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 식품업계, 매출 '4·3조 클럽' 늘었다...해외서 먹혔지만 영업이익은 과제

서민지 기자 입력 : 2025.01.09 07:54 ㅣ 수정 : 2025.01.10 10:24

롯데칠성 '4조', 오리온·풀무원 '3조' 신규 입성
판매 채널 확장·해외 수요 적극 대응 등 뒷받침
수출로 매출 늘었으나...저조한 영업이익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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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산업계가 대내외 정치 지형의 급작스런 변화로 안갯속을 헤매고 있다. 환율 상승으로 원자재 수급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물론, 경기 불황에 따른 내수시장 위축도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비상 계엄 사태에 따른 국가 신인도 하락으로 수출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을 앞두고 대규모 관세 폭탄이 코앞에 다가오면서 수출 기업의 대응 전략도 대폭 수정이 불가피하다. 이에 <뉴스투데이>는 이번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업계의 전략을 알아보고, 우리 경제의 발전 방향을 모색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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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챗GPT]

 

[뉴스투데이=서민지 기자] 한국 식품 기업들은 해외 무대를 발판 삼아 지난해 외형 성장을 이뤘다. 매출 4조 클럽에 신규 입성한 롯데칠성음료를 필두로 오리온과 풀무원은 3조 클럽 진입이 예상된다. 

 

매출 신장의 주된 요인으로 수출 사업이 꼽히고 있지만, 다소 저조한 영업이익률은 넘어야 할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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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신규 4·3조 기업 예상 실적. [자료=각 사 / 그래피=뉴스투데이]

 

9일 시장조사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의 지난해 매출은 4조 766억 원으로 추정된다. 전년(3조 2247억 원) 대비 26.4% 오른 수치다. 롯데칠성음료가 연매출 4조 원을 달성하는 건 이번이 처음인데, 매출 3조 원을 기록한 지 1년 만에 매출액 앞자리를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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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19일부터 23일까지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국제 식품 박람회 '시알 파리(SIAL PARIS 2024)'에 롯데칠성음료가 참여했다. [사진=롯데칠성음료]

 

롯데칠성음료는 매출 성장의 요인으로 △'필리핀펩시(PCPPI)' 인수 효과 △'소주 브랜드 '새로'의 활약 등 총 2가지를 꼽았다. 롯데칠성은 2023년 9월 연간 매출 1조 원 규모의 필리핀펩시를 품었다. 그 전까진 글로벌 기업 펩시코와 함께 필리핀펩시를 공동 경영해 오다가 73.6%의 지분을 확보하면서 독자 경영권을 얻게 됐다. 필리핀펩시 인수 소식에 업계에서는 롯데칠성이 지난해 연매출로 4조 원을 가뿐히 넘을 것으로 일찍이 전망했다. 

 

주류 사업의 경우 전 세계적으로 한국 소주에 대한 인기가 이어지며 호실적을 거뒀다. 올 3분기 소주 부문 수출액(누적)은 52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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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미니소 매장에서 소비자들이 '꼬북칩'을 고르고 있다. [사진=오리온]

 

오리온도 지난해 매출 2조 원대를 넘어 '3조 클럽'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오리온의 매출 추정액은 전년 동기 대비 5.6% 오른 3조 2144억 원이다.

 

월별로 매출을 공시하는 오리온은 1∼11월 누적 매출액으로 2조 7892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12월 매출이 2765억 원 가량이었으니, 연매출 3조 원을 달성하는 게 무리도 아니다. 게다가 올해 설 명절이 1월로 예년보다 빠른 편인데, 지난해 11월부터 중국과 베트남에 설 명절 물량을 출고하면서 지난해 12월 성과로 잡힐 가능성이 크다. 

 

오리온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 통화에서 "중국과 베트남의 경우 지난해 11월부터 명절 물량이 출고됐다보니 연매출 3조 원은 무난히 넘을 것으로 전망한다"며 "해외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공장 건립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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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캘리포니아주 풀무원USA 풀러튼 공장에서 두부가 생산되고 있다. [사진=풀무원]

 

풀무원도 지난해 처음으로 연매출 3조 원을 달성했을 것이란 의견이 파다하다. 에프앤가이드는 풀무원의 지난해 매출액을 전년 대비 7.4% 증가한 3조 926억 원으로 예상했다. 2023년 매출액은 2조 9930억 원으로 아쉽게 3조 원에 진입하지 못했으나, 지난해 1∼3분기 호실적을 보여 3조 원을 가시화하고 있다. 3분까지 누적 매출액은 2조 395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7.4% 증가했다. 

 

풀무원은 식품서비스유통사업과 해외식품제조유통사업에서 사업을 확장하며 매출 확대를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3분기 각 사업의 매출액은 각각 6723억 원과 476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5%와 11.3% 올랐디. 

 

풀무원 관계자는 "아직 공시 발표 전이라 연매출 3조 원 달성 여부에 대해서는 확인해 줄 수 없다"며 "식품서비스유통사업은 위탁급식의 지속적인 수주로, 해외식품제조유통사업은 미국 법인의 성장세로 외형 성장을 이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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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형마트 내 과자류 코너. [사진=연합뉴스]

 

이들 기업은 적극적인 해외 사업으로 매출 신장을 이뤄낼 수 있었다. 특히 오리온은 해외 매출 비중이 64%에 달하는데, 지난해 1∼11월 중국과 베트남·러시아 법인에서 모두 매출이 증가했다. 풀무원은 미국 두부 시장에서 67%의 점유율을 유지하며 사업을 키우는 중이다. 

 

이에 롯데칠성음료와 오리온, 풀무원은 본업에 더욱 집중하기 위해 판로를 확장해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설비 투자 등도 진행할 예정이다.

 

먼저 롯데칠성음료는 '밀키스'와 '레쓰비' 등 음료와 '새로' 등 주류 제품을 전 세계 80여개 국에 수출하고 있다. 최근엔 과일 소주를 내세워 동남아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는 모습이다. 

 

오리온의 경우 미국에서는 '꼬북칩' 유통 채널을 확대하고 있으며, 중국과 러시아에선 주요 유통 채널에 제품을 지속 입점시키고 있다. 특히 러시아 법인은 올해 생산동 신·증축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트베리·노보 등 2개 공장의 가동률이 130%를 넘어서자, 해외 수요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의미다. 

 

다만 아직 저성장 기조인 영업이익은 넘어야 할 과제다. 롯데칠성은 3분기 누적 영업이익 175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3% 하락했다. 필리핀펩시의 영업이익률이 1%대로 저조하자 담당자를 파견해 수익성 개선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리온은 전체 매출의 40%를 차지하는 중국 시장에 의존도가 높은데, 지난해 3분기 중국 사업 부진으로 영업이익이 2.6% 감소했다. 최근엔 중국 매출 공백 상태가 해소되면서, 지난해 11월 기준 중국에서의 영업이익은 212억 원으로 10월 대비 9.8%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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