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정진완號 출범…‘내부통제·조직 쇄신’ 총력

김세정 기자 입력 : 2025.01.03 08:23 ㅣ 수정 : 2025.01.03 08:23

계파 갈등 봉합, 조직 쇄신 최우선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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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완 우리은행장. 사진=우리은행

 

[뉴스투데이=김세정 기자] 정진완 우리은행장이 임기를 본격 시작했다. 정 은행장은 차기 후보로 내정된 순간부터 내부통제 혁신과 기업문화 개선을 약속해왔다. 금융지주 전임 회장의 친인척 부당 대출 의혹과 고질적인 계파 갈등을 의식한 행보다. 정 은행장은 내부통제 문제로 어수선해진 조직을 안정시키는 것은 물론 은행 실적 개선 등의 과제도 안고 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진완 우리은행장은 지난달 31일 서울시 중구 회현동 본점에서 취임식을 갖고 제56대 은행장으로서 임기를 시작했다.

 

정 은행장은 이 자리에서 “형식적이 아닌 진짜 내부통제를 이뤄야 신뢰가 두터워질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내부통제 강화를 위해 정 은행장은 직원들이 불필요한 업무를 줄이고 고객에 집중할 수 있도록 업무 프로세스를 개선하고, 성과 중심의 인사 쇄신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다만 그동안 우리은행이 내부통제 방안을 마련해왔음에도 금융사고가 반복된 만큼, 정 은행장이 얼마나 혁신적인 방식으로 효과를 거둘지 주목된다.

 

앞서 우리은행은 내부통제 강화 발표를 되풀이해왔다. 내부통제 업무를 책임지는 준법감시인을 교체하고, 금융사고와 관련된 전·현직 결재라인과 소관 영업본부장 등을 후선 배치하는 등 인사 책임을 물었다.

 

또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윤리교육은 물론이고 ‘암행어사 제도’로 불린 불시 현장 검사 제도도 도입했다. 조병규 전 은행장은 단 한 번만 내부 규정을 어겨도 중징계를 내리는 ‘원스트라이크아웃’ 제도를 꺼내기도 했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금융사가 임원별 내부통제 책임을 명확히 하는 책무구조도를 시행했음에도 크고 작은 횡령 사고들이 끊임없이 이어지다 전 지주회장 친인척이 연루된 사건까지 발생했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2020년 4월 3일에서 2024년 1월 16일 기간 중 손태승 전 우리금융그룹 회장의 친인척을 대상으로 616억원에 달하는 대출을 실행했다. 이 중 절반이 넘는 28건, 350억원 규모가 특혜성 부당대출 혐의를 받는다.

 

결국 그룹 전반에 만연한 내부통제 부실을 해결하려면 조직 쇄신이 선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오랜 시간 계속돼 온 내부 계파 갈등 봉합이 중요한 과제다. 우리은행은 1999년 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의 합병 이후 두 은행 출신 사이의 갈등이 지속됐다.

 

이에 한일은행과 상업은행 출신이 번갈아 은행장을 맡는 흐름이 이어졌다. 조병규 전 은행장은 상업은행 출신, 정진완 은행장은 한일은행 출신으로 이번에도 관행을 따랐다. 후보 선임 과정에서도 상업은행과 한일은행 출신이 3명씩 이름을 올렸다.

 

금융권 관계자는 “합병 후 2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출신’이 거론된다는 점은 계파 갈등이 깊게 자리하고 있는 것”이라면서도 “정 은행장이 계파 갈등을 끊고 조직 쇄신에 나서겠다는 의지가 있는 만큼 기대가 크다”고 밝혔다.

 

정 은행장은 앞서 이사회 단독 추천을 받은 뒤 첫 출근길에서 “상업 출신이라고 영업 잘하고 한일 출신이라고 영업 잘하는 것 아니다”며 “저는 일 잘하는 사람을 쓸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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