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신재훈 칼럼니스트] 여성들의 새해 결심은 대부분 운동이나 다이어트다. 연초가 되면 멋진 몸매를 만들어주는 건강, 다이어트 광고들로 넘쳐나는 이유가 바로 여기 있다.
[김남주: 내가 좀 트렌디하긴 하지/ 그런데 다이어트는 트렌드가 아니라 레전드야 / 알잖아? 칼로커트 이만한 게 없다니까.
너도 이제 시작해 칼로커트/ 다이어트해서 남 주니?]
이 광고는 세월도 빗겨가는 몸매의 김남주를 모델로 캐스팅 한 것 만으로도 반은 먹고 간다. 나머지 반은 “다이어트해서 남 주니?”라는 카피로 모델 이름까지 확실히 이용해 먹은 것이다.
다음은 야나두를 교묘하게 패러디한 야핏의 광고다
[야야야 송이 BGM으로 깔리며 송중기가 멋진 몸매를 과시하며 폼나게 자전거에 올라탄다. / 그를 따라 많은 젊은이들이 동시에 자전거에 올라 열심히 페달을 밟는다. / 마지막은 “야 너두 핏 할 수 있어”라는 송중기의 멘트로 마무리된다]
TV 광고가 다이어트 결심을 부추겼다면 다이어트 제품 구매를 완성하는 것은 홈쇼핑이다. 연말 우연히 보게 된 홈쇼핑에서 러닝 머신, 음파운동기, 싸이클 등 소위 잘나가는 가정용 운동기구 3총사를 12개월 할부로 질러버린다.
그녀의 계산은 이랬다.
“피트니스 연회비 90만원, 2년이면 180만원, 그 돈으로 가정용 운동기구를 사서 집에서 운동하면 2년이면 본전 뽑는다.” 그래도 찝찝함을 감출 수 없었던 그녀는 마음의 부담을 덜어줄 새로운 계산법을 생각해 낸다. 그것은 추가지출 없이 평소 쓰던 비용을 절약하고, 그렇게 절약된 돈으로 원하는 것을 사는 매우 합리적인 방법이다.
“하루 커피 한잔 안마시고” 그렇게 절약된 돈으로 운동기구를 모두 산다. 어디서 많이 들어본 말 같지 않은가? 이 말은 홈쇼핑에서 귀가 닳도록 들었던 단골 레파토리다.
“하루 커피 한잔 값으로”라는 전략은 단위를 나누어 표시가격을 작게 함으로써 가격 저항감을 줄이는 고전적인 방법이다. 여기에 더해 추가 지출이 아닌 기존의 소비를 줄여서 그 돈으로 구매한다는 식의 “절약 프레임”은 추가 지출에 대한 부담이나 죄책감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이 두 가지가 결합된 것이 바로 그 유명한 “하루 커피 한잔 값”이라는 메시지다. 하루 커피 한잔 값을 아껴 다른 것을 산다는 것은 말로는 그럴싸해 보이지만 매일 커피를 마시는 오랜 습관을 바꾸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대부분 경험해 봤겠지만 이런 경우 십중팔구 물건도 사고 다시 커피도 마시게 된다. 하루 커피 한잔 안 마신다는 것은 결국 구매를 정당화하기 위한 명분일 뿐이다.
충동적으로 샀건 속아서 샀건 어차피 샀다면 중요한 것은 새해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다. 그러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반드시 알아야 할 것이 있다.
“멋진 몸매는 뭔가를 산다고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열심히 사용해야만 만들어진다” 이는 서재에 책을 쌓아만 둔다고 똑똑해지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다.
◀ 신재훈 프로필 ▶ (현)BMA 전략컨설팅 대표(Branding, Marketing, Advertising 전략 및 실행 종합컨설팅) / 현대자동차 마케팅 / LG애드 광고기획 국장 / ISMG코리아 광고 총괄 임원 / 블랙야크 CMO(마케팅 총괄 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