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DB금융투자는 27일 4세대 실손보험 상품의 보험료 인상이 조기에 이뤄지면서 보험사의 손해율이 제한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되지 못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보험업계의 내년 실손의료보험료 전체 인상률 평균은 약 7.5% 수준으로 예상된다. 평균 인상률은 2022년 14.2%, 2023년 8.9%에 비해 낮지만, 올해 1.5%와 비교하면 높다. 세대별로는 1세대 2%, 2세대 6%, 3세대 20%, 4세대 13%다.
이병건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2021년 7월부터 판매된 4세대 상품이 아직 5년이 경과되지 않았음에도 조기 인상이 결정된 것이 특기할 사항"이라고 해석했다.
1세대와 2세대 상품의 경우 인상주기가 3년 또는 5년이고 손해율이 110%대 초반이어서 보험료 인상이 최소화됐다. 올해 18%대 인상이 이뤄져 손해율이 다소 하락한 3세대 상품은 내년 인상률도 높아진 만큼 손해율 개선이 예상된다.
중요한 것은 손해율 상승세가 가파른 4세대 상품 보험료가 조기 인상됐다는 점이다. 이 연구원은 "보험사별로 인상률은 다르게 적용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대략적으로 보유계약에서 추가 손실부담계약비용 발생을 최소화하는 수준으로 인상이 적용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4세대 상품의 인상이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2017년 판매개시 이후 누적 인상률이 60% 이상임에도 손해율이 150%를 넘는 3세대 상품과 비교하면 4세대 상품은 여전히 40% 이상 인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연구원은 "이번 인상이 충분한 수준이라고 보기 어렵다"면서 "4세대 상품의 손해율을 하락시키기보다는 추가 상승을 제한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주요 손보사 신계약에서 실손보험이 차지하는 비중은 3~5% 또는 8~10% 수준이다. 4세대 상품 손해율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손실부담계약비용 확대가 실적 전망에 우려 요인으로 지목된다.
이 연구원은 "4세대 실손보험료가 조기 인상돼 일단 추가적 신계약 손실부담계약비용 증가 가능성이 줄어든 것과 연말 반영되는 보유계약 손실부담계약비용도 추정치보다는 다소 감소할 가능성은 긍정적"이라고 풀이했다.
다만 이 같은 추정치 변경이 보험사 주주환원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연구원은 "실손보험으로 인한 손보사의 재무적 어려움이 개선되려면 비급여를 포함한 의료관행과 실손보험제도의 근본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