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투분석] 농협지주 손병환 등 시중은행 및 지주사 CEO인사 눈길, 새해 과제는?
농협, 수익성 다각화 / 신한, 빅테크에 대응하는 금융 디지털화 / 국민, 뉴딜사업의 다각화
[뉴스투데이=이채원 기자] 시중은행 및 지주사들의 최고경영자(CEO) 연말연초 인사가 금융권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우선 농협금융지주 차기 회장으로는 손병환 농협은행장이 확정되었다. 진옥동 신한은행장과 허인 국민은행장은 연임에 성공했다. 지성규 하나은행장과 권광석 우리은행장은 내년 초 임기가 만료된다.
올해 지주사 및 은행들은 대체로 변화보다 안정을 택하며 불안정한 시기를 극복하자는 움직임을 보였다. 하지만 수익성 다각화를 통해 금융전문성을 살려야하는 농협, 본격적인 금융 디지털화에 돌입하는 신한, 뉴딜사업의 다각화가 요구되는 국민 등 저마다의 과제가 남아있다.
■ 손병환 농협은행장, 9개월 만에 농협금융지주 차기 회장으로 선출…금융 전문성 살려 공적기관 리스크 극복할까
손병환 농협은행장은 관피아나 정피아 하마평이 무성한 가운데 예상을 깨고 농협금융지주의 차기 회장으로 선출되었다.
지난 3월 농협은행장으로 오른 뒤 약 9개월만에 일어난 일이다. 농협금융은 그동안 임종룡 전 국무총리실장, 신동규 전 재정경제부 기획관리실장을 거쳐 김광수 전 금융정보분석원장이 회장직에 오르는 등 주로 관료출신이 이끌어왔다.
농협금융지주는 내년으로 출범한 지 10년이 되는 만큼 금융지주의 전문성이 살아나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렸다. 따라서 내부사정을 가장 잘 알고 앞으로의 도약을 이끌 인물로 손병환 행장이 단독 추천되었다.
지주사 내에서 자산의 70% 가량을 자치하는 농협은행은 공적기관으로 타 은행보다 수익성이 낮다는 리스크가 있었다. 하지만 손 행장은 공적기관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꼼꼼한 경영으로 건전성과 수익지표를 개선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농협금융은 앞으로도 공적기관의 리스크를 덜고 취약한 사업다각화와 글로벌화를 개선시켜야 하는 과제가 남아있다. 이달 한국기업평가주식회사와 나이스신용평가주식회사는 농협은행의 신용등급을 안정적 지표인 AAA로 평가했지만 수익성 다각화 수준이 시중은행보다 낮다고 진단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농협금융지주를 이끌 차기 손 회장이 공적기관 리스크를 극복하고 수익성 개선에 나설지 귀추가 주목된다.
■ 신한금융, ‘안정’에 키워드 두고 줄줄이 연임…디지털화에 주력하며 빅테크에 전쟁 선포
2023년 임기가 완료되는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은 금번 지주 및 자회사 임원인사에서 ‘안정성’을 택했다. 따라서 진옥동 신한은행장과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 그리고 성대규 신한생명 사장 모두 연임에 성공했다.
이들 CEO는 코로나19로 인해 변동성이 요동쳤던 환경 속에서 언택트를 가속화 시키고 신한의 리스크관리와 포트폴리오 다변화로 탁월한 성과를 거뒀다고 알려진다. 따라서 이들은 미래금융의 기반을 다져 안정적인 리더십을 선보였다는 점이 높게 평가됐다.
무엇보다 신한금융은 디지털 혁신을 미래 주요 키워드로 꼽았다. 코로나19로 인해 마이데이터 등 신사업이 마련되었으며 금융의 패러다임이 크게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내년 ‘一流(일류)신한’이라는 경영 슬로건을 내세운 만큼 디지털 전환에 대한 기초체력과 ESG경영을 꾸준히 추진할 계획이라고 알려진다.
신한금융은 은행업에 발을 들인 빅테크에 대한 대비책도 강화할 방침이다. 기존 비즈니스 모델의 전환, 파괴적인 모델 대응 및 구축을 뜻하는 ‘투트랙(Two-Track)’과 필요기술(CoreTech), 디지털 역량(Capability), 조직·문화(Culture), 플랫폼·제휴(Collaboration), 변화관리(Change)의 의미를 담은 ‘5Cs’을 마련해 디지털 전환의 큰 틀을 구축했다.
업계에서는 신한금융이 자회사 CEO 중심의 책임경영이 강화될 것이라고 보는 만큼 연임한 CEO들의 안정적인 리더십이 디지털 선도 금융을 이끌지 기대된다.
■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허인 KB국민은행장 나란히 3연임 성공…뉴딜 사업 다각화 과제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과 허인 KB국민은행장은 올해 나란히 3연임에 성공했다. 코로나19 상황의 불확실성과 금융환경의 변화로 안정적 리더십을 추구한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KB금융그룹은 금융업계에서 ESG경영으로 선두를 달리고 있는 만큼 뉴딜금융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따라서 주로 신한금융과 리딩뱅크를 두고 경쟁구도를 보인다.
뉴딜금융을 이끄는 KB금융의 주력 계열사는 은행, 증권사·(벤처)캐피탈사, 자산운용사 등이 있다. KB국민은행은 부동산 등 담보자산이 부족한 혁신기업 등에 자금을 조달하는 동산 담보대출에 힘쓰고 있으며 KB증권·KB인베스트먼트 등의 계열사도 뉴딜금융 투자 부문에서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KB자산운용은 지난 10월 디지털 및 친환경 기술 관련 핵심 종목에 선별투자하는 ‘KB코리아뉴딜펀드’를 선보이며 뉴딜펀드 출시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하지만 신한은행이 KB국민은행보다 다방면에서 뉴딜금융 지원을 전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KB금융의 뉴딜 사업 다각화는 리딩뱅크를 위한 향후 과제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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