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예금금리 시중은행과 차이 없어…SBI저축은행 '최저 수준'

김태규 기자 입력 : 2025.01.14 08:21 ㅣ 수정 : 2025.01.14 08:21

저축은행 1년 만기 예금금리 3.28%…SBI저축 3.00%
5대 시중은행 평균 3.09%에 비해 불과 0.11%p 차이
작년 하반기 금리인상해 자금 확보…조달 필요성 적어
부동산PF·가계대출·자영업자대출 부실에 영업축소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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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저축은행중앙회]

 

[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저축은행의 예금금리가 시중은행과 차이를 보이지 않으면서 수신자금 이탈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업계 1위인 SBI저축은행의 경우 시중은행보다 낮은 수준의 금리를 제공하면서 수신규모를 축소하는 모양새다.

 

14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전일 기준 국내 79개 저축은행의 정기예금(12개월) 평균금리는 3.28%로 이달 1일 3.33%에 비해 0.05%포인트(p) 낮아졌다. 이는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평균(우대금리 적용) 3.09%에 비해 불과 0.11%p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 수치다.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케이뱅크의 금리 3.10%와 비교하면 0.10%p 차이에 불과하다.

 

특히 저축은행업계 1위사인 SBI저축은행의 경우 12개월 만기 정기예금 금리가 3.00%에 불과해 업권 내에서 CK저축은행(2.50%) 다음으로 낮다. 상위 5개사 가운데서도 OK저축은행 3.35%, 한국투자저축은행 3.22%, 웰컴저축은행 3.25%, 애큐온저축은행 3.21% 등으로 턱없이 낮다.

 

심지어 Sh수협은행의 헤이(Hey)정기예금은 3.30%의 금리를 제공해 이들 5개사의 금리를 모두 뛰어넘는다.

 

저축은행은 통상 시중은행보다 0.5~1.0%p 가량 높은 금리를 제공하며 자금을 유치한다. 이렇게 유치한 자금을 통해 대출영업을 하고 이자 수익을 얻는다.

 

하지만 시중은행과의 금리 차이가 줄어들면서 고객이 저축은행을 선택해야 하는 이유가 줄어들고 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말 기준 국내 79개 저축은행의 수신잔액은 103조5989억원으로 전월 102조5684억원에 비해 1조305원 증가했다. 같은 해 7월말 수신잔액이 99조9128억원을 기록하며 100조원대 아래로 내려가자 연말에 몰린 예금 만기를 대비해 수신금리를 인상하며 자금을 확보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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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저축은행중앙회 [그래프=뉴스투데이]

 

실제 저축은행의 평균 예금금리는 지난해 6월말 3.66%였으나 9월말 3.70%까지 올랐다. 이후 10월말 3.61%, 11월말 3.46%, 12월말 3.33%로 다시 하향세를 나타냈다. 자금 확보 이후 다시 예금금리를 낮추기 시작한 것이다.

 

SBI저축은행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의 통화에서 "최근 수신금리를 더욱 낮췄다"면서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조달금리 인하를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 수신금리를 높여 수신고를 확보해 자금사정에 여유가 있는 상황"이라며 "무리해서 자금을 조달할 이유가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저축은행업계의 한 관계자는 "2022년 말 레고랜드 사태 당시 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5% 후반대의 금리를 제공해 연말에 만기가 몰리게 됐는데, 이를 소화하기 위해 하반기 예금금리를 인상하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예금 만기를 소화하기에는 큰 무리가 없으나, 업권 전반에서는 올해 신규영업이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 지속, 경기부진 등 부실위험이 지속돼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위험자산을 줄이고 신규영업을 제한하는 보수적 전략을 유지할 전망이다.

 

위지원 한국신용평가 금융/구조화평가본부 실장은 지난해 12월 보고서에서 "시장금리 하락에도 자산건전성 및 대손부담 관리를 위해 영업자산이 전반적으로 감소할 것"이라며 "기업대출은 부동산PF와 자영업자대출, 가계대출은 신용대출 위주로 축소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위 실장은 "비우호적 부동산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부실위험은 지속적으로 내재할 것"이라며 "자영업 경기부진이 지속되면서 자영업자 여신의 건전성 위험이 당분간 높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저축은행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하로 조달금리는 낮아질 것으로 보이지만 부동산PF 리스크가 지속되고 있고 차주의 상환여력 저하가 개선되지 않으면서 대손비용 부담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신규 대출 취급을 축소하는 등 업권 전반에서 보수적인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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