전도도가 약 10% 이상 높다. 이에 따라 도전재 사용량을 70∼80% 줄일 수 있다.

 

양극재 내부 도전재 사용량이 줄어들면 양극활물질을 더 투입할 수 있어 배터리 용량을 늘릴 수 있는 점이 CNT 도전재의  또다른 장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양극재 기술과 CNT 기술을 융합하려면 양극재에 CNT를 고르게 분산하는 기술이 필요하다"며 "국내 CNT도전재 제조업체 나노신소재가 이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LG에너지솔루션이 경쟁업체와 기술초격차(경쟁업체가 따라오지 못하는 첨단 기술 격차)를 갖추려면 나노신소재와의 협력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나노신소재는 배터리, 태양광, 반도체 소재를 제작하는 회사다. 배터리에 사용되는 CNT도전재 양산도 대부분 나노신소재가 맡고 있다. 나노신소재는 지난 8월 미국 켄터키주(州)에 CNT 도전재 생산공장을 건설하고 향후 LG에너지솔루션 등 한국 배터리 기업의 북미 시장 공략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 최근 통과돼 LG에너지솔루션을 비롯한 국내 기업들이 미국에서 상당수 부품을 의무적으로 구입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이에 따라 나노신소재의 CNT도전재 미국 공장 건설은 미국에서 LG에너지솔루션 영향력 강화와 차세대 배터리 개발에 한층 힘을 실어 줄 전망이다.

 

배터리 용량 증가와 충전 속도 개선을 일궈내려면 실리콘 음극재 기술 확보가 시급하다. 현재 전세계에서 가장 많이 활용되고 있는 음극재는 흑연 음극재다. 이에 비해 실리콘은 흑연에 비해 용량이 10배 이상 높다. 이에 따라 음극재를 제조할 때 흑연을 실리콘으로 대체하면 에너지 밀도가 25% 향상, 충전 속도는 50% 개선되는 효과가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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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 성능을 개선하기 위해 CNT 도전재와 실리콘 음극재 기술이 모두 필요하다고 밝혔다. [사진=LG에너지솔루션]

 

이에 따라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5월 증권사 간담회에서 향후 실리콘 첨가 비중을 최대 10%까지 늘리겠다고 밝혔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는 2024년까지 실리콘 음극재가 10% 함유된 차세대 배터리 공급이 본격화 될 것"이라며 "실리콘 음극재 기술력을 갖춘 LG에너지솔루션은 유리한 입지에 놓이게 됐다"고 풀이했다.

 

■ LG에너지솔루션, LG화학의 든든한 지원 받아 대규모 CNT 공급망 확보

 

LG에너지솔루션은 향후 배터리 업계 주요 화두가 될 CNT 확보에도 본격 나섰다. 이를 위해 LG에너지솔루션은 LG화학의 도움을 받아 CNT 공급망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LG화학은 지난 2020년 12월 배터리 사업부를 분리해 LG에너지솔루션을 설립해 지난 1월 상장했다. 이에 따라 엄밀하게 말하면 LG화학이 LG에너지솔루션의 모기업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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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여수 탄소나노튜브(CNT) 공장 전경 [사진=LG화학]

 

LG화학은 총 6100t 규모의 CNT 생산공장을 확보하기 위해 현재 가동 중인 1·2공장(1700t)에 이어 3공장(1200t)을 증설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오는 2023년 CNT 4공장(3200t) 착공에 돌입하겠다고 지난 8월 밝혔다. LG화학은 생산 중인 CNT를 LG에너지솔루션 등 배터리 업체에 양극 도전재 용도로 공급할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LG에너지솔루션의 첨단 배터리 개발에 LG화학의 기술적인 지원은 필수 요건"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LG화학은 대규모 CNT 공장을 가동해 전세계에서 고객사를 확보할 수 있고 LG에너지솔루션은 CNT 공급을 안정적으로 확보해 합리적인 가격으로 차세대 배터리를 제조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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