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4분기부터 내년 1분기까지 취업자 수 ‘0명’대 증가 전망
김현욱 KDI 거시경제부장, “제조업과 서비스업 고용부진 지속”
[뉴스투데이=권하영 기자] 올해 4분기 취업자 수 증가폭이 ‘0명’대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충격의 ‘0명’ 지표는 내년 1분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분석된다. 얼어붙은 고용 시장이 내년 상반기에는 풀릴 것이라는 청와대와 정부의 공언과 달리, 당분간 최악의 취업난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김현욱 한국개발연구원(KDI) 거시경제연구부장은 8일 뉴스투데이와의 통화에서 “올해 4분기와 내년 1분기 취업자 수 증가폭은 0명 내외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마이너스냐 플러스냐를 딱 정할 수는 없지만, 4분기에도 고용 상황이 크게 개선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부장은 “제조업과 서비스업 분야 고용 부진으로 워낙 취업자 수 증가폭이 내려와 있는 상태이다”라면서 “작년 4분기 고용 증가세가 큰 탓에 전년 동기 대비 크게 떨어지는 기저 효과도 있다”고 진단했다.
앞서 KDI가 지난 6일 내놓은 ‘2018년 하반기 경제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내년 1분기 취업자 수 증가폭은 올해 4분기에 이어 0명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 취업자 수 증가폭은 7만~7만5000명 수준으로 예측됐지만 3분기까지 증가폭이 10만 명을 기록 중이기 때문에, 사실상 4분기 취업자 수 증가폭이 0명대로 내려앉을 것이란 분석이다. 당장 4분기에 마이너스 증가율을 보일 가능성도 나온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년 동기와 비교한 분기별 취업자 수 증가폭은 1분기에 18만3000명, 2분기에 10만1000명을 기록하다가, 3분기에 1만7000명으로 급감했다. 이처럼 급격히 하락 중인 취업자 수 증가폭 추세를 감안하면, 올 4분기와 내년 1분기의 ‘0명’대 증가 전망에 어느 정도 힘이 실린다.
반도체 의존하는 제조업 정체와 서비스업 성장동력 실종 등이 원인
주된 원인으로는 전통 제조업과 서비스업 분야 고용부진, 건설 경기 하강, 미·중 무역분쟁 등 구조적·대외적 요인과 더불어 노동비용 상승 등이 지목됐다.
KDI는 보고서에서 “반도체 의존도가 심화되고 있는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성장세가 약화되면서, 우리 경제에서 고용 부진을 초래한 주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조선·자동차를 비롯한 산업구조조정, 미·중 무역분쟁 영향도 언급됐다.
실제로 3분기 제조업 취업자는 전년 동기 대비 9만1000명(-2.0%) 감소해 전분기(9만1000명, -2.0%)의 부진이 지속됐다. 같은 기간 서비스업 취업자도 1만1000명 감소해, 전분기(12만1000명 증가)보다 크게 하락했다.
최저임금 인상 및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 등으로 인한 기업 비용부담도 악재
보고서는 “기업의 노동비용 부담을 높일 수 있는 임금 및 근로시간 관련 정책들의 단기적인 부작용도 (고용 부진에) 반영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지난해와 올해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폭과 함께, 올 7월부터 실시된 종업원 300인 이상 기업집단의 ‘주 52시간 근로’ 방침 등이 기업의 비용부담을 키워 고용창출을 위축시켰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보고서는 이 같은 고용 부진과 경기침체에 관해 “제조업 경쟁력을 강화함과 동시에 서비스산업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모색하는 등 성장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정책적 노력이 절실한 상황이다”라고 제언했다.
문재인 정부가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일환으로 실행한 최저임금 인상 등이 제조업 위축 기조 속에서 기업의 고용능력을 약화시키는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게 KDI보고서의 핵심적 분석이라고 볼 수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