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도쿄=김효진 통신원] 아베 정권의 핵심공약 중 하나로 직장인들의 장시간 근무와 과로사를 근절하기 위한 ‘일하는 방법의 개혁(?き方改革)’이 당초 계획보다는 느리지만 천천히 일본사회에 퍼져가며 일본 직장인들의 근무환경을 바꿔놓고 있다.
하지만 모든 일에는 장점과 단점이 함께 따라오는 법. 일하는 방법을 통한 워라밸이 마냥 좋다고만 할 수 있을까. 이를 알아보기 위해 기업들에게는 인력채용을, 직장인들에게는 이직정보 서비스를 제공하는 엔 재팬이 35세 이상 직장인 1861명을 대상으로 워라밸을 통해 경험한 득과 실을 조사하여 지난 달 발표하였다.
먼저 현재 근무하는 직장이 일하는 방법의 개혁을 위한 대책을 마련하였는지 묻는 질문에는 평균 75%의 직장인이 그렇다고 답했다. 기업 규모별로 보면 직원 수 300명 미만의 소기업은 61%, 300명 이상 1000명 미만의 중소기업은 78%, 1000명 이상의 대기업은 92%가 그렇다고 답해 기업 규모가 커질수록 워라밸 추진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워라밸 실현을 위한 구체적인 방법으로 가장 많이 선택된 것은 ‘유급휴가 사용의 장려’와 ‘야근시간의 단축’(각 82%)이었고 일부이긴 하지만 ‘비정규직과 정규직 간의 격차해소’(8%)와 같은 희망적인 대책들도 등장하였다.
또한 규모가 큰 기업일수록 근무 방식를 다양화하는데 많은 노력을 쏟고 있었는데 재택근무와 단축근무를 도입한 기업 비율은 각 17%(소기업), 27%(중소기업), 54%(대기업)였고 유연근무제 도입비율도 각 23%, 35%, 50%로 나타나 대기업들이 단순히 연봉이나 복리후생의 우위뿐만 아니라 근무의 질에서도 여타 기업들을 앞서고 있었다.
이러한 기업들의 워라밸 추진으로 직장인들은 주로 여가시간(39%), 휴일과 휴가(34%), 건강한 생활(23%)을 얻었다고 답했지만 반대로 수입(29%), 업무보람(20%), 업무 집중시간(16%)은 이전보다 줄어들었다고 답했다.
이 중에서도 수입 감소는 대부분 야근과 주말출근의 억제로 인해 발생하였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가시간의 만족도가 이를 상쇄하고 남는다는 의견이 많았고 가장 많은 34%의 직장인들은 일하는 방법의 개혁을 통해 잃은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답해 결과적으로 워라밸은 일본 직장인들에게 득으로 다가왔다.
다만 줄어든 근무시간만큼 업무효율성을 끌어올려 동일한 생산성을 유지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절반이 넘는 54%가 그렇지 않다고 답해 그렇다고 답한 26%의 배를 뛰어넘으며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다.
‘(현재는) 단순히 근무시간만을 따지는 단계다. 비효율적인 조직구조와 업무방식을 개선하는 등의 근본적인 변화 없이는 생산성을 논할 수 없다’는 의견처럼 기업들의 체질개선을 동반한 2차 ‘일하는 방법의 개혁’ 검토가 필요해지는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