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B리포트] 기업 경력직 선호 심화되면 20대 청년층 '생애소득 1억' 잃는다
한국은행, '경력직 채용 증가와 청년 고용 보고서' 발표
청년층 상용직 취업 기회 감소와 노동시장 이중구조 지적
청년층, 생애 총 취업기간 2년 줄어...생애 총소득도 13%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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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 김지유 기자] 한국은행(이하 한은)은 기업들의 경력직 채용 선호가 노동시장에 새로 진입하는 20대 청년층에게 특히 불리한 조건을 초래한다고 봤다. 실험모형에 따르면, 고용시장의 경력직 채용 편재가 사라질 시 총 생애소득은 3.9억으로 집계된다. 반면 구직자들의 구직 노력이 약화돼 기업들의 경력직 선호 경향에 박차를 가할 경우의 생애소득은 3억이다. 고용시장의 채용 기조에 따라 3.9억에서 3억으로 약 1억이 증발한 셈이다.
4일 한은 BOK 이슈노트 제하 '경력직 채용 증가와 청년 고용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은 즉시 업무 수행이 가능한 경력직을 우선적으로 채용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는 평생직장 개념의 약화와 기업이 요구하는 직무 능력의 고도화가 주요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흐름이 20대 청년층의 고용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것으로 진단된다.
해당 보고서의 모형 분석에 따르면, 경력직 채용 확대로 인해 비경력자의 취업 확률이 낮아지면서, 20대의 상용직 고용률은 2010년에서 2023년 사이 44%에서 34%로 10%p 하락했다. 반면 30대는 54%에서 51%로 3%p 감소하는 데 그쳤다. 20대와 30대 간 상용직 고용률 격차는 17%포인트(p)였으며, 이 중 약 40%에 해당하는 7%p가 경력직 채용 확대에 기인한 것으로 진단됐다.
2017년에서 2021년간의 평균임금 자료를 기반으로 설정한 20대 청년층의 현재 실험모형에 따르면, 평생 벌어들이는 소득인 총 '생애소득'의 현재 가치가 연 5% 금리를 적용했을 때 총 생애소득이 3.4억이다. 경력직 채용 편재가 사라질 시의 총 생애소득은 3.9억으로 집계됐다. 구직자들의 구직 노력이 더 약화돼 기업들의 경력직 선호 경향에 박차를 가할 경우의 생애소득은 3억이다.
첫 취업이 늦어지니 사회초년생의 생애 총 취업 기간도 평균 21.7년에서 18.1년으로 약 2년 단축 된 것으로 분석했다.
이날 장수정 한국은행 조사국 고용분석팀 조사역은 <뉴스투데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기업들이 신입보다는 경력직을 선호하는 큰 이유는 채용 시 소요되는 교육·훈련 비용 부담이 크기 때문"이라며, "최근 근속 기간이 짧아지면서 기업이 신입사원에게 투자할 유인이 줄어든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실제 조사 결과, 73.9%의 기업이 '바로 투입할 인력이 필요해서' 경력직을 우선적으로 채용한다고 응답했다. 업무에 필요한 기술의 고도화와 현장훈련(OJT)의 중요성 증가로 신입 채용 시 초기 업무 투입이 지연되는 점이 경력직 선호의 주요 요인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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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조사역은 "청년층이 경력직 채용 증가라는 노동시장 변화에 적응하고 이를 기회로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방안을 다각적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학-기업 간 산학협력 프로그램 활성화와 체험형 인턴십 강화, 실질적인 직무 경험 기회 확대 등을 제안했다.
2023년 통계청 사회조사에 따르면 13~34세 청년의 61.8%가 대기업·공기업·국가기관을 선호하는 반면, 중소기업을 선택한 비율은 3.6%에 불과했다. 그러나 실제 대기업 정규직은 전체 임금근로자의 약 11%에 불과해 현실과 인식 사이의 괴리가 큰 상황이다.
장 연구원은 "청년층이 중소기업이나 비정규직에서 먼저 경력을 쌓고 이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전략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경력직 채용 확대 추세는 기업의 효율적 인력 운용 전략이지만 청년층의 취업 기회 감소와 노동시장 이중구조 심화라는 부작용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기업과 정부, 청년층 모두의 유연하고 혁신적인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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