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센트로 흥한 크래프톤, 텐센트가 최대 걸림돌? 중국정부 대대적 규제예고에 청약참여자들 공포
[뉴스투데이=정승원 기자] 고평가 논란과 함께 청약 흥행에 참패한 게임업체 크래프톤이 중국의 게임산업 규제라는 겹악재를 만났다.
청약 참여자들은 저조한 청약성적표에 실망하면서 크래프톤 2대주주인 텐센트를 겨냥한 중국정부의 대대적 규제 가능성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3일 마감된 크래프톤 청약은 단순히 저조라고 표현하기에는 성적이 너무 좋지 않았다.
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공모주 일반 청약경쟁률은 7.8대 1로 마감했다. 공모가 고평가 논란 속에 중국발 게임규제라는 돌발악재를 만나 중복청약 가능은 별 효과가 없었다.
청약증거금은 5조358억원으로, 바로 직전의 카카오뱅크(58조3000억원)과 비교해도 형편없는 성적이다.
고평가 논란이 지속된 가운데 청약 마지막날 돌발적으로 터진 중국정부의 규제 가능성이 대형악재로 작용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발간하는 경제참고보는 3일 “게임의 위해성은 종종 ‘정신적 아편(마약)’ 혹은 ‘전자마약’이라고 불린다”고 언급했다. 중국정부 입장을 충실히 대변해온 신화통신이기에 향후 중국정부가 게임산업에 대한 대대적 규제에 나설 것이란 경고로 해석됐다.
기사가 공개된 직후 중국의 대표적인 게임관련주인 텐센트는 홍콩증시에서 전거래일 대비 10% 이상 급락했다가 막판에 반발매수세가 붙으면서 6.11% 하락으로 마감했다.
텐센트의 하락은 크래프톤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텐센트는 크래프톤의 2대주주이면서 크래프톤 매출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시장 서비스를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크래프톤은 2018년부터 기다려온 중국정부의 판호 승인이 1년 넘게 나지 않자 텐센트를 통해 중국시장에 배틀 그라운드를 서비스해 왔다.
텐센트가 벌어들이는 수익의 일부를 기술료로 받는 형식이어서 텐센트에 대한 중국정부의 규제가 가시화되면 크래프톤 역시 수익성을 잠식당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구조다.
경제참고보의 기사는 게임관련 기업들의 주가급락이 이어지자 오후 들어 슬그머니 삭제됐지만 디디추싱, 알리바바 등 빅테크 기업들을 줄줄이 손보고 있는 중국정부가 규제의 칼날을 게임업체로까지 확산하는 것이 아니냐는 불안감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이번 크래프톤 청약에 억 단위의 주문을 낸 개인투자자들은 수익은커녕 손실을 볼지 모른다는 공포에 휩싸여 있다.
현재 장외시장에서는 크래프톤 공모가(49만8000원) 보다 낮은 48만5000원에 팔겠다는 주문도 나와있다.
더욱이 크래프톤은 상장 당일 유통가능 물량이 35%로 적지 않다는 부담도 있다.
다만 코스피200 지수 조기 편입 가능성과 신작 출시 기대감도 적지 않아 오는 10일 유가증권 상장 직후 주가 향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