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 2금융, '건전성 리스크' 구조조정 난제…M&A 전망 '먹구름'

김태규 기자 입력 : 2025.01.10 08:23 ㅣ 수정 : 2025.01.10 08:23

MG손보 '노조'·KDB생명 '건전성'에 매각 지지부진
저축은행, M&A 위해 영업구역 완화 필요성 제기
최대주주 매각 의지 확고한 보험·카드사도 '정체'
"업황 악화·불확실성 확대…올해 M&A 어려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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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카드·저축은행 등 2금융권의 인수합병(M&A)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올해도 매각 성사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부실 금융사에 대한 정리가 필요하나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업황이 어두운 탓에 인수희망자를 찾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원매자와 협상을 마쳤음에도 당국의 규제나 피인수사 노조와의 갈등으로 지연되는 경우도 있다. <뉴스투데이>는 2025년 2금융권의 M&A 필요성과 전망을 짚어봤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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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프리픽]

 

[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지난해 2금융권에서 다양한 매물이 인수합병(M&A) 시장에 나왔지만 한 건도 성사되지 못했다. 특히 보험업권과 저축은행업권은 부실 비율이 높은 곳이 많아 M&A를 통한 업권 내 구조조정이 이뤄질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매각이 진행되고 있거나 가능성이 거론되는 2금융권 금융사는 17개사로 보험업권 5개사, 카드업권 1개사, 저축은행업권 10개사다.

 

올해는 2금융권 금융사들의 건전성 문제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업황 악화, 경기 침체, 고환율 등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M&A가 더욱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 '부실금융기관'·'건전성 리스크' 매각 성사 필요한 보험사

 

보험업권의 경우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된 MG손해보험이 대표적이다. MG손보는 2022년 4월 금융위원회로부터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돼 예금보험공사가 매각을 추진 중이다. 수차례공개매각이 유찰되면서 수의계약으로 전환돼 지난해 12월 9일 메리츠화재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바 있다.

 

하지만 메리츠화재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이후 현재까지 실사에도 제대로 착수하지 못한 상황이다. MG손보 노조가 고용승계 우려를 이유로 메리츠화재의 인수를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MG손보 매각이 무산되면 청산 절차를 밟게 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청산 절차에 들어가게 되면 수의계약 이전 네 차례의 유찰을 겪은 만큼 새로운 인수후보자가 등장하더라도 자금지원이나 계약이행능력이 있는 매수자를 찾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KDB생명 역시 건전성이 좋지 않아 매각이 이뤄지지 못했다. KDB칸서스밸류사모투자전문회사는 지난 10여년간 여섯 차례 KDB생명 매각을 추진해왔으나 모두 실패했다.

 

산업은행이 2010년 KDB생명(당시 금호생명)을 인수하기 위해 칸서스자산운용과 함께 조성한 사모펀드 KDB칸서스밸류사모투자전문회사는 존속기간 15년을 채워 청산을 앞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산은이 KDB생명을 자회사로 편입한 뒤 재무구조를 개선해 재매각에 나서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자회사로 편입할 경우 1조원 내외의 추가 자본을 확충해야 하는 만큼 산은 입장에서도 부담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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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저축은행중앙회]

 

■ 매각명령·적기시정조치에 저축은행 정리 필요

 

저축은행업권은 상상인·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이 당국의 제재를 받아 매각을 추진 중이다. 상상인저축은행의 경우 OK금융그룹이 인수를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나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은 인수후보자가 없는 상황이다.

 

이들 두 저축은행은 최대주주인 상상인이 대주주적격성을 충족하지 못해 2023년 10월 금융위로부터 매각 처분명령을 받았다. 하지만 건전성 지표가 악화되면서 인수후보자가 나타나지 않았다.

 

건전성 지표는 여전히 좋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해 3분기말 기준 상상인저축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은 10.23%,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은 8.49%로 법정 비율은 8.0%를 넘긴 했으나 업권 평균인 17.29%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OK금융이 두 저축은행을 인수해 사업을 확장하려는 것으로 보이는 만큼 매각 성사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라온저축은행은 우영훈 대표가 지난해 12월 디스플레이 업체 '베셀'에 전체 지분 60%를 매도하면서 대주주적격성 심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라온저축은행은 지난해 12월 24일 안국저축은행과 함께 금융위로부터 적기시정조치 중 가장 낮은 단계인 경영개선권고를 부과받았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정상화 과정 등에서 일시적으로 건전성 지표가 악화돼 자산건전성 관리를 유도하기 위한 것이다.

