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와 산업·경영의 미래 (15)] 고령층 위한 메타버스시장이 열린다
[기사요약]
‘제론테크(고령층을 위한 기술)’의 하나로 메타버스 부상
사회적 고립감 해소, 치매 예방 등에 효과 입증
통증 완화, 우울증 치료 등 활용분야도 무궁무진
국내도 고령층 위한 메타버스 개발 및 상품화 확대할 때!
인공지능과 ICT(정보통신기술)의 발달,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의 등장, 코로나19로 인한 재택근무의 확산 등에 따라 최근 메타버스가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메타버스의 역사는 어제, 오늘이 아니다. 이미 오래전부터 다양한 산업에서 메타버스를 활용해 경영 프로세스와 비즈니스 방식을 혁신해왔다. 앞으로 메타버스에 의해 산업과 경영의 모습은 어떻게 바뀔까? 메타버스 관련 국내외 최신 동향과 기업들의 다양한 활용사례를 통해 산업과 경영의 미래를 그려본다. <편집자 주>
[뉴스투데이=노재범 성균관대 학부대학 초빙교수] 전 세계 고령인구가 급증하면서 ‘제론테크(Gerontech)’가 미래 유망 비즈니스의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제론테크란 노년학(Gerontology)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 고령층의 안전과 삶의 질을 높이고, 노인성 질병 치료를 돕는 일련의 상품, 서비스, 기술을 말한다.
치매 노인 실종 예방용 신발, 노인 돌봄 로봇, 스마트 요양원, 노인지원 디지털 보조기기 등이 그 예이며, 인공지능, 로봇, IoT,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들이 제론테크에 활용된다.
UN 세계인구보고서(2019)에서는 2050년 전 세계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15억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이는 현재의 두 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이에 따라, 앞으로 제론테크 시장은 더욱 빠른 성장이 예상된다. 바로 제론테크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 VR 활용 치료법, 사회적 고립감 해소 및 치매 예방 등에 효과 입증
최근 메타버스가 발전하면서 이 개념이 제론테크에 활용되는 사례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메타버스가 고령층을 위해 기여할 수 있는 분야 중 하나는 그들이 흔히 겪는 사회적 고립감을 경감시키는 것이다.
이미 이런 서비스가 시장에 출시되었다. 한 예로, 요양시설에 거주하는 고령자들이 멀리 떨어져 있는 가족들과 가상공간에서 실시간으로 만날 수 있는 가상현실 플랫폼, ‘알코브(Alcove)’다. MIT대학의 스타트업 렌데버(Rendever)가 미국은퇴자협회(AARP)와 함께 개발했다.
노인들이 VR헤드셋을 착용한 채 알코브에 접속하면 자녀, 손자, 손녀들과 실시간으로 만나 대화, 체스게임, 가상여행 등을 할 수 있다. 또, 이 플랫폼을 이용해 가상 애완동물을 키우고, 요가, 클래식 음악 등의 다양한 가상현실 콘텐츠도 이용할 수 있다.
현재 미국의 150개 이상 노인요양시설에서 알코브를 활용하고 있는데, 사용자의 행복감이 40% 상승했다는 발표가 있을 만큼 효과적이다.
메타버스의 또 다른 적용 분야는 치매 예방 및 개선이다. 한 예로, 영국의 스타트업은 치매 환자를 위한 가상현실 서비스를 개발 중이다. 이른바 더웨이백(The Wayback) 프로젝트.
과거로의 가상여행을 통해 잠재돼있던 옛 기억을 자극할 수 있어 치매 환자 치료에 효과가 우수하다.
현재 이 회사가 제공하는 가상현실 영상은 1953년 엘리자베스 여왕의 대관식과 1966년 영국 월드컵의 주요 경기 장면들이며, 이외에도 70, 80대 영국 고령층의 향수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 중이다.
• 암 환자의 통증 완화, 우울증 치료 등 활용분야 다양
가상현실을 활용해 암 환자의 치료를 돕는 솔루션도 상용화되었다. 미국의 코그니햅(CogniHab)이 제공하는 솔루션이 그 예다.
이 회사는 가상현실을 활용해 항암 치료 전 휴식부터, 수술 후 재활까지 암 치료의 모든 단계에서 환자를 안심시키고 통증을 완화하는 솔루션을 제공한다.
코그니햅은 암 환자에게 이 솔루션을 적용한 결과, 고통 65%, 불안 60%, 진통제 사용 39% 감소 효과를 얻었다고 주장한다.
고령자들의 우울증을 치료하는 가상현실 서비스기업도 있다. 예를 들어, 미국의 스타트업 비바비타(Viva Vita)는 은퇴한 고령자들의 정신 건강 회복을 위한 가상현실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우울증 치료용 VR 콘텐츠는 수백 종류에 이르는데, 가족이나 본인이 온라인으로 신청하면 전문가가 VR 기기와 맞춤형 콘텐츠를 갖고 방문해 치료를 도와준다.
사용자들은 이 솔루션을 이용해 파리, 런던 등을 가상으로 여행하고, 물고기와 함께 물속을 거닐거나 새와 함께 날아다니는 가상 체험을 현실처럼 할 수 있다.
비바비타에 따르면, 우울증을 앓고 있는 고령자들에게 이 솔루션을 적용한 결과 약 90%가 증상이 완화되는 효과를 얻었다.
• 국내업계도 고령층 위한 메타버스 개발 및 상품화 확대 필요
인구의 고령화는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나라는 2025년 초고령사회로 진입해 세계 최고 수준의 고령화 국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최근 정부는 고령화 친화기술 R&D 기본계획을 수립하며 관련 산업의 활성화 방침을 발표하기도 했다.
메타버스에 대한 열기가 뜨겁지만, 아직까지 국내기업들은 MZ세대를 대상으로 한 메타버스 개발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앞선 사례에서 보았듯이 메타버스를 활용해 고령층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분야는 상상 이상으로 다양하고 시장도 크다.
앞으로 고령층을 위한 메타버스 개발과 상품화 확대에 국내업계의 분발을 기대해본다.
[정리=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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