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윤석열 공약 따라 부동산 시장 '들썩'… 홍남기 "심각한 우려" 일침
[뉴스투데이=김종효 기자]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9일 “대선 후보들의 부동산 시장 규제 완화 공약이 시장 과열을 일으킬 수 있는 리스크가 될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국내 부동산 시장의 전반적인 분위기에 대해서는 ‘하향 안정세’로 평가했다.
홍 부총리는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 아파트 실거래가 동향 등을 바탕으로 “집값이 안정되고 있다”고 밝혔다.
홍 부총리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월간 아파트 실거래가 동향에서 서울 강남 4구는 2개월 연속 하락했다. 하락 폭 역시 -0.86%로, 전월(-0.05%) 대비 확대됐다. 이외 지역도 △서울 -0.48% △수도권 -1.09% △전국 -0.91% 등 모두 하락세를 보였다.
올해 1월 둘째 주 주간 동향에서 나타난 매매수급지수도 서울·수도권을 포함한 전국에서 매수자 우위를 유지하며 6주 연속 동시 하락했다. 이같은 연속 하락세는 지난 2018년 11월에서 2019년 12월 기간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12월 전국 아파트 매매가 상승세 역시 통계 집계 후 최대 폭으로 둔화됐다. 매수 심리를 체감할 수 있는 서울 아파트 경매시장 낙찰률도 연중 최저치를 재갱신한 46.9%로 나타났다. 이는 전월 대비 15.3%p 하락한 수치다.
홍 부총리는 이를 두고 “부동산시장 가격이 하향 안정세로 속도를 내는 모습을 확인했다”고 평가했다. 또 최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한 것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조기 금리 인상을 시사하는 점을 토대로 부동산시장 가격의 하향 안정 속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홍 부총리는 오는 3월 예정된 대선이 부동산시장 가격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부분은 우려했다. 대선 후보들의 공약이 시장을 과열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등은 부동산시장 규제 완화 공약 등을 내놓고 있다.
이 후보는 지난 13일 서울 노원구 재건축 추진위원회와 정책간담회를 갖고,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 완화 등 정책을 발표하면서 “규제 완화를 통해 재개발·재건축이 필요하다. 국민의 주거 성향 욕구도 존중해야 한다”고 했다.
윤 후보는 광역급행철도(GTX) 노선 연장 지역으로 경기 평택을, 단선전철 신설 지역으로 경기 안성을 콕 집었다. 부동산 시장은 즉각 반응해 해당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상승률이 상승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홍 부총리는 “이달들어 선거 과정에서 대규모 개발 공약에 일부 지역 주택 가격이 영향을 받는 조짐이 있다”며 “정부는 심각한 우려를 갖고 특이 동향에 대해 면밀히 모니터링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부동산시장 안정은 여야, 현 정부, 차기 정부를 떠나 추구해야 할 공통의 지향점”이라며 “어렵게 형성된 안정화 흐름이 훼손되지 않도록 힘을 모아 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부는 부동산시장 가격 안정화를 위해 올해 사전청약 물량으로 지난해 대비 약 2배 수준인 7만호를 공급할 계획이다. 이 중 절반 이상인 3만8000호는 면적이나 브랜드 측면에서 선호도가 높은 민간 물량으로 구성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