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지유 기자 입력 : 2025.01.08 10:28 ㅣ 수정 : 2025.01.08 10:28
서경배 아모레 회장, 미래 뷰티테크 트렌드 살펴 신유열 롯데지주 부사장, 3년 연속 CES 방문 남성윤 풀무원 본부장, 푸드테크 동향 확인
[뉴스투데이=남지유·서민지 기자] 아모레퍼시픽그룹과 롯데그룹, 풀무원 등 주요 유통가 오너들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모였다.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5'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이들은 AI 등 최첨단 기술 현장을 찾아 주요 동향을 살피고 미래 먹거리 발굴에 나섰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은 CES 2025에 참석했다.
이번이 첫 참석인 서 회장은 '워너-뷰티 AI(Wanna-Beauty AI)' 전시장과 삼성전자와의 협업 부스를 둘러본 것으로 전해졌다.
'워너-뷰티 AI' 기술은 소비자에게 맞춤형 메이크업을 추천하고 가상 체험을 제공하는 음성 챗봇 디지털 솔루션이다. 사용자의 사진을 분석해 피부색과 얼굴 비율 및 형태를 진단하고 이상적인 화장법을 추천한다.
아모레퍼시픽은 삼성전자와의 협업 부스도 야심차게 준비했다. 삼성전자의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 뷰티 미러'와 아모레퍼시픽의 'AI 피부 분석 및 케어 솔루션'을 함께 선보인다. 특히 'AI 피부 분석 및 케어 솔루션 '기술은 카메라와 기구를 통해 피부를 진단해 주목을 받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삼성전자 부스를 방문하는 고객들에게 'AI 피부 분석 및 케어 솔루션'을 활용해 피부 상태를 분석하고 맞춤형 제품을 추천하는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2020년부터 CES에서 매년 혁신상을 수상해 왔다. 이번 행사에서도 '워너-뷰티 AI' 기술을 선보이며 6년 연속 혁신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다.
아모레퍼시픽은 AI 기술을 활용해 피부 고민에 맞는 화장품을 만들어 주는 '헤라 실키 스테이 커스텀 매치·헤라 센슈얼 립 커스텀 매치(아모레성수)' 등의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명동에서는 개인 피부톤 맞춤형 '라네즈 비스포크' 서비스를 진행하기도 했다.
또 서 회장은 조반니 발렌티니 아모레퍼시픽 북미 법인장과 만나 북미 지역의 사업 현황도 점검할 예정이다. 아모레퍼시픽은 북미 시장에서 지난해 3분기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108% 신장해 1466억 원을 벌었다. 누적 3분기 매출은 3562억 원으로 2022년의 매출(2867억 원)을 가뿐히 뛰어넘을 만큼 미국은 성장 가능성이 큰 시장이다.
이에 증권가에서도 긍정적인 전망이 이어졌다. 최근 이승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아모레퍼시픽에 대해 "지난해 북미에서는 라네즈와 이니스프리가 세포라를 기반으로 전년 대비 102% 성장했을 것으로 본다"며 "자회사로 편입된 코스알엑스의 30% 영업이익률 가이던스도 유지될 것"이라 전망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의 통화에서 "서경배 회장은 AI 등 빠르게 변화하는 기술 현장을 체험하고, 미래 뷰티 테크 트렌드를 직접 확인하기 위해 이번 CES 현장에 방문했다"며 "기존의 뷰티테크 기술을 더욱 업그레이드하며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인 신유열 부사장도 7일(현지시간) 'CES 2025' 현장을 찾았다. 이번 CES는 신 부사장이 지난해 11월 정기 임원인사에서 부사장으로 승진 후 경영 전면에 나서는 첫 행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이날 신 부사장은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 이스트홀에 마련된 롯데이노베이트 부스를 찾아 초실감형 메타버스 플랫폼 칼리버스 등을 체험하고 전기차 충전기 이브이시스(EVSIS)의 전시 등을 둘러봤다. 칼리버스와 전기차 충전 인프라는 롯데바이오로직스의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과 2차전지 소재 등과 함께 롯데의 4대 신성장 사업으로 꼽힌다.
신 부사장의 CES 방문은 이번이 세 번째로, 롯데그룹의 신성장사업 발굴을 책임지는 미래성장실 임원들과 함께 신사업 아이디어 발굴 및 글로벌 기업과 협업 기회 등을 모색하기 위해 현장을 찾았다.
신 부사장은 적극적인 자세로 부스 체험에 임했다. 전기차 충전기를 살펴보던 중 오영식 이브이시스 대표이사에게 "미국에서 인증을 다 받았냐"고 질문했다. 또 이브이시스의 미국 판매 파트너사인 삼성물산 관계자에게도 "글로벌 확산을 많이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물산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북미시장에서 이브이시스 전기차 충전기 마케팅과 판매 영역을 담당하고 있다.
신 부사장은 롯데이노베이트 관계자 등과 내부 미팅을 가지며 사업 확대 방안 등을 논의한 후 지멘스와 애보트 등 인근 부스를 둘러봤다. 이어 삼성전자와 LG전자, SK그룹 등 국내 기업의 부스도 참관했다. 또 국내 농기계 제조사인 대동 부스에서 첨단 농기계에 관심을 보이며 10분 넘게 머무르기도 했다.
또 신 부사장은 모빌리티 산업이 집중된 웨스트홀에서 많은 시간을 머무르며 높은 관심을 보였다. 먼저 LG이노텍 부스를 찾아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등 각종 자율주행·전장부품이 탑재된 미래차 목업을 둘러봤다. 이어 차량용 AI 솔루션 등을 전시한 아마존과 현대모비스, 구글의 로보택시 자회사인 웨이모, HL만도, 혼다, 모빌아이 등의 부스를 찾았다. 이 중에서도 신 부사장은 HL만도에 전시된 일본의 1인용 전기차 제조사 린모빌리티의 ‘린3’을 각별한 관심을 보이며 개인 휴대폰으로 사진 촬영을 하기도 했다.
앞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불확실성 확대와 내수 시장 침체 장기화 등으로 인해 경제 상황이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그룹 핵심사업의 경쟁력을 회복해 지속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신 회장은 AI시대 흐름에 발맞춰 ‘AI 내재화’를 통해 성과를 낼 것을 강조했다. 이에 따라 신 부사장도 올해 CES에서 AI 기술을 비롯해 미래 먹거리 사업을 발굴하고 그룹의 신사업을 점검하는 시간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과 롯데바이오로직스 글로벌전략실장을 겸임한 신 부사장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그룹 신사업과 글로벌사업을 진두지휘할 예정이다. 특히 바이오CDMO 등 신사업의 성공적 안착과 핵심사업의 글로벌 시장 개척을 본격적으로 주도할 방침이다.
식품업계에서는 남성윤 미국법인 영업본부장이 조길수 풀무원 미국법인 대표와 함께 참석한다. 남 본부장은 풀무원의 창업자이자 최대주주인 남승우 풀무원재단 상근고문의 장남이다.
남 본부장은 평소 푸드테크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남 본부장은 미국법인의 식품 사업에 적용할 만한 첨단 기술의 동향을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풀무원은 지난해 CES에서 스마트 조리기 '출출박스 로봇셰프'를 선보였으나 올해는 별도의 부스를 마련하지 않았다.
한편 지난해 CES를 찾았던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과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은 올해는 방문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