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보다 파격적인 인생3막, 구속된 테라노스 창업자 벤치마킹
[뉴스투데이=한유진 기자] 서정진 회장은 올 연말에 은퇴할 예정이다. 그 이후 펼쳐질 '인생 3막'은 셀트리온 창업보다 더 혁신적인 내용이 될 전망이다. 집에서 하는 피검사로 원격진료를 실현하는 스타트업을 창업하겠다는 것이다.
서 회장은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나중에 사기로 밝혀지긴 했지만 미국 테라노스가 그런 꿈을 꿨다”며 “은퇴하면 테라노스 창업자를 찾아가 ‘넌 정말 어디까지 한거냐’고 물어볼 생각”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테라노스 창업자 엘리자베스 홈즈는 극소량의 혈액으로 250여 종의 질병을 진단할 수 있다는 의학 키트를 개발했다고 주장했으나 허위로 밝혀진 인물이다.
서 회장은 대우자동차 최연소 임원을 지냈으나 1997년 외환위기로 회사가 무너지면서 전혀 다른 바이오산업분야에 뛰어들어 셀트리온을 창업했다. 따라서 테라노스와 같은 스타트업을 창업한다면 인생 3막이 되는 셈이다. 더욱이 서 회장이 벤치마킹하려는 테라노스 창업자는 사기 등 혐의로 구속된 상태이다. 서 회장은 남들이 손가락질하는 사업가의 행보에서 새로운 시장을 발견한 것으로 풀이된다.
■ 테라노스 창업자 엘리자베스 홈즈의 비즈니스 모델은? / 피 몇 방울로 수백가지 질병 진단
서정진 회장이 언급한 미국 메디컬 스타트업 기업 테라노스 창업자 엘리자베스 앤 홈즈는 (Elizabeth Anne Holmes) 극소량의 혈액으로 250여 종의 질병을 진단할 수 있다는 의학 키트 ‘에디슨’을 개발했다고 주장했다.
2014년 그가 에디슨 개발을 공표하자, 테라노스는 미국 최고의 메디컬 유니콘 기업이 됐다. 2015년 테라노스의 시장 가치는 90억 달러로 평가됐으며, 포브스는 약 45억달러의 자사 주식을 보유한 그를 세계에서 제일 부유한 자수성가형 여성으로 꼽았다.
그러나 2015년 월스트리트 저널이 테라노스를 취재한 결과, 광고에 언급된 250여 개의 질병 중 실제로 에디슨이 진단할 수 있는 것은 헤르페스를 포함해 16종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나머지 200여 개의 병은 실제로는 다른 기업이 출시한 의학 기기로 진단한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에디슨을 사용해 정밀 검사 결과를 받으려면 주사기 한 대 분량의 피를 채혈해야 하며, 그렇게 받은 정밀 진단 결과도 통계적·의학적으로 신뢰하기 어렵다는 사실 또한 밝혀졌다. 이에 2016년 테라노스의 기업 가치는 0원으로 추락했다.
한편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미뤄진 그의 재판은 내년 3월에 재개될 예정이다. 해당 재판에서 유죄 판결을 받으면 최대 징역 20년, 275만 달러의 벌금을 선고받을 것으로 전해졌다.
■ 지난해부터 언급한 u헬스케어 구상이 '테라노스 모델'로 구체화?
서 회장은 지난해부터 은퇴 후 u헬스케어를 통한 스타트업을 창업할 것이라고 꾸준히 말해왔다.
서 회장이 진출을 선언한 ‘u헬스케어(U-healthcare)’는 유비쿼터스와 원격의료 기술을 활용한 건강 관리 서비스다. 시간과 공간의 제한없이 의료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이를 토대로 유추해볼 때 서 회장은 테라노스 창업자가 개발하지 못했던 피 몇 방울로 다양한 질병을 진단할 수 있는 제품을 시작으로 ‘u헬스케어’ 산업을 구축해나가려는 것으로 보인다. 테라노스 창업자를 언급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해석된다.
이와 관련 셀트리온 관계자는 “은퇴 후 창업은 셀트리온과 별개로 회장님 만의 계획이기 때문에 회사 차원에서 은퇴 후 사업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