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고물가‧美금리역전 압박에 사상 첫 0.5% 빅스텝 단행
금통위, 0.5%p 인상 결정…기준금리 1.75%→2.25%
[뉴스투데이=최병춘 기자] 한국은행이 물가상승 압박과 미국 금리역전 현상에 대응하기 위해 사상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한번에 0.5%포인트(p)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13일 오전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기존보다 0.5%포인트(p)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기준금리는 1.75%에서 2.25%로 조정됐다. 앞서 금통위는 지난 4월과 5월 기준금리를 각각 0.25%p씩 인상해왔다.
이번 금통위의 강도 높은 빅스텝 결정은 물가상승 압박과 미국의 가파른 금리 인상 흐름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물가 상승세가 좀처럼 진정되지 않고 있다. 지난 6월 소비자물가는 국제 원자재와 곡물 가격 상승 등 영향으로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6.0% 상승했다. 이는 IMF 위기 이후 23년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올해 2월까지 3%대 수준을 보이던 물가상승률은 지난 4월 4%대에서 6월 6%대까지 2배 가까이 치솟았다.
여기에 물가가 더 오를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경제주체들이 예상한 향후 1년 동안 미래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지난달 3.3%에서 3.9%로 올랐다. 0.6%p 상승 폭을 보인 것은 지난 10년 통계가 시작된 이래 최고치다.
한은 역시 물가 오름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이에 대응하기 위해 과감한 인상 조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7%를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미국의 금리인상 기조에 이달 한·미 기준금리 역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것도 금통위의 빅스텝 단행의 핵심 이유로 꼽힌다.
우리 기준금리가 미국을 넘어서는 역전현상이 발생하게 되면 원화 가치 하락에 따른 해외자금 이탈과 환율급등, 물가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에 금통위는 역전현상을 막는 것은 물론 미국과 우리 금리 격차를 유지하는데 집중한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들어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 인상에 나선 미 연준은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 금리를 약 28년 만에 0.75%p 올렸다. 현재 미국의 기준 금리는 1.5~1.75% 구간으로 우리 기준금리와 격차는 0.5~0.75%p가 됐다.
우리처럼 물가 인상 압박에 대응해야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자이언트스텝(0.75%p)을 넘어 1%p까지 올리는 이른바 ‘울트라 스텝’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어 기준금리 인상 기조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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