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점뉴스] 스킵하고 배속하고… MZ세대의 OTT콘텐츠 시청 패턴
제시간 시청은 옛말, 원하는 장면만 빠르게 골라본다 / 전문가, "다양한 콘텐츠 접하려는 욕망 커진 것" 분석
[뉴스투데이=이지민 기자] MZ세대(1980년~2000년 초반 출생)가 미디어 소비 문화를 뒤흔들고 있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이 주 미디어 제공자로 자리잡으며 MZ세대의 미디어 시청 방식에도 변화가 생겼다. 이들은 ‘배속 기능’과 ‘스킵(넘기기) 기능’을 적절히 활용하며 빠르게 원하는 정보를 얻는 방식으로 미디어를 소비한다.
현재 유튜브와 넷플릭스, 왓챠 등 대부분의 OTT 플랫폼은 배속과 스킵 기능을 제공한다. 때문에 OTT 이용자들은 원하는 장면만 클릭해서 시청하거나, 속도를 올려 빠르게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1.25 배속 시청을 즐긴다는 직장인 A씨(28)는 “TV 외에 선택권이 없던 어린 시절에는 방송 프로 시간을 기다렸다가 시청하곤 했지만 이젠 정말 옛말이 됐다”면서 “원하는 장면만 골라보는 것은 이제 일상이고 한 작품을 조금 더 빠르게 보고 싶은 마음에 주로 배속 기능을 이용해 작품을 시청한다”고 말했다.
10초씩 앞 뒤로 이동할 수 있는 스킵 기능도 인기다. 구독하는 OTT 서비스만 네 개에 달하는 대학생 B씨(20)는 “10초씩 이동하면서 시청하면 줄거리를 더 빠르게 파악할 수 있다”면서 “유튜브와 같이 스스로 넘기면서 볼 수 있는 영상에 익숙해지다보니 영화나 드라마를 시청할 때도 이 기능을 유용하게 사용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다양한 콘텐츠가 쏟아지면서 이같은 문화는 더 확산할 것으로 전망한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뉴스투데이와 통화에서 “콘텐츠 홍수 속에서 우리가 시청해야 할 콘텐츠들이 굉장히 많이 생겨났다”면서 “그것들을 다 챙겨보기는 쉽지 않지만 그렇다고 지나치고 싶지도 않은 심리가 이같은 문화의 확산에 기여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우후죽순으로 쏟아져나오는 다양한 콘텐츠들을 놓치지 않고 빠르게 소화하기 위해 새롭게 생겨난 콘텐츠 소비 방식이라는 설명이다.
정 평론가는 또 “‘배속 시청’이라는 새로운 단어가 등장할 정도로 배속과 스킵 문화가 확산하고 있다”면서 “콘텐츠 소비 트렌드를 따라가려는 욕망과 콘텐츠가 쏟아지는 현상의 결합이 이같은 문화를 만들어냈다고 해석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현재 OTT 플랫폼을 통해 1.5배속, 1.25배속 재생 등 다양한 기능들이 굉장히 정교하게 구현돼 있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영상을 더 주체적으로 소비할 수 있는 조건을 마련해 준 셈”이라며 “향후에는 더 폭넓고 새로운 콘텐츠 소비 문화가 생겨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도 뉴스투데이와 통화에서 배속·스킵 시청 문화의 유행에 대해 “영상을 인터넷으로 보는 게 익숙한 세대인 MZ세대가 소위 말하는 ‘인터넷 문법’에 익숙해진 것”이라면서 “마우스로 클릭해 원하는 부분만 시청하고 영상을 빠르게 돌려보는 행위를 하지 못하면 답답함을 느끼는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본인이 원하는 방식으로 영상을 소비하는 시청방식이 체화됐기 때문에 향후 더 다양한 매체가 등장하면서 이러한 문화가 더 확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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