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와 산업·경영의 미래 (16)] 식음료업계, 'AR 라벨'로 소비자 유혹

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 입력 : 2022.06.30 00:30 ㅣ 수정 : 2022.06.30 08:40

[기사요약]
‘AR 라벨’이 식음료업계의 주요 마케팅 수단으로 부상
활용 방식도 다양 - 신상품·신브랜드 홍보 위한 정보 제공, 상호작용으로 게임과 흥미 유발, 요리·제조법 제공 등
매력적인 스토리텔링이 핵심성공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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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과 ICT(정보통신기술)의 발달,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의 등장, 코로나19로 인한 재택근무의 확산 등에 따라 최근 메타버스가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메타버스의 역사는 어제, 오늘이 아니다. 이미 오래전부터 다양한 산업에서 메타버스를 활용해 경영 프로세스와 비즈니스 방식을 혁신해왔다. 앞으로 메타버스에 의해 산업과 경영의 모습은 어떻게 바뀔까? 메타버스 관련 국내외 최신 동향과 기업들의 다양한 활용사례를 통해 산업과 경영의 미래를 그려본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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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breakthrubev]

 

[뉴스투데이=노재범 성균관대 학부대학 초빙교수] 상품의 얼굴이자 각종 정보를 제공하는 상품 라벨. 그 역사는 언제부터 시작되었을까?

 

라벨의 역사는 고대 이집트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왕들의 무덤에서 발견된 와인 용기에는 와인 품종, 생산연도, 생산지, 생산자 등의 정보가 간략히 표시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라벨의 본격적인 활용은 18세기 후반 규격화된 유리병이 등장하면서부터다. 여기에 라벨을 대량 인쇄할 수 있는 기술과 병 위에도 잘 붙는 풀이 발명되면서 급속히 확산됐다.

 

그 후 다품종소량생산시대가 되자, 상품 라벨은 소비자들이 상품에 대한 기본 정보와 다른 상품과의 차별점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이 되었다.

 

최근 이런 상품 라벨에 증강현실(AR)기술을 적용한 ‘AR 라벨’이 기업들의 마케팅 수단으로 부상하고 있다. ‘AR 라벨’은 라벨의 기본적인 역할은 물론, 시각적 재미까지 제공해 소비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작동방식은 간단하다. 소비자가 스마트폰으로 해당기업의 AR 앱을 다운로드한 후, 상품 라벨을 스캔하기만 하면 된다. 소비자는 화면으로 해당기업이 제공하는 생생한 영상을 볼 수 있다. 물론, 기업은 사전에 영상 콘텐츠와 앱 개발이 필요하다.

 

현재 AR 라벨을 가장 활발히 활용하고 있는 분야는 식음료업계이다. 글로벌 식음료 브랜드의 AR 라벨 활용사례를 유형별로 살펴보자.

 


• 첫째, 신상품과 신브랜드 홍보를 위한 정보 제공

 

식음료 브랜드들이 AR 라벨을 활용하는 첫 번째 유형은 신상품과 신브랜드에 대한 의미있는 정보를 소비자들에게 흥미롭게 제공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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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theshelbyreport]

 

이탈리아의 파스타 소스 브랜드 프란체스코 리날디가 대표적인 사례다. 이 회사는 2018년 친환경 용기로 포장한 신상품(유기농 파스타 소스)을 출시하면서 그 의미를 AR 라벨로 소비자들에게 전달했다.

 

소비자들이 AR 라벨을 작동시키면 브랜드 마스코트인 리날디 부인이 등장해 자사의 유기농 소스가 건강에 얼마나 유익한지, 또 친환경 PET 용기가 환경보호를 위해 얼마나 필요한 것인지를 설명해준다.

 

이 회사의 AR 라벨은 소비자들로부터 뜨거운 반응을 얻었고 파스타 소스 시장에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또 다른 예로, 호주의 와인 브랜드 19크라임스를 들 수 있다. 이 와인 브랜드는 와인 라벨에 1800년대 호주로 강제 추방된 영국 죄수들의 빈티지 사진을 담았다.

 

이들은 당시 영국 형법상 19가지 범죄 중 하나를 저지른 범죄자였지만, 오늘날의 호주를 건설하는 데 힘을 보탠 그들의 역사를 알리기 위함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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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blackthornsdesign]

 

소비자들이 AR 앱으로 라벨에 인쇄된 죄수를 찍으면 그 죄수의 이야기를 짧은 애니메이션으로 볼 수 있다. 이 브랜드는 소비자들에게 브랜드의 숨겨진 의미를 흥미로운 방식으로 전달하면서 강력한 마케팅 효과까지 얻었다.

