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철의 위기관리] 전후 위기극복의 숨은 공로자 벽안의 한국인⑭

김희철 한국안보협업연구소장 입력 : 2022.05.20 09:12 ㅣ 수정 : 2022.05.20 09:12

故 위트컴 장군과 함께 안장된 故 한묘숙 여사는 부산 ‘유엔기념공원묘지’ 내 유일한 장성이자 유일한 한국 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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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트컴 장군은 재직 시에도 틈을 내 어린이 보육시설을 방문했고 전역 후에는 한미재단과 서울의 희망보육원(1958년)을 설립하는 등 전쟁 고아들을 지원하면서‘한국전쟁 고아의 아버지’로 불리었다. [사진=박주홍/신동아]

[뉴스투데이=김희철 한국안보협업연구소장]  위트컴 장군이 1982년 7월12일 서울 용산의 병원에서 영면했을 때 동아일보는 ‘한국전쟁 고아의 아버지 위트컴 장군 영면하다’라는 부음 기사를 썼다.

 

故 위트컴 장군은 전역 후에도 미국으로 돌아가지 않고 한국에 남아 한국의 재건과 전쟁고아의 성장뿐 아니라 중국과 아시아지역 의료시설 확충과 북한 땅에서 돌아오지 못하고 있는 미군 장진호 전투 전사자의 유해를 찾아오는 일을 여생의 임무라고 믿고 실천했다.

 

이를 위해 1960년대에는 고령에도 서울을 근거지로 베트남 캄보디아 중국을 돌며 이곳의 낙후된 의료시설을 보고 ‘위트컴 희망재단’을 설립했다.

 

또한, 그는 스스로 한국인임을 자처하고 한국 여성인 한묘숙 여사와 결혼했다. 한 여사는 이후 위트컴 장군의 유지에 따라 북한을 25차례나 방문해 미군 장진호 전투 전사자의 유해를 찾았다. 

 

그는 죽어서도 미국에 돌아가지 않고 한국에 묻히기를 원해 별세한 뒤 현재 부산시 대연동 유엔기념공원에 안치됐다. 장군급으로서는 유일하다.

 

한편 부산대 김재호 교수는 故 위트컴 장군의 미망인이 서울 용산에 계신 것을 알고 한묘숙 여사를 찾았고, 추모사업회를 만들어 매년 7월12일 유엔기념공원에서 추모식을 열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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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7월12일 유엔기념공원에서 열린 추모식에 참석한 5군수지원사 사령관 박주홍 장군 및 미군장병 [사진=박주홍] 

 

2012년 국제신문에 위트컴 장군을 조명하는 기획시리즈 기사가 보도된 이후 부산시가 그해 10월24일 유엔의날 기념행사에 맞춰 부산시민의 감사 뜻을 담은 감사패를 故 위트컴 장군 부인 한묘숙 여사에게 전달했다.

 

오늘의 부산은 세계와 무역하며 해운과 수산의 중심지로 역할하고 있다.  또한 일본과 중국을 비롯한 서방국가들과도 유용한 교류의 관문이며 오랜 기간 시행된 국제영화제 행사 등 수많은 국제 교류 역사가 배어 있는 곳이기도 하다.

 

열린 세계인의 마음과 인류애를 바탕으로 상생하는 협력과 선행의 표상인 故 위트컴 장군의 모습은 세계시민의 역할을 자부하는 부산시민들에게 인류공영에 어떻게 이바지하는지를 잘 알려주고 있다. 

 

따라서 부산시민들은 자신들의 DNA가 위트컴 장군과 너무도 일치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위트컴 장군, 그는 영원한 한국인, 부산인이다”라고 추앙하며 자랑스러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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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월4일 부산 남구 유엔기념공원에서 열린 전 유엔군 군수사령관 위트컴 장군의 부인인 故 한묘숙 여사의 안장식에서 딸 민태정 여사(위트컴 희망재단 이사장)가 유해를 안장하고 있다. 이달 1일 90세 일기로 별세한 한 여사는 미군 병사들의 유해를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내기 위해 설립한 '위트컴 희망재단'을 30여 년간 이끌었다. [사진=연합뉴스]

 

부산대학교장(葬)으로 장례 치룬 뒤 ‘유엔기념공원묘지’에 한국여인으론 유일하게 안장

 

한묘숙 여사는 북한 조국평통일위원장 허담의 초청으로 1990년 6월 북한땅을 처음 방문한 뒤, 이중간첩으로 오인받아 김포공항으로 귀국하자 국가안전기획부(현 국정원)의 조사를 받으면서도 장진호 전투의 미군 유해발굴을 위해 끝까지 노력했었다. 

 

허나 건강이 악화되어 서울에서 거주해온 한묘숙 여사(위트컴 희망재단 이사장)가 입원 치료 중 2017년 1월1일 오후 9시 향년 90세로 별세했다. 

 

故 한묘숙 여사는 부산대학교가 설립 초기 장전캠퍼스 부지 제공과 공사 등 국립 부산대학교의 터전을 마련하는 데 크게 공헌하며 도움을 준 故 위트컴 前 유엔군 군수사령관의 미망인이다. 

 

대학측은 그 공적을 기리고 감사의 마음을 담아 유족과 협의를 거쳐 당시 전호환 총장을 장례위원장으로 하는 장례위원회를 구성해 한 여사의 장례를 부산대학교장(葬)으로 치르기로 했다.

 

이에 따라 부산대는 故 한묘숙 여사의 빈소를 양산부산대학교병원 장례식장 4분향소에 마련했다. 이와 별도로 장전캠퍼스 대학본부동 1층에도 분향소를 설치해 고인을 추모했다.

 

故 한묘숙 여사의 유족으로는 자녀 민태정, 자부 민옥린, 손자/녀 민경동/민영동이 있으며, 부산대 전자공학과 김재호 교수가 양자로서 빈소를 지켰다.

 

4일 오전 10시 부산대학교 내 10.16기념관에서 거행된 故 한묘숙 여사의 영결식은 개식, 고인에 대한 묵념, 약력보고와 추모영상 상영 및 부산대 총장의 조사와 추도사 및 추모곡 순으로 엄수됐다.  

 

영결식에는 부산시장을 비롯한 주요 기관장들과 부산대 전임 총장단, 주한 미국대사와 부산 미국영사, 주한 미8군 사령관과 주한 미해군 사령관 및 유엔평화기념관장과 메리놀병원장, 위트컴 희망재단 관련 인사 등이 참석했다.

 

故 한묘숙 여사는 10.16기념관에서 영결식을 거행한 뒤 오후 3시경 부산시 남구 대연동에 위치한 ‘유엔기념공원묘지’ 내 故 위트컴 장군 묘역에 함께 안장되었고 이곳에 유일하게 잠들어 있는 민간인 신분의 한국 여인이다.(다음편 계속)

 

◀김희철 한국안보협업연구소장 프로필▶ 군인공제회 관리부문 부이사장(2014~‘17년), 청와대 국가안보실 위기관리비서관(2013년 전역), 육군본부 정책실장(2011년 소장), 육군대학 교수부장(2009년 준장) / 주요 저서 : 충북지역전사(우리문화사, 2000년), 비겁한 평화는 없다 (알에이치코리아, 2016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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