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기업 : SPC그룹 (1)] 민주노총 타깃 됐지만 고용창출 역량은 CJ제일제당의 9배, 삼성전자의 21배
51조 6339억 원을 벌어 한 명에게 1억4400만원을 주는 삼성전자와 661억 원을 벌어 21명에게 4000만원을 주는 SPC의 사회 공헌도는 서로 달라
삼성전자는 첨단산업분야의 '글로벌 인재 양성', SPC는 전통산업 분야의 '일자리 보루' 역할을 각각 수행
'시장경제'를 표방한 윤석열 정부의 출범에 맞춰 삼성, SK 등과 같은 대표적 글로벌 기업들의 투자와 일자리 창출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기업은 이윤추구가 목적이기 때문이다. 규제완화 같은 친기업경제정책을 예상하면서 적극대응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고질적인 취업난 해소의 전기가 마련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높다. 하지만 일자리 창출이라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묵묵히 수행해 온 '일자리 기업'도 숨어있다. 뉴스투데이는 청년층, 중장년층, 고령층 등 다양한 세대들을 위한 일자리 정보 제공차원에서 그런 '일자리 기업'들을 발굴해 그 역할과 과제를 분석하는 연중 심층기획을 시작한다. <편집자 주>
[뉴스투데이=박희중 / 서예림 기자] 파리바게뜨, 던킨도너츠, SPC삼립 등 유명 브랜드를 거느린 SPC그룹이 민주노총의 공격 타깃이 돼 있다. 인력부족 문제 등으로 파리바게뜨 제빵기사들의 노동인권이 보장되고 있지 않다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하 민주노총)의 주장이다.
SPC그룹 본사 앞에는 제빵기사들의 처우개선을 요구하는 민주노총 주도의 '릴레이 단식' 시위가 계속되고 있다. 그들은 지난 2018년 불법파견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됐던 사회적 합의 이후에도 여전히 제빵사들의 노동인권이 보장되지 않고 있다고 말한다.
■ 민주노총은 매일 시위 하지만 허영인 회장은 '일자리 기업'을 표방 / 팩트체크 해보면 SPC삼립의 고용창출 역량은 최고 수준
그러나 SPC는 2018년 1월 정부 중재로 민주노총과 이뤄낸 '사회적 합의'를 계기로 근로자에 대한 큰 폭의 처우 개선을 실행했다. 2017년 대비 2021년 제빵사 임금은 39%, 카페기사 임금은 43%씩 각각 인상됐다.
지난 12월 법원 판결에서 SPC의 사회적 합의를 ‘이행이라는 판단이 나왔다. 민주노총이 산업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무리한 요구를 고수함으로써 양질의 기업을 흔들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더욱이 SPC그룹 허영인 회장은 그동안 '일자리 기업'을 표방해왔다. 허 회장은 특히 지난 2015년 창립 70주년을 맞아 2030년까지 매출 20조원을 달성하고 전세계 1만2000개 매장을 보유한 '그레이트 푸드 컴퍼니'로 만들어 나가겠다는 비전을 발표했다. 이를 통해 일자리 10만 개 이상을 창출해 세계 시장이 우리나라 청년들의 일터가 되도록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평행선을 달리는 양측의 가치판단 중 어느 쪽이 진실에 가까울까.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을 구하기 위해 뉴스투데이는 우선 SPC의 고용창출 기여도를 평가해보기로 했다.
이를 위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사업보고서를 분석해 SPC삼립의 매출액이나 영업이익 대비 직원 수를 산출하고 이를 다른 기업과 비교해봤다. 그 결과 SPC의 고용창출 역량은 국내 최고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 뉴스투데이가 사업보고서 분석해보니... SPC삼립의 영업익 1억원 당 고용지수가 CJ제일제당보다 9배, 삼성전자보다 21배 높아
그러나 뉴스투데이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SPC삼립의 고용지수는 다른 기업들과 비교했을 때 10배∼20배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SPC삼립의 SPC그룹의 사업회사로서 1945년 상미당으로 출발한 한국의 간판 식음료기업이다.
최근 3년 간 기업들의 매출 대비 직원의 고용지수는 전체적으로 떨어지는 추세였다. 특히 첨단 업종일수록 고용기여도가 낮았다. SPC삼립의 고용지수 또한 3년 간 하락세를 보였으나 다른 기업과 비교했을 때 10배∼20배가량 높았다.
