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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일본에선(453)

코로나19 덕분에 호황 누리는 IT 특수에 전공 경계 허물어지는 일본 취업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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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원 기자
입력 : 2021.05.04 13:49 ㅣ 수정 : 2021.05.04 15:06

IT분야의 인력난이 심해지자 프로그래밍 지식과 경험이 전무한 문과 출신 학생들마저 IT업계로 진로변경 길 활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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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불러온 IT업계 호황 덕분에 문과생들도 IT분야 취업이 늘고 있다. [출처=일러스트야]

 

[뉴스투데이/도쿄=김효진 통신원] 요즘 일본 취업포털사이트를 돌아다니다보면 IT기업들의 ‘프로그래밍 미경험이라도 OK’라는 채용문구가 상당히 눈에 띈다.

 

원래도 인력수급이 충분하지 않았던 IT업계가 코로나19 확산 후 늘어나는 일감에 극심한 구인난을 겪으면서 관련 지식과 경험이 전무한 채용도 불사하게 된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일본 취준생들도 아직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다. 4년간 대학에서 배운 전공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새로운 지식과 업무에 적응할 수 있을 것인지, 결국 못 버티고 퇴사할 위험이 높은 것은 아닌지 불안이 앞서지만 IT업계의 유행과 향후 성장가능성이 가진 매력은 무시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취업정보사이트 캐리터스(キャリタス就活)를 운영하는 디스코가 올해 1월에 조사한 취직희망업계 조사결과를 보면 ‘정보 및 인터넷 서비스’가 18.8%로 2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한 가지 눈여겨 볼 점은 문과 남학생들만 놓고 보면 17.3%, 문과 여학생들은 16.2%가 IT업계를 희망했다는 것인데 컨설팅이나 종합상사들과 비교해서도 절대 뒤지지 않는 인기다.

 

IT업계의 인기는 이직시장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20대 직장인들에게 이직지원서비스를 전문적으로 제공하는 가쿠죠(学情) 측은 ‘IT에서 타 업종으로 이직하려는 사람보다 경험이 없음에도 IT기업으로 이직하려는 사람의 수가 압도적으로 많다’고 얘기한다. 이직희망자 2명 중 1명은 IT업계를 고려하고 있을 정도라고 한다.

 

그렇다면 실제 기업들은 어떨까. 통신 인프라 관련으로는 일본에서 손꼽히는 대기업 중 하나인 NEC통신시스템(NEC通信システム)은 매년 70여명의 시스템 엔지니어(SE)를 채용하고 있는데 실제 채용되는 인원의 30~40%는 관련 경험이 전혀 없는 초보자다.

 

때문에 신입사원들은 관련 경험이 없더라도 관련 기초지식을 차근차근 쌓은 후에 실무에 투입될 수 있도록 입사 시점의 프로그래밍 실력에 따라 3단계로 나뉘어 사내연수를 받는다.

 

여기에 IT업계의 고질병인 장시간 근로를 단절하기 위해 총 근무시간이 큰 폭으로 초과할 경우 프로젝트 담당자를 이유 불문하고 강등시키는 ‘레드카드 제도’를 2019년에 도입한 후 잔업도 상당부분 사라졌다.

 

그 결과 2014년부터 2016년 사이에 입사한 신입직원들의 3년 후 이직률은 5%를 밑돌았다.

 

휴대전화용 소프트웨어 개발 및 기술지원을 주력으로 하는 시스테나(システナ)는 앞으로의 사업 확장을 목표로 작년에만 약 560명의 시스템 엔지니어를 새로 채용했는데 이 중 절반이 IT 미경험자였다.

 

채용과정에서는 IT와 관련된 지식뿐만 아니라 기업의 경영이념에 공감할 수 있는지, 주체성과 자기개발의 의지를 갖고 업무에 임할 수 있는지 등을 중점적으로 평가했다.

 

시스테나에서 근무 중인 A씨도 프로그래밍 경험이 없음에도 2020년에 시스템 엔지니어로서 입사했다. 대학에서는 경영학부에 소속되어 마케팅을 전공했고 취준생 시절에는 식품회사 등에도 이력서를 제출했지만 미래를 생각하여 과감히 진로를 변경했고 최종적으로 시스테나에 입사할 수 있었다.

 

신입사원 연수를 마치고 6월에 근무지를 배정받은 후에는 역시나 부족한 지식과 기술에 당황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애초에 미경험자의 입사를 대비해온 사측의 배려로 현재는 시스템 엔지니어로서의 업무수행에는 어려움이 없다고 한다.

 

이처럼 기존 전공과 상관없이 IT업계를 바라보는 취준생들이 늘어나면서 이들을 교육시키는 학원들도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IT인재 채용서비스와 프리랜서 소개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Branding Engineer는 tech boost라는 프로그래밍 스쿨도 함께 운영하고 있는데 코로나 이전과 비교해 수강생 수가 약 2배로 늘어났다고 한다.

 

등록 중인 수강생의 대부분은 프로그래밍 경험이 없을뿐더러 문과학생들의 비율도 높아 최근 더욱 드높아진 IT업계의 인기를 다시금 실감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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