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일동후디스 산양분유서 '살아있는 벌레' 나와
"이물질 유입 유통과정에서 이뤄질 가능성 커"
'화랑곡나방' 주요 식품에 자주 검출되는 '골칫거리'
# “분유에서 살아있는 벌레가 나왔어요. 그런데 일동후디스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검사 결과가 나왔는데도 연락을 주지 않고 있어요.”
[뉴스투데이=김소희 기자] 일동후디스(이하 후디스) 산양분유 1단계에서 화랑곡나방(일명 쌀벌레) 유충이 발견됐다. 그런데 일동후디스는 “제조‧유통과정에서 발견될 수 없다”며 이물질 유입 원인을 조사하지 않아 논란을 빚고 있다.
제보자 A씨에 따르면, 개봉한지 3일된 분유에서 살아있는 벌레가 발견됐다. 후디스는 검사 전 놀란 마음을 진정시켜 주더니 검사 결과가 나오자 연락도 없고 모르쇠 일관 하는 모습이다.
A씨는 뉴스투데이에 “분유제조기에 분유를 보충하기 위해 한 스푼씩 넣다가 뭔가 거뭇한 덩어리가 있어서 휴지에 올려놨는데, 이 덩어리가 점점 움직이기 시작했다”면서 “아이가 배고프다고 울어서 이걸 줘야하나 말아야 하나 생각하다 배고파서 뒤로 자지러지는 아이에게 다른 방법이 떠오르지 않아 결국 그 분유를 먹였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수유 후 A씨는 후디스에 연락해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A씨는 “처음엔 엄마 마음을 너무 잘 이해해주시면서 얼마나 놀라셨냐고 진정시켜줬다. 그리고 갖고 있던 분유 2통을 다른 제조일자 분유로 바로 교환해줬다”면서 “설 연휴가 껴있어서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여분의 분유 1통을 더 받을 수 있냐고 물으니 아이를 담보로 분유 한 통 얻어 보려는 사람 취급하며 그건 어렵겠다는 답변을 들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A씨는 검사 결과가 나온 뒤 후디스로부터 어떤 말도 들을 수 없었다.
A씨는 “식약처 검사 결과가 나오면 연락 준다고 했었는데. 막상 검사 결과가 오니까 진짜 끝이라고 생각했는지 연락도 없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후디스 관계자는 “식약처에 확인하니 고객에게 먼저 검사 결과를 통보하고 기업에는 2~3일 후에 결과를 알려준다고 한다”면서 “회사 입장에서는 검사 결과를 보고 고객도 충분히 생각할 시간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 1~2일 후에 연락을 줬는데 고객에 따라 ‘왜 바로 회신 하지 않지’라고 생각할 수 있는 것 같다”고 해명했다.
■ 화랑곡나방, 제조‧유통 과정 중 어디서 유입 됐나
식약처는 잔존 산소량이 2% 이하의 환경에서는 곤충이 살아 있을 가능성이 없으므로 제조과정 중에 혼입되었다는 객관적 사실을 확인할 수 없다는 검사 결과를 내놨다.
A씨는 “검사 결과를 보고 만약 집안에 벌레가 있을까 해서 다 찾아봤는데 그 어디에서도 벌레를 찾아볼 수 없었다. 그럼 유통 과정에서 유입됐을 거란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실제 화랑곡나방은 식‧음료에서 심심치 않게 발견됐다. 화랑곡나방 애벌레는 턱 힘이 좋아 은박지, 비닐, 종이, 플라스틱 등을 쉽게 뚫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홈플러스 쿠키에서도 화랑곡나방이 발견됐다. 이에 앞서 △2020년 롯데제과 크런키 △2018년 롯데제과의 누드빼빼로 △ 2017년 오리온 닥터유 에너지바 △크라운제과 미니쉘 등에서도 화랑곡나방이 검출됐다.
화랑곡나방의 일생은 알(약 3~7일) → 유충(약 1개월) → 번데기(약 1주일) → 성충(평균 수명 12일)이다. A씨가 분유를 개봉한지 3일 만에 유충이 발견됐다면, 유통과정에서 발견됐을 가능성이 큰 것이다.
하지만 후디스는 제조 과정은 물론 유통과정에서도 화랑곡나방이 들어가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후디스 관계자는 “제조 과정상에서는 들어갈 수 없는데, 그렇다고 유통 과정에서 나왔다고 판정 짓기도 애매하다. 화랑곡나방이 분유통인 철을 뚫고 들어간 다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식품업계 관계자는 이물질 유입이 대부분 유통과정 상에서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익명을 요청한 한 식품 업계 관계자는 “제조 과정에서는 그 무엇보다 위생 관리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기 때문에 이물질이 들어갈 수 없다. 만약 이물질이 발견됐다면 대부분 유통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거나, 보관한지 오래된 음식에서 이물이 들어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화랑곡나방은 식품업계에서도 큰 골칫거리”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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