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능력 시험대 오른 한화생명 김동원 전무, 양대 혁신 주도한다
[뉴스투데이=박혜원 기자] 한화그룹이 3세 경영 승계 작업을 앞둔 가운데, 한화생명 김동원 전무가 올해 ‘경영혁신’을 통해 기반 다지기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저금리 장기화 기조로 보험업계는 저마다 ‘신성장 동력’ 찾기에 분주하다. 한화생명도 마찬가지다. 김 전무는 올해 조직개편을 통해 신사업을 모색하는 전략부문과, 이를 현실화하는 신사업부문을 모두 총괄하는 중책을 맡았다.
■ 김 전무, 최고디지털전략책임자·전략부문장 겸임 / 미래먹거리 '설계'부터 '실행'까지 총책임 맡아
한화생명은 지난 1월 기존의 ‘1부문 1총괄 15개 사업본부 66개팀’을 ‘3부문 1총괄 4사업본부 11클러스터 35개팀’으로 변경했다. 기존의 보험부문 이외에 신사업부문과 전략부문이 신설된 것이다.
김 전무는 기존의 ‘최고디지털전략책임자(CDSO)’ 직책에 더해 ‘전략부문장’을 겸하게 됐다. 3개 부문 중 보험부문을 제외한 2개 부문을 총괄하는 것이다.
흥미로운 것은 기존 영역인 보험부문을 제외한 신설 2개 부문은 모두 ‘미래 먹거리’ 찾기가 그 목적이다. 전략부문에서 미래신사업전략을 발굴·수립하면 신사업부문에서 최종 사업화를 진행하게 된다. 특히 신사업부문은 기존에 한화생명이 추진하던 디지털 영역을 더욱 강화한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18일 통화에서 “현재 올해 추진할 신사업을 다양한 방향으로 모색하는 단계”라고 밝혔다.
현재 거론되는 사업으로는 ‘디지털 영업’ 강화 및 ‘마이데이터’ 등이 있다.
한화생명은 지난 18일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긱(Gig) 이코노미 관련 플랫폼을 구상 중”이라고 밝혔다. 이로 미뤄볼 때 지난해 출시된 보험설계사 전용 디지털 플랫폼 ‘라이프 엠디’를 고도화하는 방향이 추측된다. 라이프 엠디는 모바일 환경을 활용해 교육을 듣고 자격까지 인정받아 ‘디지털 보험설계사’로 실적 압박 없이 활동할 수 있도록 하는 앱이다.
지난해 대주주 거래제한 위반 혐의로 금감원 기관경고를 받으면서 좌초된 ‘마이데이터’ 사업역시 이르면 내년 추진될 가능성이 있다. 1년 간 신사업에 진출할 수 없는 기관경고 제재가 풀리는 시점이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현재로서 구체화된 사업은 없으며 추후 다른 사업도 진행될 수 있다”고 말했다.
■ 장남 김동관 사장은 태양광 사업을 새먹거리로 안착시켜 / 차남 김동원 전무는 ‘한화생명’이 경영 시험대
올해 한화그룹은 김승연 회장이 7년 만에 경영에 복귀함에 따라 ‘3세 경영 승계’ 작업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김 회장의 세 아들은 한화그룹 각 분야에서 경영승계 기반을 다지고 있다. 지난해 9월 한화솔루션 부사장에서 승진한 김동관 사장은 사실상 경영을 책임지고 있다.
김동관 사장이 승부처로 삼아온 태양광 사업은 지난 10여년 동안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글로벌 강자로서의 위치를 굳혀가고 있다는 평가이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의 그린뉴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태양광 및 풍력 육성 정책에 힘입어 새로운 성장 가도에 들어섰다는 관측이다.
차남 김동원 전무도 한화생명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발굴하고 성장시킴으로써 경영능력을 보여줘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는 셈이다.
김 전무의 한화생명 지분은 보통주 0.03%에 불과하다. 현재 한화생명 대주주는 25.09%를 보유하고 있는 한화건설이다. 한화건설은 한화가 지분 95%를 보유하고 있다. 김 전무는 지분이 아니라 경영능력으로 한화생명 내 리더십을 확보해나가야 한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