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카드 매각 장기화…3조원 몸값에 인수협상 지지부진

김태규 기자 입력 : 2022.07.20 07:14 ㅣ 수정 : 2022.07.20 07:14

MBK파트너스 매각가 3조원 고수에 인수후보군 '시들'
"롯데카드 순익, 본업 아닌 비카드부문 기반" 지적도
수수료 인하‧조달비용 부당 상승 등 업황 악화도 영향
매각가 '과도' 의견 지배적…"가격 조정될 필요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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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롯데카드]

 

[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매물로 나온 롯데카드의 인수전이 진전 없이 장기화할 것으로 보인다. MBK파트너스가 3조원의 몸값을 고수하고 있지만 관심을 보이는 인수자들은 너무 비싸다며 주저하는 모양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MBK파트너스는 최근 JP모건을 매각 주관사로 선정해 잠재 인수후보들의 인수 의사를 확인하고 있으나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당초 유력 인수후보로는 우리금융그룹과 KT, 하나금융그룹 등과 대형 사모펀드(PEF)가 거론됐다. 그러나 이들 가운데 인수 의지를 밝힌 곳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금융은 자회사인 우리은행이 롯데카드 지분 20%를 가진 2대 주주이고 롯데카드 경영권 매각 시 우선적으로 인수를 검토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다. 또 우리금융이 비은행 부문 강화에 나선 만큼 인수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다. 

 

우리카드는 7개 전업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 가운데 시장점유율 6위를 차지하고 있다. 때문에 롯데카드를 인수해 점유율을 확대하고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우리금융은 롯데카드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

 

BC카드의 대주주인 KT 역시 인수후보군으로 꼽힌다. KT가 롯데카드를 인수할 경우 BC카드는 물론 케이뱅크와도 시너지를 낼 수 있지만 인수전에 적극적으로 나서지는 않는 모양새다.

 

하나금융은 지난 2019년 MBK파트너스가 롯데카드를 인수할 당시 인수전에 적극적으로 참전한 바 있다. 하나금융이 롯데카드를 인수한다면 현재 업계 꼴찌인 하나카드의 시장점유율은 단숨에 상위권으로 도약할 수 있지만 롯데카드 인수와 관련해 아직까지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있다. 

 

인수후보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가장 큰 이유로는 3조원이라는 롯데카드의 몸값이 지적된다.

 

롯데카드는 MBK파트너스에 인수된 이후 순이익이 다섯배 가까이 올랐다. 롯데카드의 지난해 말 기준 자본총계는 2조4384억원으로, MBK파트너스는 롯데카드의 기업가치를 3조원 이상으로 책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3조원이나 들이면서까지 롯데카드를 인수할 이유가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롯데카드의 가치가 과도하게 고평가됐다는 것이다.

 

카드 업황 전망이 좋지 않은 것도 인수후보자들이 인수를 꺼리는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금리상승에 따른 조달비용 부담 증가 등 수익성 악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롯데카드의 순익 개선은 본업인 신용판매가 아닌 부동산PF 대출이나 기업대출 등 비카드 부문에서의 자산 확장 때문"이라며 "카드업권의 성장성이 저조할 것으로 전망되고 금리상승 등 수익성 악화 요인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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