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증권 'IB강화·자본확충 목표'에서 위기 탈출·종투사 인가 성과
[뉴스투데이=황수분 기자] 올해도 국내 증권사들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여파에 발목이 잡히면서 다수의 최고경영자(CEO)가 ‘위기관리 대응 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신증권은 부동산 PF를 보수적으로 운용해 충당금 부담을 덜었다. 대신증권을 이끄는 오익근 대표는 보수적인 전통을 이어가는 CEO로, 리스크 관리에 능하다는 평을 받는다.
오 대표는 기업금융(IB)부문 강화와 자본 확충을 목표로 삼았다. 실적 개선을 통한 내실 다지기와 함께 본사 사옥 유동화를 통한 외형 확대에 힘을 실은 끝에 막판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도전에 성공시켰다.
특히 눈에 띄는 행보 중 하나는 이현규 IB부문 부부문장을 전격 영입하며 '국내 초대형IB 1호'의 영업 노하우를 회사에 이식하는 데 집중했다는 것이다. 그 결과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대신증권의 IB 영업수익은 1216억원으로 전년 동기(592억원) 대비 105.4% 늘었다. 이는 전체 영업수익(3조57억원)의 4.05%로, 전년 동기(2.06%) 대비 2%포인트(p)가량 올랐다.
다만 올해 상반기 부진한 IPO(기업공개)에서는 하반기에 반등 기류로 방향을 틀었지만, 경쟁력을 더 모색해 긴 호흡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 물론 상장을 추진했던 기업들의 IPO가 줄줄이 무산된 영향이 작용했다.
국내 주식시장이 부진하고 갈수록 투자 전략도 보수적으로 바뀌고 있어 우려할 만하다. 상황이 이렇자, 그룹 차원에서 빠른 시장 대응과 리스크 관리로 위기를 해쳐나가자는데 힘을 모았다.
이어룡 대신파이낸셜그룹 회장은 지난 창립 62주년 기념식에서 “일관된 가치와 미션으로 미래 성장동력을 만들어 더 높은 도약을 준비하자”며 “그룹의 중장기적 목표 달성을 위해 구성원 모두가 회사의 지향점을 알고 그룹의 미션을 인식하자”고 강조했다.
■ 종투사 지정 성공, 다음 스텝은 초대형IB 인가
대신증권이 오랜 숙원사업이던 종투사 도전에 결국 성공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4일 자기자본 3조원 이상과 인력·물적 설비, 이해상충방지체계 등 법률상 요건을 갖췄다는 판단하에 종투사 지정을 심의·의결했다.
이로써 대신증권은 국내 10번째 종투사가 됐다. 현재 종투사는 KB증권‧NH투자증권‧메리츠증권‧미래에셋증권‧삼성증권‧신한투자증권‧키움증권‧하나증권‧한국투자증권 등 9곳이다.
당초 대신증권은 지난 4월 금융당국에 인가를 신청해 창립기념일인 6월 20일 전에 인가를 받겠다는 방침이었다. 이를 위해 지난 5월 2300억원 규모 상환전환우선주를 발행하기로 정하는 등 상반기 3조2765억원으로 종투사 신청 기준 3조원을 충족했다.
종투사가 되면 자기자본 100%를 일반 신용 공여(제공), IB‧중소기업 관련 추가 신용 공여 한도로 적용받게 된다. 종투사 진출은 사업 다각화로 직결되는 만큼 내년 몸집을 불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 26년 연속 현금배당 결의…밸류업 동참 ‘모멘텀’까진 아직
정부 주도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예고되면서 증권사의 자사주 매입 및 소각, 높은 배당 등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은 올해 이어 내년에도 핵심 키워드가 됐다.
대신증권은 올해로 26년 연속 현금배당을 결의했다. 대신증권은 지난 3월 4일 이사회를 열고 2023 회계연도 기준 △보통주 1주당 1200원 △우선주 1250원 △2우B 1200원의 현금배당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또한 제62기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정관을 변경해 배당액을 확정하고 이후의 날로 배당기준일 결정이 가능하도록 했다.
향후에도 재무적 안정성을 유지하면서 별도재무제표 기준 당기순이익의 30~40%에 해당하는 수준의 배당 성향을 유지함으로써 적극적인 주주환원정책을 유지할 계획이다.
증권업계는 주주환원에 동참하고 있으며 높은 주주환원율을 제시하는 기업 PBR(주가순자산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상황이다. 다만 대신증권은 해당 이슈 모멘텀이 충분히 작용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 초대형IB는 내년 기약, 대신밸류리츠 기대
자기자본 4조원을 넘겨 초대형IB(투자은행) 자격을 얻으면 발행어음 사업에도 진출할 수 있다. 현재 초대형 IB는 삼성·미래에셋·NH투자·한국투자·KB증권 등 총 5곳이 인가받은 2017년 이후 추가 사례는 한 곳도 없는 상태다. 이에 대신증권은 내년 초대형IB 6번째 인가를 공략할 전망이다.
지난해 8월부터 자본 확충을 위해 이지스자산운용·NH아문디자산운용 등과 대신파이낸셜그룹 본사 사옥(대신343) 매각을 추진했으나 무산됐다.
현재 자회사의 리츠(REITs) 운용을 통해 부동산 유동화를 추진하고 있다. 최근 대신자산신탁은 국토부로부터 상장리츠인 ‘대신밸류리츠’와 대신343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대신밸류리츠사모제1호’의 영업인가를 받았다.
대신밸류리츠사모제1호에서 대신343을 편입하고 대신밸류리츠가 대신밸류리츠사모제1호를 편입하는 ‘모자형’ 구조다.
대신밸류리츠는 2025년 1분기 Pre-IPO를 거쳐 2분기 중 1000억원 규모의 공모를 진행할 예정이다. 특히 2025년 상반기는 기준금리 인하를 통한 금융 환경이 안정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미 KB증권, 한국투자증권, 하나증권, 신한투자증권 등 국내 굴지의 증권사들이 자체 지분투자를 결정했거나 인수의사를 타진 중이다.
즉 대신파이낸셜그룹이 공모 리츠 보통주에 지분 출자한다. 자산 취득가액 6620억원으로 그룹 보유 자산 중 가장 핵심 우량자산인 대신343을 우선 편입한 대신밸류리츠는 보유 또는 개발중인 국내 핵심지역 자산을 지속적으로 편입해 자산규모 2조원 이상의 초대형 상장 리츠로 성장시킨다는 계획이다.
대신자산신탁 관계자는 “국내 기준금리 인하가 지속적으로 예상되는 만큼 투자자들에게 리츠는 매력적인 투자 대안이 될 것”이라며 “안정적인 운용과 성장을 통해 국내 최고의 상장리츠로 발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