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신재훈 칼럼니스트] 2022년 임인년(壬寅年) 검은 호랑이 해를 맞아 호랑이를 활용한 마케팅이 부쩍 많아졌다. 호랑이 캐릭터를 활용한 기업의 활동은 물론 지자체들도 호랑이를 활용한 마케팅을 하고 있다.
해운대 해수욕장의 경우 호랑이 조형물에 해피 뉴이어와 호랑이의 어흥 소리를 결합하여 “해피 뉴이~어흥”이라는 깜찍한 신년인사를 건넨다. 해마다 그 해를 상징하는 동물을 활용한 마케팅이 있어 왔지만 올해 같은 분위기는 처음이다.
그것은 아마도 용맹함과 신성함을 상징하는 호랑이의 강렬한 카리스마와 우리민족의 탄생 신화에도 등장할 만큼 친근하기 때문일 것이다.
어른들이 아주 오랜 옛날을 지칭할 때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이라고 말하곤 한다. 우는 아이를 달래려 울면 호랑이가 잡아 간다고 말해도 울음을 멈추지 않던 아이가 곶감을 준다는 얘기에 울음을 뚝 그치자 자기보다 더 무서운 놈이 있다고 생각하고 도망쳤다는 어수룩한 호랑이 이야기도 있다.
전국민이 즐겨보던 비디오 테이프를 틀면 처음 나오는 얘기가 “마마 호환”일 만큼 호랑이는 우리의 일상에서 함께 해 왔다. 물론 지금은 호랑이를 보려면 동물원에 가야 하지만 말이다.
호랑이가 나오는 요즘 광고 중 눈에 띄는 것은 담배 대신 콜라를 마시는 코카콜라 광고다.
[새해를 맞아 집에 온 아들 호랑이를 보며 아빠 호랑이가 서먹한 듯 자리를 피한다. / 아빠 호랑이는 어린 시절 함께 콜라병을 가지고 놀던 사진을 쳐다보며 안타까워한다. / 장소가 바뀌어 식탁에서도 어색한 듯 서로 딴 곳을 바라보는 아들과 아빠 호랑이 “이럴 때 코카골라의 마법은 시작됩니다”라는 나레이션과 함께 둘 사이로 엄마 호랑이가 콜라 한 병을 두고 간다. / 아빠와 아들이 동시에 콜라병을 잡으려다 그만 병이 아래로 떨어진다. / 둘은 누가 먼저랄 것 없이 병을 잡으려 바위 산을 뛰어 내려간다. / 병을 먼저 잡은 것은 아들, 그러나 밟고 있던 나무가 부러지며 떨어지다 구사일생으로 동아줄(?)을 잡는다. / 그 동아줄은 다름아닌 아빠 호랑이의 길고 튼튼한 꼬리였던 것이다. / 둘 간의 어색함은 눈 녹듯 사라지고 다시 예전처럼 가까워진다. / 호랑이 가족 모두 한자리에 모여 콜라를 함께 마시는 모습이 보이며 “새해, 마법처럼 함께/ 코카콜라 Real Magic”라는 나레이션으로 마무리된다]
지난해 말 온에어 되었던 유령편이 한 편의 공포영화였다면, 호랑이 광고는 마치 마음이 따뜻해지는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 하다.
두 편의 광고를 보면 같은 브랜드의 광고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느낌이 다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세상 모든 사람들이 즐기는 브랜드이기에 이런 다양한 광고를 만들 수 있다는 생각도 든다. Global Top Brand들의 경우 어떤 마케팅이건 어떤 광고건 그들이 하면 곧 길이 되기 때문이다.
요즘 K 팝에 이어 K 영화, K 드라마 등 K 문화와 컨텐츠의 위상이 높아졌다. 광고쟁이로서 바램이 있다면 우리가 만든 K 광고가 전세계 광고 시장을 이끌어 가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에게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Global Top Brand들이 더 많아져야 한다. 그래야만 전세계 모든 소비자들을 상대로 좋은 광고를 만들 기회가 더 많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 신재훈 프로필 ▶ (현)BMA 전략컨설팅 대표(Branding, Marketing, Advertising 전략 및 실행 종합컨설팅) / 현대자동차 마케팅 / LG애드 광고기획 국장 / ISMG코리아 광고 총괄 임원 / 블랙야크 CMO(마케팅 총괄 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