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해상, 호실적에도 '주주환원' 발목…자본비율 관리 관건

김태규 기자 입력 : 2024.12.26 08:09 ㅣ 수정 : 2024.12.26 09:23

현대해상, 올해 3분기 누계 기준 순익 1조464억원
장기보험 CSM 확대·일반보험 보유율 증가 등 성과
해약환급금준비금 전입액 부담에 올해 배당 불가능
내년 재무구조 및 상품 구성 변화로 내실 다질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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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스투데이]

 

[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현대해상이 올해 순익 증가세를 지속하며 호실적을 기록했다. 다만 해약환급금준비금 부담으로 배당여력이 저하되면서 주주환원이 발목을 잡는 모양새다. 자본비율이 낮아지면서 신지급여력제도(K-ICS) 비율 제고를 위한 자본확충이 내년 주요한 경영방향으로 설정될 전망이다. 

 

2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대해상은 올해 3분기 누계 기준 1조464억원의 순익을 거뒀다. 이는 전년 동기에 비해 33.1% 증가한 규모다. 영업이익은 1조4087억원으로 31.8%, 보험손익은 1조909억원으로 44.6%, 투자손익은 3178억원으로 1.0% 증가했다.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이후 중요한 수익성 지표로 꼽히는 계약서비스마진(CSM)은 3분기말 기준 9조3215억원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771억원 늘었으며 건전성 지표인 신지급여력제도(K-ICS) 비율은 170.1%로 전년말 173.2%에 비해 3.1%포인트(p) 낮아졌으나 금융당국 권고수치인 150%를 넘기며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조 대표와 이 대표는 올해 초 "수익성·건전성 관리를 최우선으로 고객과 함께 내실 있는 성장을 위한 행보를 이어갈 것"이라며 "장기보험 CSM 극대화, 자동차보험 손해율 경쟁 우위, 일반보험 이익 확대 및 퇴직연금 운영 개선 등으로 이익 창출력을 증대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현대해상은 올해 일반·장기 부문에서 손익 성장을 보였다. 3분기 누계 기준 일반보험 손익은 1195억원으로 전년 동기 712억원에 비해 67.8% 성장했다. 장기보험 부문에서는 8760억원의 손익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4760억원 대비 83.9% 증가했다. 이는 조 대표와 이 대표가 연초 제시한 방향과 일치하는 성과다. 일반보험 보유율은 2022년 41.1%, 2023년 42.3%에서 올해 3분기 45.3%로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다.

 

다만 자동차보험 손익은 같은 기간 2071억원에서 967억원으로 53.8% 하락했다. 자동차보험 인하가 누적된 데다 계절적 요인에 따라 손해율이 악화했기 때문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금융당국의 IFRS17 가이드라인 영향에 따른 주가 급락도 심각한 상황이다. 해약환급금준비금 전입액 부담이 증가하면서 배당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이병건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달 20일 보고서에서 "금리 하락으로 국고채 10년물 금리가 최근 0.30%p 하락했고, 무·저해지 상품에 대한 계리적 가정을 강화하면 연말 지급여력비율이 150% 내외까지 낮아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현재 제도 개정 방향성에 큰 변화가 없다면 2~3년 내 배당 재개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실손보험 및 비급여 관련 제도 개선이 신속히 이뤄지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해약환급금준비금 제도 개선안은 K-ICS 비율이 200%를 넘는 보험사에 한해 적립 부담을 완화한다. 현대해상의 경우 200%를 넘지 못해 해약환급금준비금 적립 부담이 늘어나 배당여력이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현대해상은 자본관리를 최우선 과제로 추진할 전망이다. 후순위채 발행, 금융재보험 등을 통해 K-ICS 비율을 관리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현대해상은 올해도 9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하며 K-ICS 비율 제고에 나선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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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현대해상 실적발표자료/표=뉴스투데이]

 

내년에는 금리 하락에 따른 K-ICS 비율 악화가 예상돼 자본비율이 악화될 전망이어서 자본비율 관리가 급선무로 꼽힌다.

 

현대해상은 금리가 1.00%p 하락할 경우 가용자본은 8600억원 감소하고 K-ICS 비율은 15.9%p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후순위채를 발행하며 제고한 건전성이 다시 악화할 수 있는 것이다.

 

현대해상은 이 같은 환경에 대응해 자산-부채 듀레이션 매칭에 유리한 상품 판매에 매진하고 있다.

 

또 실손보험개혁이 완료되면 실손보험 비중이 높은 현대해상이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실손보험개혁안에는 급여·비급여를 모두 청구하는 혼합진료를 제한하고 비급여 서비스 가격을 공개하는 참조 가격제 등을 포함하는 방안이 논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실손보험개혁안 발표 시점이 지연되고 있다는 점이다. 실손보험개혁은 의료개혁특별위원회 논의와 연계돼 이뤄지는데, 의료계는 비상계엄 포고령을 이유로 의료개혁특위에서 탈퇴하면서 논의가 중단된 상황이다.

 

재무구조 개선과 함께 실손보험개혁안이 마련된다면 현대해상의 추후 전망은 밝을 것으로 보인다. 당장 배당 여력을 확보하기는 어렵더라도 안정된 성과를 지속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의 통화에서 "K-ICS 비율을 최소 150%에 맞추기 위해 후순위채 발행 등 자본확충 노력을 이어나갈 것"이라며 "경영환경이 우호적이지 않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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