SPC삼립의 매출 총액은 2019년에 2조4992억원, 2020년에 2조5427억원, 2021년에 2조9467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영업이익 또한 증가했다. 2019년 469억원을 기록했던 영업이익은 2020년 511억원, 2021년 661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전체 직원 수는 꾸준히 감소했다. 2019년에 3170명이었던 SPC삼립의 직원 수는 2020년이 되자 3018명으로 줄었다. 2021년에는 전년 대비 170명이 줄어들어 2848명에 그쳤다.
그렇다면 SPC삼립과 유사 업종인 CJ제일제당을 비교해보자. CJ제일제당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매출 총액이 2019년에 22조3524억원, 2020년에 24조2457억원, 2021년에 26조2892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을 확인 할 수 있다.
영업이익은 2019년 8968억원을 기록했다. 2020년에는 1조3595억원으로 1조를 돌파했다. 2021년에는 1조5244억원이다. 영업이익 또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편 CJ제일제당의 경우 SPC삼립과 달리 전체 직원 수도 증가하고 있다. 2019년 전체 직원 수는 7379명이다. 2020년에는 7595명으로 216명이 늘었고, 2021년에도 8156명으로 561명 늘어났다.
두 기업 모두 매출 총액과 영업이익이 상승세를 보인다. 그러나 SPC삼립은 직원 수를 줄이고 있고 CJ제일제당은 직원 수를 늘려가고 있다. 그렇다면 단순히 SPC삼립이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겠다던 비전 발표와 다르게 인력부족의 문제를 방치하고 있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매출 1억원 당 고용지수'와 '영입이익 1억원 당 고용지수'를 따졌을 때 SPC삼립의 고용지수는 다른 기업의 고용지수보다 월등히 높았다. 매출 1억원 당 고용지수는 1억원의 매출액으로 몇 명의 직원을 유지하는 지를 알 수 있는 수치이다. 영업이익 1억원 당 고용지수는 실제 1억원을 벌었을 때 몇 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수치이다.
■ 기업의 고용창출 역량은 매출 및 영업이익의 크기로는 알 수 없어 / CJ제일제당이 2억원을 벌어 1명을 고용할 때, SPC삼립은 2억원을 벌어 9 명을 고용 / 일자리 격감하는 4차산업혁명 시대에 SPC삼립은 '일자리 보루'로서의 역할 수행
한 기업의 고용창출 역량은 매출이나 영업이익의 외형적 크기로는 알 수 없다. 매출액 당 고용인원, 영업이익 당 고용인원을 통해 파악 할 수 있다.
전체 직원 수에 매출 총액을 나눠 계산해 본 결과 SPC삼립의 매출 1억원 당 고용지수는 2019년에 0.127, 2020년에 0.119, 2021년에 0.097이었다. 또 전체 직원 수에 영업이익을 나눠 계산 한 SPC삼립의 영입이익 1억원 당 고용지수는 2019년에 6.759, 2020년에 5.906, 2021년에 4.309이다.
SPC삼립의 유사업종이라고 볼 수 있는 CJ제일제당의 매출 1억원 당 고용지수는 2019년에 0.033, 2020년에 0.031, 2021년에 0.031로 조사됐으며 영업이익 1억원 당 고용지수는 2019년에 0.823, 2020년에 0.559, 2021년에 0.535로 조사됐다.
즉 SPC삼립이 1억원의 영업이익 기준으로 고용하는 직원 수가 CJ제일제당에 비해 9배 정도 많은 셈이다. 즉 CJ제일제당이 2억원을 벌어 1명의 직원을 고용할 때 SPC삼립은 9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양사의 이 같은 고용기여도 차이가 비즈니스모델(BM)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인지, 아니면 창업주나 최고경영자(CEO)의 경영철학의 소산인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더 심층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다만 SPC삼립과 같은 기업이 4차산업혁명시대의 고도화로 인해 일자리 감소가 심각해지는 상황해서 나름의 '일자리 보루'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사실은 확인할 수 있다.
