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물로 나온 '업계 5위' 롯데카드…인수전 결과 따라 '압도적 꼴찌' 달라진다
BC카드·우리카드·하나카드 인수전 참전할 듯
롯데카드 인수하면 단번에 상위권 차지 가능
[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국내 카드업계 5위 롯데카드가 매각 절차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져 카드업계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매각 결과에 따라 업계 '꼴찌'가 달라질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롯데카드 지분 59.83%를 가진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는 KT와 우리은행 등 잠재적 매수자와 매각 논의를 진행 중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카드사별 시장 점유율은 △신한카드 21.2% △삼성카드 18.0% △KB국민카드 16.9% △현대카드 16.8% △롯데카드 10.3% △우리카드 9.2% △하나카드 7.6%로 나타났다.
점유율 5위인 롯데카드가 매물로 나오면서 매각 결과에 따라 업계 순위가 뒤바뀔 가능성이 커진 만큼 많은 금융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가장 적극적으로 협상에 임하는 곳은 BC카드를 자회사로 둔 KT로 알려졌다. KT는 최근 MBK파트너스에 인수 의사를 밝히고 협상을 진행 중이다.
BC카드는 전체 수익의 80%가 결제망 제공 수수료에서 발생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카드사는 신용판매로 수익을 내지만, BC카드는 자체 결제망이 없는 은행계 카드사에 신용카드 발행 관리와 대금결제를 대행하고 수수료를 받는 방식으로 수익을 낸다.
하지만 기존 회원사들이 독자 결제망을 구축하고 나서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다. 우리카드는 이달부터 독자 결제망 구축에 나섰다. 전북은행은 지난해 BC카드와의 계약을 해지하고 KB국민카드와 카드결제 프로세싱 대행업무 계약을 맺었다.
KT가 롯데카드를 인수한다면 사업모델 다각화가 필요한 BC카드로서는 결제망 수수료 수익 의존도를 낮추는 동시에 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다.
우리은행도 롯데카드 인수에 관심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MBK파트너스가 롯데카드를 인수할 당시 기관출자가(LP)로 참여해 지분 20%를 확보한 우리은행은 현재 롯데카드 2대 주주에 올라 있다.
우리은행은 MBK파트너스가 롯데카드 경영권을 매각할 경우 우선적으로 인수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우선검토권을 가진 상황이다. MBK파트너스가 특정 원매각자와 매각 가격에 합의하면 우리은행이 해당 가격에 인수할지 여부를 우선 검토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은행이 롯데카드를 인수해 우리카드와 합병한다면 현재 점유율 6위인 우리카드는 단번에 업계 2위로 뛰어오르게 된다.
하나카드 역시 롯데카드 인수에 참전할 가능성이 있다. 하나카드는 지난 2019년 MBK파트너스가 롯데카드를 인수했을 당시 인수전에 적극 나서기도 했다. 하나카드가 롯데카드를 인수하면 점유율 3위로 올라서게 된다.
우리카드와 하나카드의 경우 이번 롯데카드 인수에 실패한다면 업계 점유율 면에서 격차가 큰 꼴찌로 전락할 수 있어 인수전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카드는 MBK파트너스에 매각된 이후 순이익이 다섯 배 가까이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84.6% 증가한 2414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롯데카드의 지난해 말 기준 자본총계는 2조4384억원이다. MBK파트너스는 롯데카드의 기업가치로 3조원 이상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금융산업은 규모의 경제를 달성해야 제대로 굴러가는 측면이 있다"면서 "우리카드와 하나카드는 중소형 카드사에 속하다 보니 인수합병 외에 점유율을 올릴 방법이 없다. 메이저 플레이어로서 두각을 나타내려면 롯데카드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4강 3약 또는 1강 3중 3약 구도인데, 우리·하나 가운데 누가 롯데를 인수하느냐에 따라 업계 판도가 달라진다"며 "인수에 실패하면 점유율 면에서 밀리게 되고, 시장에서 입지는 더욱 좁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카드업계 관계자는 "올해 9월이면 MBK파트너스가 롯데카드를 인수한 지 만 3년이 된다. 사모펀드는 보통 3~5년에서 엑시트를 한다"면서 "롯데카드는 최근 실적이 좋았고, 향후 몇 년 간 좋은 실적을 유지할 것으로 보여 인수전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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