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블매니저 최훈민 대표(상) "노쇼는 문화문제 아냐, 시스템으로 줄였다"
뉴스투데이가 이병선 디지털미래정책연구소장과 함께 연중기획으로 MZ세대 CEO들을 만난다. 눈과 귀 그리고 가슴을 열고, 그들의 창업철학부터 사회개혁론까지 모든 것을 가감없이 전한다. <편집자 주>
[뉴스투데이=김연주 기자] 교육부 앞에서 교육제도 개선을 요구하는 시위를 했던 한 고등학생은 몇 년 뒤 스타트업 대표가 됐다. 2014년 스무살의 나이로 창업에 나선 테이블매니저 최훈민 대표의 이야기다.
최 대표는 MZ세대의 대표 CEO 중의 한 명이다. 최근 포브스가 선정한 ‘2021년 아시아 30세 이하 리더’ 중 소매 및 전자상거래 부문 30인 리더에 선정되며 젊은 CEO로 주목받고 있다.
■ "네이버 카카오 등 플랫폼과 제휴, 1800개 매장이 월 평균 5만원 서비스 이용 중"
최 대표가 창업한 테이블매니저는 레스토랑 예약·고객관리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이다. 주 고객은 식당을 운영하는 점주다. 예약장부를 디지털로 전환시키는 소프트웨어 서비스를 제공한다.
최 대표는 지난 12일 이병선 디지털미래정책연구소장과의 인터뷰에서 “외식산업은 매우 중요한 산업이다. 종사자도 많고, 모든 국민이 이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외식업과 관련된 여러 가지 문제를 해결하면서 이 산업이 효율적으로 성장하도록 돕는 게 내 목표”라고 밝혔다.
현재 테이블매니저의 예약시스템을 사용하는 곳은 전국 1500개 매장이다. 신청자까지 합치면 1800개 정도이다. 점주들이 테이블 매니저를 신청하면, 매달 수수료를 내고 서비스를 이용하는 식이다.
최 대표는 "신청하시면 바로 사용가능하고 요금은 2만원, 5만원, 10만원인데 대부분 매월 5만원의 착한 요금제를 쓰신다"고 말했다. 1800개 매장이 매월 5만원의 소프트웨어 이용료를 낸다고 가정할 경우, 월 매출은 9000만원 정도 되는 것으로 추산된다.
최 대표는 "아직은 소프트웨어 이용료가 수익의 대부분을 차지하지만 매장 수익 극대화 방안 제공 등과 같은 수익모델을 창출하려고 한다"면서 "해외기업들도 처음에는 B투B 소프트웨어 이용료 비중이 높았다가 마케팅 수수료가 점점 높아지는 성장추세를 보이고 왔다"고 밝혔다.
최 대표는 "경쟁 서비스업체가 많냐"는 질문에 "한 두곳 있는 경쟁사는 보통 앱을 제공하는데 우리는 여러 플랫폼에서 쉽게 예약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제공한다"면서 "따로 앱을 운영하지 않고 네이버, 카카오 등의 플랫폼과 제휴해서 식당 예약을 하려는 고객들이 더 쉽게 예약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존 네이버예약의 경우 시스템 연동이 안 돼 예약을 신청하면 점주가 수동으로 확인할 때까지 기다려야 하지만, 테이블매니저를 이용하는 점주 분들은 특별한 관리없이 자동으로 예약을 관리할 수 있다”고 밝혔다.
테이블매니저의 서비스는 단순 예약 시스템에 국한하지 않는다. ‘외식업의 성장에 기여하고 싶다’는 최 대표의 말처럼 외식업 점주들의 어려움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이를 해결하는 솔루션을 제공하는 쪽으로 진화하는 중이다.
■ "예약금 받을 수 있는 IT시스템 개발하니 3,4개월만에 노쇼 80% 감소"
테이블매니저의 눈에 띄는 성과 중 하나는 예약을 하고도 나타나지 않는 ‘노쇼’ 비율을 획기적으로 줄였다는 것이다.
이병선 소장은 "예약서비스 기업의 가장 큰 고민거리가 노쇼 문제인 것 같다"면서 "문화 수준 문제와도 관련된 것 같은데 어떻게 해결했느냐"고 물었다.
이에 최 대표는 "어떻게 보면 노쇼문제를 처음 해결한 기업이 테이블매니저"라면서 "미국에서 노쇼가 적고 국내는 많다는 이야기는 일정 부분 사실이지만 여기서 간과된 게 있다"고 지적했다. 최 대표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예약받을 때 카드 넘버 16자리를 받는다. 예약 어기면 바로 차감한다.
반면에 국내에서는 그런 방식으로 카드 번호를 미리 받아서 예약 취소에 대한 패널티를 결제할 수 없다. 불법행위이다. 때문에 점주가 노쇼의 피해를 고스란히 감수해야 하는 구조이다. "노쇼해도 고객에게 피해 없어서 장려되는 구조"라는 설명이다.
최 대표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예약금을 받을 수 있게 온라인 결제시스템을 제공했다. 예약을 지키지 않으면 패널티를 주는 시스템을 적용한 것이다. 그 결과는 놀라웠다. 3,4개월만에 노쇼의 80% 정도가 감소했다. 노쇼가 문화수준이 아니라 시스템과 제도 문제였음을 확인한 것이다.
최 대표는 "국내에서도 선결제하는 항공기나 영화관 예매를 하면 노쇼를 잘 안한다"면서 "노쇼를 방치하니 일부 영역에서 발생한 것이고, 그 방지를 위한 IT시스템을 영세한 식당 대신에 우리 회사가 개발해준 것"이라고 강조했다.
■ "AI가 예측한 '빈자리' 싸게 파는 서비스 제공해 식당 수익 증대시켜"
코로나19 등으로 어려운 소상공인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마케팅 전략도 내놨다. 식당을 방문하는 인원이 줄어듦에 따라 증가하는 '빈 자리'를 싸게 파는 것이다. 이를 위해 최 대표는 AI머신러닝을 통해 예약예측 모델을 만들었다. 언제 몇 개의 빈자리가 생길지 파악하는 것이다.
최 대표는 “해당 서비스를 시작한 후 점주분들의 반응이 좋았다”며 “테이블매니저의 서비스를 도입한 매장과 아닌 매장을 비교해보니 실제 피해가 8분의 1로 줄었다는 기사도 나온 적이 있다”고 밝혔다.
서비스 효율을 높이기 위해 티켓 서비스를 추가로 도입하기도 했다. 최 대표는 “예를 들어 ‘7일 뒤 어느 매장을 방문하면 30%를 할인해주겠다’고 했지만, 고객이 시간이 안 되면 무용지물이 된다”며 “6개월 동안 이용할 수 있는 티켓을 주고 필요할 때 쓸 수 있도록 했더니 마케팅 효율이 높아졌고, 판매액이 늘어났다”고 밝혔다.
최 대표는 앞으로 외식업 외 분야까지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최 대표는 “외식업을 통해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의류, 공공분야, 레저 등에도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