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서정진의 '경영·소유 분리'는 구호일 뿐?
[뉴스투데이=김연주 기자] 셀트리온그룹 서정진 명예회장의 2세 경영이 본격화하고 있다. 서 명예회장은 지난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지만, 그의 두 아들이 자리를 대신하며 회사 내 영향력을 키워나가는 모습이다.
그러면서 셀트리온의 2세 경영에 대한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들의 경영 능력이 충분히 확인되지 못했을 뿐 아니라 서 명예회장이 얘기했던 '경영과 소유의 분리'를 벗어나는 행보라는 지적이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 명예회장은 지난 3월 말 공식 은퇴하면서 셀트리온그룹 내 상장 계열사 3곳(셀트리온·셀트리온헬스케어·셀트리온제약)과 그룹 지주사인 셀트리온흘딩스, 셀트리온헬스케어홀딩스의 사내이사직에서 물러났다.
이 빈자리는 서 회장의 두 아들이 이어받았다. 장남 서진석(37) 셀트리온 수석부사장(제품개발부문장)은 최근 셀트리온홀딩스 사내이사에 선임됐다. 셀트리온흘딩스는 셀트리온을 관계사로 둔 비상장 지주사이자 셀트리온 최대주주다.
앞서 서 수석부사장은 셀트리온 정기 주주총회에서 등기임원으로 선임돼 셀트리온 이사회에서 의장도 맡고 있다.
차남 서준석(34) 셀트리온헬스케어 이사(셀트리온 운영지원담당장)도 셀트리온헬스케어홀딩스 사내이사 자리를 승계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홀딩스는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최대주주이자 비상장 지주사다.
이처럼 두 아들이 그룹 주요 회사의 사내이사에 잇달아 선임되면서 서 명예회장의 '소유와 경영 분리' 발언은 말 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실질적으로 두 아들이 회사 경영에 참여하고 있고, 이사회 의장 자리를 맡는 등 회사 내 존재감을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목표는 두 아들에게 경영권과 지분을 승계하려는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현재까지는 두 아들이 회사 관련 주식을 갖고 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지지만, 향후 셀트리온그룹 내 상장 계열사 3곳(셀트리온·셀트리온헬스케어·셀트리온제약)의 합병 과정에서 지분 승계가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두 아들의 경영 능력도 도마에 올랐다. 장남 서 수석부사장은 2014년 셀트리온 입사했고, 서 이사는 2017년 입사해 회사 경영에 나섰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특히, 서 수석부사장의 경우 2017년 셀트리온스킨큐어 대표로 취임했지만, 적자탈출을 이끄는 데 실패했다.
이처럼 뚜렷한 경영성과 없이 두 아들은 고속 승진을 이뤘다. 때문에 "서 명예회장의 자녀라는 이유말고는 뚜렷한 승진 이유가 안보인다"는 비판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