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정부 개막, 코로나 부채 연착륙 등 '벼랑끝 서민금융' 살리기 해법은

최병춘 기자 입력 : 2022.05.10 07:19 ㅣ 수정 : 2022.05.10 07:19

코로나19 서민부채 위험 가중 해법 절실
대환대출·청년도약계좌 등 금융 정책 추진
금융사 리스크 확대 등 재정 균형 잡기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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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대통령직인수위원회]

 

[뉴스투데이=최병춘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공식 취임하면서 대한민국 금융시장도 변화가 예고된다.

 

아직도 코로나19 펜데믹 여파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 기준금리 인상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국내 경제 상황도 어려움이 예상된다.

 

윤 정부가 공식 출범한 우리 경제는 고환율·고금리·고물가의 삼중고와 이에 따른 경상수지 적자 등 저성장 위기에 직면해 있는 상황이다.

 

그중 금융시장에서 코로나19가 남긴 서민금융 부실화 문제는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특히 코로나19 시기를 빚으로 버텨온 소상공·자영업·중소기업의 피해 회복이 가장 시급한 과제로 꼽힌다.

 

■ ‘대출대환’ 소상공·자영업 부실 탈출구 되나

 

1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자영업자 대출 총액은 909조2000억원이다. 코로나19 발생 직전인 2019년 말 대비 33% 가까이 급증했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개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중 1개월 이상 연체된 금액도 총 1조297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9.9%(928억원) 증가했다.

 

앞서 정부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자금난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대출 만기연장과 상환유예조치를 취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되면서 이 같은 금융 지원 조치는 지금까지 4차례 연장됐고 종료는 오는 9월 말로 연기됐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1월 말 현재 코로나19 피해를 입은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만기를 연장하거나 상환을 유예한 대출잔액은 133조4000억원에 이른다. 이 중 만기연장이 116조6000억원, 상환유예 금액은 5조원 규모다. 

 

계획대로 금융당국의 지원조치가 마무리된 후 10월부터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은 미뤄둔 이자를 내야 한다.  

 

여기에 최근 금리 상승으로 상환 부담이 가중되고 있어 추가 대책이 없는 한 대출액은 고스란히 ‘부실 폭탄’이 돼 우리 경제에 타격을 줄 수 있다. 금융사 부실 전이 등 금융시장 침체뿐 아니라 국내 경제 시장 기반이 무너질 수 있는 문제로 소상공·자영업자 회생은 새 정부 최대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새 정부는 채무조정하는 한편 상대적으로 부실 우려가 더 큰 2금융 대출을 은행으로 전환하는 대책을 꺼냈다.

 

채무조정과 비은행권 대출 전환이 핵심인 새 정부의 ‘소상공인 금융구조 패키지 지원’은 금융당국의 지원조치가 끝나는 10월부터 추진된다. 아직 구체적인 조정 방식과 수치가 제시되진 않았다. 다만 윤석열 대통령이 내세웠던 공약을 기반으로 보면 채무조정의 경우 원금 감면 폭을 현재 70%에서 90%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부실채권 정리기금과 같은 유사한 기금을 설치, 5조원 이상 특례 보증을 통한 저리 대출 자금 확대키로 했다.

 

채무조정과 함께 소상공인이 카드, 캐피탈, 저축은행 등 2금융권에서 고금리로 받은 대출을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의 은행 대출로 전환하는 조치도 이뤄진다.

 

금융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2금융권의 코로나19 금융지원 대출잔액은 3조6000억원에 달한다.

 

새 정부는 제2금융권이 보유하고 있는 대출이 시중은행으로 넘어가게 되면 양 기관의 대출 금리 격차를 해소, 소상공인 차주의 부담은 절반가량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금융권에서 법정 상한 이자율을 적용받으면 금리는 연 20%에 달한다. 은행 대출로 대환이 이뤄지면 소상공인은 이자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다. 지난달 5개 주요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금리가 신용등급 9~10등급 기준 10.50~12.88% 수준을 보여 금리 상단이 적용되더라도 연 이자 부담은 크게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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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 고금리 적금으로 ‘경제 코어’ 청년층 살리기

 

이와 함께 서민금융 한 축을 이루는 청년계층에 대한 금융지원도 이뤄진다. 새 정부는 ‘청년도약계좌 4종 패키지’ 프로그램을 내년 시행키로 했다. 일명 ‘청년도약계좌’는 윤 대통령의 대표적인 서민금융 공약 중 하나였다.

 

청년도약계좌는 매월 가입 소득에 따라 정부가 10만~40만 원을 지원해 매월 70만원을 저축하면, 10년 만기 때 최대 1억 원의 목돈을 모을 수 있도록 하는 정책 금융상품이다. 새 정부는 문재인 정부가 운영해오던 청년 희망적금, 청년형 소득공제 장기펀드, 청년내일저축계좌 등을 유지하면서 최대 10년 만기의 청년 장기자산계좌(가칭)를 신설하는 방식으로 추진된다.

 

아직 세부적인 지원 규모와 대상은 공개되지 않았다. 당초 연금리 3.5% 복리 지급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재정부담 등 현실성을 고려, 새 정부가 재검증 과정을 거쳐 추후 확정할 계획이다.

 

새 정부의 이 같은 정책은 모두 서민금융 정상화에 방점을 둔 것이다. 다만 금융사 입장에서 부담이 커질 수 있는 정책이라는 점에서 반기지 않고 있다는 점은 새 정부가 풀어야 할 숙제다. 결국 실효적 정책 수행을 위해 정부 재원 마련은 물론 금융사의 부담을 어떻게 분재할 것이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 재원 마련·금융권 반발 해소 과제

 

서민을 대상으로 한 지원책이라는 점에서 형평성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 형평성 논란이 재현될 수 있다. 청년도약계좌 경우도 국가 재정으로 특정 연령대에만 수혜를 주는 것 아니냐는 반발이 예상된다. 

 

소상공·자영업자 채무조정과 2금융 대출전환 또한 형평성 문제와 함께 대출 상환을 고의적으로 회피하는 모럴헤저드(도덕성해이)가 발생할 수 있다. 

 

무엇보다 지원 범위와 수혜 규모에 따라 뒤따라올 국가 재정은 물론 금융사의 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청년도약계좌의 경우 공약대로 복리가 적용될 경우 상품을 운용하는 은행의 이자 지급 부담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2금융 대출전환 정책의 경우 시중은행이 2금융 부실 부담까지 떠 안는 구조라는 점에서 난색을 표하고 있다. 

 

금융당국의 대출 상환 유예조치로 인한 리스크를 해소하지 않은 상황에서 추가로 부담이 더해지는 구조라는 것이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아직 시중은행의 코로나 대출 이자 유예조치가 오는 9월 유예조치가 종료되더라도 이자도 내지 못하는 차주가 발생할 수 있다”며 “결국 시중은행이 그 리스크를 안게 돼 부담이 계속 가중되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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