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2 뷰] 카카오뱅크 차기 대표에 윤호영 재선임 무게...‘11년 장기집권’ 돌입하나

유한일 기자 입력 : 2025.01.08 08:28 ㅣ 수정 : 2025.01.08 08:28

카뱅 임추위 열고 차기 대표 선임 앞둬
고객·이익 성과 고려 윤호영 연임 무게
은행권 보기 드문 장기 집권 체재 돌입
은행보단 ‘플랫폼 기업’ 관점 의견 공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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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이사. [사진=카카오뱅크] 

 

[뉴스투데이=유한일 기자]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이사의 임기가 조만간 만료되는 가운데 ‘5연임’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출범 이후 줄곧 우상향하고 있는 고객·이익 지표와 해외 시장 진출 등의 성과를 인정받아 임기 연장에 성공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다만 최근 은행권 쇄신 바람이 거세지고 있는 상황에 11년에 걸친 ‘장기 집권’에 돌입한다는 건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8일 은행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이르면 이달 말에서 내달 초쯤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가동하고 차기 대표 선임 작업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2016년 1월 카카오뱅크 설립과 동시에 공동대표로 취임한 윤 대표는 2017년 출범 후 2019년, 2021년, 2023년 잇따라 연임에 성공하고 오는 3월 말 다시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윤 대표는 이번에도 유력한 차기 대표 후보에 이름을 올릴 것으로 관측된다. 카카오뱅크 설립과 출범, 성장을 진두지휘한 윤 대표의 경영 이해도 및 성과가 무기로 작용할 것이란 평가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카카오뱅크 총자산과 고객 수는 각각 약 62조원, 2443만명으로 인터넷전문은행 업계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지난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3556억원으로 역대 최대 기록을 세웠다. 

 

카카오뱅크의 해외 시장 진출도 윤 대표 성과로 지목된다. 카카오뱅크가 지분 투자(10.05%)한 인도네시아 디지털은행 ‘슈퍼뱅크’는 현지에서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최근에는 태국 금융지주사 SCBx와 태국판 인터넷전문은행 ‘가상은행(Virtual Bank)’ 인가 작업도 진행 중이다. 카카오뱅크가 국내에서 증명한 인터넷전문은행 성장성과 노하우를 적극 전파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카카오뱅크 안팎에서는 사실상 윤 대표를 대체할 만한 인물을 찾기 어려울 것이란 평가가 지배적이다. 지난 2023년 카카오뱅크 임추위가 차기 대표 최종 후보로 윤 대표를 지명하기까지 걸린 기간은 약 2주일(2월 7일~23일)에 불과하다. 윤 대표가 계속 카카오뱅크를 이끌어가야 한다는 데 임추위원들 간 이견이 없었던 만큼 속도감 있는 결정이 내려진 것으로 보인다. 

 

윤 대표는 2021년 3월까지 CEO 선임에 관여하는 임추위원으로 활동하며 ‘셀프 연임’ 논란을 낳은 바 있다. 본인이 후보로 오른 사안에 대해서 의결권은 제한됐지만 임추위 회의에는 빠짐없이 참석했다. 현재 카카오뱅크 임추위는 김륜희 위원장을 비롯해 진웅섭 위원, 권대열 위원 등 3명으로 구성된다. 권 위원의 경우 카카오뱅크 최대주주인 카카오의 사내이사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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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카카오뱅크 / 표=뉴스투데이] 

 

올해 윤 대표가 연임하더라도 ‘장기 집권’에 대한 이미지는 부담이 될 전망이다. 카카오뱅크는 지배구조 내부규범에 따라 대표의 임기를 2년으로 규정하고 있다. 윤 대표가 올해 연임에 성공할 경우 2027년 3월까지 임기가 연장된다. 2016년 법인 설립부터 5연임에 걸쳐 총 11년 동안 카카오뱅크를 이끄는 셈이다. 

 

2016년 설립된 케이뱅크는 최우형 현 행장 전 3명의 행장이 적게는 1년, 많게는 4년의 임기를 보낸 뒤 퇴임했다. 2021년 출범한 토스뱅크의 경우 홍민택 초대 대표가 3년의 임기를 보낸 뒤 지난해 이은미 현 대표가 취임했다. 시중·지방은행들로 범위를 넓혀 봐도 은행 CEO가 10년 이상 임기를 보낸 전례는 없다. 

 

금융당국은 그동안 금융사 CEO들이 2~3연임에 도전하는 등 임기를 길게 가져가는 데 대해 직간접적으로 부정적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여기에 최근 금융시장 불확실성 확대로 은행권 CEO가 줄줄이 교체되는 등 쇄신 바람도 거세지고 있다. 다만 카카오뱅크의 경우 은행보다 ‘플랫폼 기업’의 정체성을 내세우며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윤 대표는 카카오뱅크 설립 때 1인 태스크포스(TF)부터 시작한 인물로 파운더(Founfer·설립자) 역할을 잘 수행해 왔다고 평가 받는다”며 “핀테크(금융+IT) 창업자가 계속 경영을 이어간다고 이상하게 생각하는 경우는 많이 없다. 또 카카오뱅크는 여타 시중은행들과 달리 지분 구조가 복잡하지 않기 때문에 CEO도 자주 교체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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