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커지는 해외주식 투자…리테일 강화 전략
2025년 경영 전략 '리테일 중심 강화'로 수익성 창출
한국투자·삼성·미래에셋·키움증권 4곳 1조달성 예상
[뉴스투데이=황수분 기자] 올해 증권사들은 지난해말부터 인사‧조직 개편 등 정리 수순에 접어들며 본격 영업 채비에 나선 가운데 해외주식 열풍이 불면서 증권사 수익 구조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대형 증권사들 중심으로 투자자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면서 높은 수익을 올리자 해외주식 시장 공략에 청신호가 켜졌다. 크게 리테일(소매금융)에 전사적인 역량을 집중한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히 3년 만에 국내 대형 증권사 4곳(한국투자·삼성·미래에셋·키움증권)이 지난해 영업이익 기준 '1조 클럽' 명찰을 달았다. 서학개미(해외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 덕분이다.
10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주식 보관 금액은 지난해말 기준 1121억달러(약 163조1615억원)에 달한다. 2023년말(680억달러) 대비 64.8% 늘었다.
국내 증시 부진이 지속되면서 해외 증시로 눈을 돌려서다. 그만큼 지난해 해외주식 투자 활성화로 해외주식 수수료가 급증해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수료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
지난해 대형 증권사 4곳이 연간 영업이익 1조원을 웃돌 전망이다. 부진한 한국 증시 대신 미국 증시 중심으로 해외주식 브로커리지 부문 수익을 크게 뒷받침한 영향이다. 국내주식 대비 해외주식 수수료율이 높은 만큼 증권사 실적 면에서 방어가 가능했다.
증권사들은 올해 리테일 사업 강화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메리츠증권은 기존 리테일본부를 리테일부문으로 격상했다. 리테일부문 산하에 초고액자산가 전담 프라이빗투자은행(PIB)센터와 리테일전략담당도 신설했다.
메리츠증권은 지난 2일 온라인 전용 투자계좌 ‘Super365'의 예탁자산은 3조446억원을 기록했는데, 11월말 1조2903억원에서 약 한달 만에 1조7543억원 증가했다고 밝혔다. 또 리테일본부를 리테일부문으로 격상하고 신임 부문장으로는 이경수 전 리서치센터장을 임명했다.
NH투자증권은 임원 인사와 조직개편을 통해 리테일 힘주기에 나섰다. 리테일혁신추진부를 신설해 비즈니스 변화관리를 총괄하고, 기존 디지털전략본부를 Growth그룹으로 변경해 데이터분석 바탕으로 고객기반 성장을 추진한다. 리테일지원본부는 리테일자문본부로 변경하며 서비스와 지원업무로 확대 개편했다.
특히 이재경 PWM사업부 대표는 리테일사업총괄부문장을 맡으며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리테일자문본부장으로는 김지훈 상무보가 새로 선임하는 등 주요 승진 인사에서 리테일 강화 전략을 다짐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자기자본 기준 국내 10대 증권사의 3분기말 리테일 부문 수수료 수익은 총 4조30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7% 증가했다.
이 가운데 미래에셋증권은 전년 대비 17.5% 증가한 7224억원으로 1위를 차지했다. 2023년 1~3분기 6147억원에서 일년새 1077억원이 증가한 셈이며, 증가폭도 1위였다. 글로벌 우량자산으로 포트폴리오를 안내하고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M-STOCK을 적극 활용해서다.
지난해 4분기엔 토스증권이 해외주식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서학개미들의 활약 덕분이다. 지난해 11월엔 토스증권의 해외주식 거래대금이 업계 최초로 30조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토스증권은 2021년 12월 해외주식 위탁매매 서비스를 출시한 뒤 2022년 실시간 소수점거래 서비스와 데이마켓 등 거래 시간 확대, 웹트레이딩시스템(WTS)인 ‘토스증권PC’ 등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반면 리테일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중소형증권사들은 IB(기업금융) 강화로 눈을 돌리는 모양새다. 중소형사들은 MTS 개편 등 위탁매매 고객 확장에 나서고 있지만 키움증권·삼성증권 등 전통 강자가 자리잡고 있어서다. 최근 해외주식 활황으로 토스증권이 급부상하면서 경쟁이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올해 증권사들은 각사가 전통적으로 잘하는 분야에 더욱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무엇보다 어려운 금융환경 속 MTS 개편이나 다양한 이벤트 등을 통해 브로커리지 관련 수익성을 꾀할 전망이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는 투자자산 손상, PF(프로젝트파이낸싱) 및 신용공여 충당금 등 대규모 비용이 반영됐던 전년 동기 대비 컨센서스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해외주식수수료 기여도 확대, 우려보다 낮은 충당금 부담 때문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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