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유튜브’ 시대다. 다양한 정보가 넘실대는 영상의 바다는 남녀노소, 개인과 기업, 직종을 불문하고 거대한 미디어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무수한 영상의 홍수 속에서 톡톡 튀는 아이디어와 콘텐츠로 눈길을 끄는 유튜브 채널들을 소개한다. <편집자주>
[뉴스투데이=염보연 기자] 이번에 소개할 유튜브는 ‘원샷한솔’이다.
시각장애인 김한솔 씨가 PD 겸 편집을 맡은 김소희 씨와 운영하는 채널로, 시각장애인 브이로그, 호기심 해결이 주 콘텐츠다. 장애라는 어려워보이는 소재를 다루지만, 원샷한솔의 영상은 친한 친구와 일상을 공유하는 것처럼 밝고 편안하다.
그래서인지 1년 5개월만에 구독자는 14만 명을 달성했다. 조회수 백만뷰를 넘는 영상이 생기는 등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 고등학교 때 갑작스레 잃은 시력…진짜 시각장애인의 일상을 보여주고 싶어 시작
김한솔 씨에게 장애는 갑작스럽게 찾아왔다. 고등학교 2학년 때 버스를 타고 가다가 눈을 깜빡였는데, 갑자기 한쪽 눈이 보이지 않았다. 안과에 방문했지만 ‘별 이상 없다’는 진단을 받았다. 하지만 눈은 점점 나빠졌고, 결국 다시 찾은 병원에서 ‘레버 시신경 병증’ 진단을 받았다.
레버 시신경 병증은 아무런 통증 없이 시력이 떨어지는 희소 질환이다. 한 달 만에 시력이 떨어져 15cm 정도에서 사람의 형태 정도만 알아볼 수 있는 수준이 됐다. 매일 다닌 집앞도 혼자서 나설 수 없었고, 학교도 자퇴해야만 했다. 절망감에 무기력해졌다.
김한솔 씨를 일으켜 세운 것은 가족이었다. 힘들어하는 그를 보며 마음 아파하는 가족을 웃게 해주고 싶어 다시 공부를 시작했다.
하루 10시간 동안 공부하며 점자를 배웠고, 20살에 특수학교에 입학했다. 12시간이 넘는 수능을 치르고 2014년 건국대학교 경영학과에 합격했다.
대학교에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배려가 없었다. 점역이 된 교재도 없고, 시험 시간에 점자를 읽느라 문제 푸는 시간이 더 걸리는 부분에 대한 도움도 없었다. 하지만 김한솔 씨는 2017년 장애인 인권을 위한 소모임을 만들고, 불합리한 일에는 목소리를 내면서 적극적으로 학교 생활을 했다.
2019년, 대학을 졸업한 뒤 친구인 김소희 씨와 유튜브를 시작했다.
“정말 있는 그대로 시각장애인의 일상 모습, ‘김한솔’이라는 사람의 일상을 여러분께 자연스럽게 보여드리고 싶다. 시각장애인은 어떻게 쇼핑을 하는지, 어떻게 패션감각을 살리는지, 어떻게 술은 잘 따라 마시는지, 하나하나 이야기 해주고 싶다. 그것을 통해 시각장애인도 다 할 수 있구나, 방식이 다를 뿐이구나 같이 느껴주셨으면 좋겠다”
그 말대로, 원샷한솔에는 ‘시각장애인이 혼자 버스를 탈 수 있을까?’ ‘시각장애인도 핸드폰 게임을 할까?’ ‘시각장애인은 어떻게 카페에서 알바를 할까?’ ‘시각장애인은 고기를 어떻게 구워먹을까?’ 등 시각장애인의 입장에서 다른 각도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영상들이 많다.
또한, 시각장애 외에도 다른 신체장애가 있는 시청자들의 공감이 담긴 댓글들도 볼 수 있다.
원샷한솔은 최근 10만 구독자를 돌파해 실버버튼을 받았다. 유튜브에 점자로 제작해줄 것을 요청해 이름과 문구가 모두 점자로 양각된 실버 버튼을 받기도 했다.
시각장애인의 진짜 모습을 보여주는 ‘원샷한솔’의 영상을 소개한다.
■ 시각장애인은 꿈을 어떻게 꿀까? 꿈속에선 볼 수 있을까? Feat.안승준
꿈은 우리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한다. 그렇다면 눈이 보이지 않는 시각장애인은 어떻게 꿈을 꿀까? 김한솔 씨와 안승준 선생님, 그리고 시각장애가 있는 친구들에게 직접 듣는 답변.
■ 시각장애인이 혼자 버스를 탈 수 있을까? 사회실험 |실험카메라
버스에서는 좀처럼 시각장애인을 볼 수 없다. 이유가 뭘까? 비장애인에게는 쉽고 간단한 일이 누군가에게는 너무나 막막해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며 채널에서 가장 높은 180만 조회수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