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수분 기자 입력 : 2022.06.15 07:42 ㅣ 수정 : 2022.06.15 07:42
증시부진·금리인상 여파 순익↓...전 분기는 모두 순익 늘어나 자산운용사들, 올해 1분기 순익 3700억원... 전년 대비 36% ↓
[뉴스투데이=황수분 기자] 비우호적인 시장환경 속에서 올해 1분기 성적표를 받은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들의 당기순이익이 모두 30% 이상 감소했다.
주식시장 침체로 하락과 금리 상승이 맞물리면서 주식, 채권 등의 운용실적 부진했던 탓이다. 지난해 주식투자 열풍에 힘입어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둔 것과는 대조된 모습이다.
지난해 전문가들은 증시 및 주변 자금 흐름을 고려하면 브로커리지(매매거래) 수익 둔화가 지난해 4분기 이어 올해 1분기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지만, 내내 지속된 미국의 긴축 여파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증시 활황이 이어지지는 못했다.
다만 증권사, 자산운용사 모두 전 분기 대비로는 당기순이익이 각각 58.3%와 10.4% 늘어났다. 증시 활황을 벗자 증권, 운용사들은 IB(투자은행)와 WM(자산관리) 등 다른 부문에 집중해 온 덕이다.
■ 증시 부진 여파, 증권사 올해 1분기 순익 31.2% 급감
올해 1분기 국내 증권사의 당기순이익이 1년 전보다 31% 넘게 줄었다. 증시 부진과 금리 상승 등으로 인한 수탁수수료, 주식·채권 등 자기매매손익이 줄어든 영향이다. 다만 파생관련 자기매매 손익이 증가하며 하락분을 다소 상쇄했다.
1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증권회사 58개사의 당기순이익은 2조59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350억(31.2%) 감소했다. 전 분기(1조3014억원) 대비로는 7582억원(58.3%) 늘어났다. 자기자본이익률(ROE)도 2.7%로 1년 전(4.5%)보다 1.8%포인트 낮아졌다.
지난 1분기 증권회사 수수료수익은 3조9557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422억원(1.1%) 늘어났다. 고객 주식 거래를 중개한 대가로 받는 수탁수수료(1조4597억원)는 1년 전보다 42%, 전 분기보다는 13.3%(2248억원) 줄었다. 주식거래대금이 줄어든 영향이다.
투자은행(IB) 부문 수수료는 1조5696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18% 늘었고 자산관리 부문 수수료는 3242억원으로 4.3% 줄었다. 2분기 연속 감소다.
그나마 1분기에 증권사가 선방한 곳이 IB 부문 수수료(1조5696억원)다. 전 분기 대비 18%, 전년 대비 30% 성장해 효자 노릇을 했다. IB부문 수수료가 수탁수수료(1조4597억원)를 앞지른 것도 이례적이다.
증권사들은 1분기 자기매매(증권사가 보유한 자금으로 수익을 내기 위해 직접 유가증권을 사고파는 것)를 통해 1조8519억원을 벌어들였다.
하락장에서 이익을 내는 매도파생결합증권 덕에 파생 관련 손익에서 전 분기보다 2조9364억원(1319.1%) 급증한 3조1590억원의 이익을 냈다. 반면 채권 관련 손익에선 금리 상승에 따른 채권 가격 하락 여파로 1조3652억원 손실을 나타냈다.
올해 1분기 말 증권사들의 자산총액은 659조3000억원(전년 말 대비 6.2% 증가), 부채총액은 581조9000억원(전년 말 대비 7.1% 증가)이다. 자기자본은 77조4000억원으로 전년 말 77조6000억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금감원의 한 관계자는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많은 감소로 향후에도 시장 불확실성 확대로 이익 규모가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가 지속해서 제기된다”며 “이익 성장세가 둔화하는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증권회사의 고위험자산 투자 확대 등에 대해 지속해서 살펴볼 예정이다”고 말했다.
■ 자산운용사들, 올해 1분기 순익 3700억원...전년比 36% 감소
자산운용사들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이 3700억원으로 전년보다 36%가량 줄었다. 금리인상과 증시 부진 등 운용환경의 악화로 자산운용사의 수익성지표도 뒷걸음질 친 탓이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2년 1분기 자산운용회사 영업실적(잠정)’에 따르면 자산운용사 361곳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374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46억원(36.4%) 큰 폭으로 감소했지만 전 분기보다는 354억원(10.4%) 늘어났다.
영업이익은 4천43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34.9% 줄었다. 수수료 수익은 9천851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28.8% 감소했다. 펀드 수수료(7천921억원)와 자문 수수료(1천930억원)가 각각 전 분기보다 31.4%, 15.2% 줄어든 영향이다.
최근 금리가 상승하고, 주가가 하락한 영향으로 고유재산을 운용해 얻은 증권투자 손익은 전 분기보다 66.1% 감소한 632억원이었다.
전체 자산운용사 361개사 중 245개사가 흑자(4489억원)를 기록했고 116개사는 적자(743억원)를 냈다. 적자회사 비율(32.1%)은 지난해(11.2%) 대비 20.9%포인트 상승했다.
일반사모운용사의 경우 285개사 중 102개사(35.8%)가 적자를 냈고 지난해 적자회사비율(11.4%) 대비로는 24.4%포인트 올랐다.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3.0%로 전 분기(12.0%) 대비 1.0%포인트 상승했고 전년 동기(24.7%) 대비로는 11.7%포인트 하락했다.
자산운용사의 운용자산은 올 1분기 말 1364조6000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42조4000억원(3.2%) 증가했다. 펀드수탁고와 투자일임계약고는 819조5000억원, 545조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각각 4.3%와 1.6% 증가했다.
금감원의 한 관계자는 “금리 인상, 국제 정세 등에 따른 시장 불안정에 대비해 운용사별 재무 및 손익 현황을 점검하겠다”며 “펀드 자금유출입 동향과 잠재리스크 요인 등에 대한 모니터링을 지속적으로 수행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