■ 삼성전자가 5억원을 벌어 1명 고용할 때, SPC는 5억원을 벌어 21명을 고용
국내 최대의 글로벌 기업인 삼성전자와 비교해봐도 SPC삼립의 고용지수가 월등히 높다. 이는 일자리 관점에서 두 기업의 사회적 기여의 방향이 다르다는 점을 시사한다. 삼성전자는 첨단산업 분야의 '글로벌 인재 양성'을 주도하는 기업이고, SPC삼립은 식음료라는 전통산업 분야에서 '다수의 일자리'를 유지해주는 기업이라는 평가가 가능하다.
삼성전자는 2019년에 230조4008억원의 매출 총액을 기록했다. 2020년에는 236조8069억원으로 상승세를 보이다가 2021년에는 무려 279조6047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영업이익도 2019년에 27조7685억 원, 2020년에 35조9938억원, 2021년에 51조6339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삼성전자의 전체 직원 수도 2019년에는 10만5257명이었으나 2020년에 10만9490명으로 늘어났다. 2021년에는 11만3485명이다.
그렇다면 고용지수는 어떨까. 삼성전자의 매출 1억원 당 고용지수는 2019년에 0.046, 2020년에 0.046, 2021년에 0.041를 기록했다. 영업이익 1억원 당 고용지수는 2019년에 0.379, 2020년에 0.304, 2021년에 0.220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와 비교했을 때 SPC삼립의 고용지수는 대략 21배 정도 높다. 삼성전자가 5억원을 벌어 1명을 고용할 때 SPC삼립은 5억원을 벌어 21명을 고용하고 있는 셈이다.
■ 파리바게뜨 제빵기사 초임은 다른 브랜드 제빵기사보다 17% 높은 월 310만 원 / 1인 평균 급여액은 CJ제일제당, 삼성전자보다 낮아
그렇다고 SPC의 일자리 질이 낮은 것은 결코 아니다. 파리바게뜨를 운영하는 SPC그룹과 가맹점주들은 여태껏 사회적 합의를 잘 이행해왔고 이는 동종업계 최고 대우라고 주장한다. 코로나19로 힘든 상황에서도 SPC그룹은 높은 고용지수를 유지하고 가맹점주들은 제빵기사들과 생상하기 위해 임금을 크게 인상해왔다는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파리바게뜨 제빵기사의 초임은 월 310만원이다. 다른 베이커리 프랜차이즈 브랜드 제빵기사들보다 17%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교육부가 운영하는 웹사이트 커리어넷에 따르면 제빵기사 월 평균 급여는 238만 원이다.
또한 파리바게뜨 제빵기사에게는 다양한 복리후생이 존재한다. 하루 식대 7500원과 함께 근속에 따라 휴가비 최대 100만원, 자녀학자금 연간 최대 400만원, 복지포인트 연간 130만원, 종합검진 비용 및 출산축하금도 지급된다. 가맹점을 오픈할 경우 최소 2000만원에서 최대 1억원의 지원금을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파리바게뜨 제빵기사들의 임금과 복리후생은 가맹점과 가맹본부가 각각 7대 3으로 부담하고 있다.
파리바게뜨 측은 "가맹본부가 상생 차원에서 제빵기사 고용 관련 비용 중 30%를 부담하고 있고, 사회적 합의 이행을 위한 비용이 최근 4년 간 40% 늘어났다"고 말했다.
또한 이중희 파리바게뜨 가맹점주협의회장은 “코로나19로 힘든 상황에서도 가맹점주들은 제빵기사들과 상생하기 위해 임금을 크게 인상해왔다"며 "그런데도 연일 시위를 벌이고 있으니 '너무 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호소했다.
1인 평균 급여액은 삼성전자, CJ제일제당, SPC삼립 순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기준 SPC삼립의 1인 평균 급여액은 4800만 원이었다. 물론 CJ제일제당과 삼성전자에 비하면 적은 금액이다.
그러나 사실상 CJ제일제당과 삼성전자보다 매출액, 영업이익에 비해 많은 인력을 고용하고 인건비를 지출하고 있는 셈이다. 51조6339억원을 벌어 한 명에게 1억4400만원을 주는 기업과 661억원을 벌어 20명의 사람한테 4800만원을 주는 기업이 각각 다른 사회경제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사실을 상시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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