 

이렇게 해서 19크라임스의 브랜드가치는 70% 상승했고, 판매량도 60% 증가했다고 한다.

 


• 둘째, 상호작용을 통한 게임과 재미 추구

 

식음료 브랜드가 AR 라벨을 활용하는 두 번째 유형은 상호작용을 통한 게임과 재미 추구다.

 

미국의 대표 와이너리 생 미셸은 2018년 신제품 레드와인 'Intrinsic'의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판매를 촉진할 목적으로 AR 라벨을 활용했다.

 

소비자들이 AR 라벨을 작동시키면, 빨간색 무용복을 입은 아름다운 여인이 라틴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또 소비자들은 그 여인과 함께 춤을 즐길 수 있고, 그 장면을 캡처해 소셜 미디어에도 공유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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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wearefine]

 

펩시코 역시 신제품에 대한 글로벌 소비자의 관심을 끌기 위해 4명의 축구 슈퍼스타가 등장하는 AR 기반의 캠페인을 전개했다.

 

소비자들이 펩시의 AR 앱을 작동시키고 신제품 캔을 스캔하면 스마트폰으로 메시, 포구바, 살라, 스털링 등의 AR 이미지를 볼 수 있고, 그들과 축구 게임도 할 수 있다. 또한, 게임이 종료된 후 게임 결과를 인스타그램으로 친구들과 공유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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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marketingweek]

 


• 셋째, 판매상품의 요리·제조법 제공

 

식음료 기업들이 AR 라벨을 활용하는 마지막 유형은 해당상품을 취향에 맞게 요리·제조할 수 있는 방법을 제공하는 것이다. 이 방식은 종이로 만든 설명서를 대신하면서 소비자들의 흥미를 유발한다.

 

전통적인 스카치 위스키 브랜드 글렌리벳은 매년 6백만병 이상의 위스키를 생산하며 상업적으로 많은 성공유산을 쌓아왔다. 그러나 핵심 위스키만 해도 13종이 넘어, 일반 소비자들은 종종 제품 간의 차이점을 알 수 없었다.

 

이에, 이 회사는 위스키 애호가들이 각 제품의 다양한 맛을 음미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AR 앱을 론칭했다.

 

소비자들이 AR 라벨을 작동시키면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진 시각자료와 수천 가지 맛을 음미할 수 있는 시음법과 관련한 콘텐츠를 볼 수 있다.

 

또한, 이 앱은 소비자들이 자신의 시음경험을 소셜 미디어에 공유하여 다른 사람들과 비교할 수 있도록 하는 재미 요소도 갖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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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confectionerynews]

 

또 다른 예로, 대표적인 진 브랜드 봄베이 사파이어는 AR 라벨로 상품에 함축된 가치를 전달하고 브랜드에 대한 참여도를 높였다.

 

소비자들이 스마트폰 카메라를 활용해 봄베이의 라벨을 스캔하면 상호작용을 통해 세 가지의 색다른 칵테일 조제법을 흥미롭게 만날 수 있다

 


• 고객에게 어필할 수 있는 스토리텔링이 핵심성공요인!

 

지금까지 글로벌 식음료기업들의 AR 라벨 활용사례를 유형별로 살펴보았다. 모두가 스마트폰과 SNS에 익숙하고 재미를 추구하는 MZ세대를 대상으로 한 마케팅이다.

 

한때 국내에서도 AR 라벨의 활용사례가 몇몇 등장했었지만, 아쉽게도 최근에는 그 사례를 찾아보기 어렵다. 반면, 해외의 경우 활용사례가 꾸준히 등장하고 성공사례도 많다.

 

그렇다면, 글로벌 기업들이 AR 라벨을 활용해 성공할 수 있었던 요인은 무엇일까?

 

딱 하나를 꼽으라면 필자는 단연 ‘소비자의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매력적인 스토리텔링’이라고 답하겠다.

 

네덜란드의 한 철학자는 현대인을 ‘호모루덴스’라고 주장한다. 이들에게는 재미가 삶의 일부이자 문화다. 특히, 주력 소비층으로 떠오른 MZ세대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

 

글로벌 기업들의 성공요인을 참조해, 국내 기업들도 앞으로 꾸준히 성공사례를 만들어내길 기대해본다.

 

[정리=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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