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환자 은폐 속 일본경제가 진짜 위기인 이유
[뉴스투데이/도쿄=김효진 통신원] 작년부터 한일 무역마찰로 주춤하기 시작한 일본의 관광업을 시작으로 올해는 코로나 바이러스 광풍까지 불어 닥치며 일본경제가 본격적으로 휘청거리기 시작하는 모양새다.
일본 지방 소도시 중에서 온천으로 많은 관광객들의 사랑을 받아온 오이타현(大分?)은 올해 2월 숙박 손님이 전년 동월과 비교해 13.9% 감소했다고 이번 달 18일 발표했다. 특히 한국인을 포함하여 1인당 구매력이 월등하게 높은 외국인관광객은 무려 80% 가까이 급감하며 지역경제를 말 그대로 강타했다.
오이타현 안에 위치한 벳푸시(別府市) 여관호텔조합이 급히 지역 내 숙박업소들을 대상으로 손해액을 조사한 결과 숙박과 연회 취소건만 약 2만 3000건으로 이로 인한 손실액은 우리 돈 140억 원에 이르는 11억 8600만 엔으로 확인되었다.
관광업에 종사하지 않는 현지 주민과 일본 네티즌들은 모처럼 평화로운 일상으로 돌아왔다며 자기들만의 위로를 건네고 있지만 2011년 동일본대지진에 상당하는 관광타격을 받은 현과 시들은 앞으로 닥칠 더 큰 피해에 대비하기 위한 대책수립을 서둘렀다.
한편 신용조사기업 도쿄상공리서치가 조사한 올해 2월의 일본 내 기업도산 건수는 651건을 기록하였고 2019년 4월 이후 누계 건수는 총 7736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 증가했다.
특히 관광객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유람선, 전통의상 렌탈, 기념품점, 음식점 등의 파산신고가 눈에 띄게 증가하였는데 파산한 사업자들의 주소지 역시 외국인 관광객들이 자주 찾는 홋카이도, 교토, 고베 등에 집중되어 있어 내수부진보다는 관광객 감소로 인한 파산이라는 평가가 설득력을 얻었다.
하지만 굳이 관광객 감소를 고려하지 않더라도 올해 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있는 코로나 바이러스의 확산으로 인해 일본 기업들은 한결같이 경제적 피해가 업계 전반에 나타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일본 최대 신용조사기관인 제국데이터뱅크가 이번 달 10일에 발표한 업계별 동향과 전망발표를 보면 작년보다 올해 실적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업계 수가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는 업계 수보다 2년 연속 많은 것으로 나타난 것도 이러한 예측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는 일본정부가 사활을 걸고 있는 도쿄올림픽으로 인한 경제부흥 기대를 무색하게 하는 결과로 니시무라 야스토시(西村 康稔) 경제재생상(??再生相) 역시 같은 맥락으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일본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이 2008년의 리먼 쇼크나 그 이상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참고로 2008년 리먼 쇼크 당시 일본 정부는 그 다음 해 4월에 15조 4000억 엔 규모의 경제대책을 마련했지만 역대 최악으로 곤두박질친 취업률과 심각한 경기침체로 취업도 못한 채 아르바이트만을 전전하는 대졸자들이 속출했고 기업들은 정부의 용인 하에 비정규직을 비정상적으로 늘리며 일본의 고용체계 자체를 기형적으로 바꿔놓았다.
여기에 날로 심각해지는 코로나 바이러스로 도쿄올림픽 연기설마저 본격적으로 거론되기 시작하면서 일본 정부와 국민들이 감당해야 할 경제적 피해와 후유증은 그 규모를 짐작하기 어려울 정도로 커져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