 

매각이 추진되는 곳도 있으나 HB·OSB·조은·애큐온 등 매물이 쌓여 있는 상황임에도 추가 성사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부동산PF 리스크가 여전히 지속돼 인수후보자가 나타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당국은 저축은행 간 M&A를 최상의 시나리오로 보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이를 위해서는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현재 저축은행 간 M&A가 이뤄질 경우 비수도권에 한해 최대 4개 구역까지 진출할 수 있는데, 이를 수도권까지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저축은행업계의 한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의 통화에서 "서울·수도권의 경우 영업환경이 상대적으로 잘 갖춰져 있어 수익성 회복을 기대할 수 있으나, 영업이 어려운 비수도권의 경우 인수에 나설 이유가 없다"며 "M&A를 통해 소규모·부실 저축은행을 정리하려면 규제가 완화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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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뉴스투데이]

 

■ 대주주 매각 의지에도 불확실성·당국 '변수'

 

대주주가 의지를 갖고 매각에 나서는 경우도 있다. 카드업권에서는 롯데카드, 보험업권에서는 동양·ABL생명과 롯데손해보험이 이에 해당한다.

 

롯데카드의 최대주주인 사모펀드 MBK파트너스는 지난해 12월 롯데카드 재매각에 나섰다. MBK파트너스의 롯데카드 매각 시도는 이번이 두 번째로, 2022년 첫 시도 당시 높은 매각가 탓에 무산된 바 있다.

 

롯데카드의 경우 시장 점유율이 10%가 넘어 카드사를 보유한 금융지주가 인수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한다. 다만 MBK파트너스가 높은 매각가를 고수하는 데다 가맹점수수료율 인하,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 등 업황이 우호적이지 않아 올해 안에 매각이 성사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카드업계의 한 관계자는 "카드사의 수익성이 떨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매각가 협상이 원활하지 않다면 롯데카드 M&A는 장기화될 것"이라며 "MBK파트너스도 가격을 낮추면서까지 빨리 팔려고 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동양·ABL생명의 경우 최대주주인 중국 다자보험그룹이 현재 우리금융지주과 주식매매계약(SPA)을 맺고 매각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금융감독원이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의 부당대출 혐의 관련 검사를 진행 중이어서 매각이 좌초될 가능성이 있다. 금감원 검사 이후 발표되는 경영실태평가에서 우리금융이 3등급 이하를 받게 되면 자회사 편입이 불가능해 M&A가 무산되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당초 지난해 12월 중 우리금융에 대한 검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비상계엄과 탄핵 사태 영향에 발표를 이달로 연기한 바 있다. 하지만 금감원은 내란 국정조사, 정부 업무보고 일정, 임시공휴일 지정 등을 이유로 발표를 내달 초로 또다시 연기했다.

 

지난해 매각을 추진한 롯데손보는 우리금융이 예비입찰에 나서면서 성사 가능성이 점쳐졌으나 우리금융이 생보사 인수로 방향을 선회하면서 무산됐다. 롯데손보의 최대주주인 사모펀드 JKL파트너스는 지난해 7월 롯데손보 매각 성사를 위해 상시입찰로 전환하고 본입찰 참여 여부와 무관하게 국내외 원매자들과 접촉을 시도하고 있다.

 

JKL파트너스는 롯데손보의 매각가로 2조원대를 고수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시장에서는 1조원 수준이 적정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여기에 할인율 제도 강화, 회계제도 가정변경 등 제도적 불확실성과 정치적 불확실성이 겹치면서 수익성이 저하될 것으로 전망돼 매각은 올해도 지지부진할 것으로 보인다.

 

보험업계의 한 관계자는 "보험업황이 좋지 않은 데다 여러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큰 금액을 들여 보험사를 사려는 곳이 많지 않을 것"이라며 "원매자가 나타난 동양·ABL생명과 MG손보도 성사 여부가 불확실해 올해 보험업계 M&A를 예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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