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현제 기자 입력 : 2024.12.21 07:00 ㅣ 수정 : 2024.12.21 07:00
내년 신작 9종으로 IP 경쟁 본격 나서 자체 IP와 외부 IP 활용 '투트랙 전략' 펼쳐 EU '디지털시장법' 으로 넷마블 연간 3000억 혜택 누릴 듯
[뉴스투데이=최현제 기자] 게임업체 넷마블(대표 권영식·사진)이 내년에 새로운 게임 9종을 선보여 글로벌 게임시장에 도전장을 내민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넷마블은 내년 상반기와 하반기에 '킹 오브 파이터 AFK' 등 총 9종류의 신작을 내놔 해외 게이머 공략에 나설 방침이다. 이를 통해 넷마블은 한정된 국내 게임시장에서 탈피해 성장 잠재력이 무궁무진한 세계 무대에서 영향력을 넓히겠다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이와 같은 야심찬 사업 청사진을 그릴 수 있는 배경에는 자체 IP(지식재산권) 육성과 시장 변화에 따른 맞춤형 마케팅 전략이 주효했다. 이러한 경쟁력을 발판 삼아 넷마블은 해외 게임시장 석권과 이를 통한 'K-콘텐츠' 수출에도 기여할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넷마블은 2002년 일본, 2005년 미국, 2007년 유럽에 현지 법인을 설립해 일찍부터 해외 게임시장 개척에 나섰다"며 "이와 함께 넷마블은 해외 게이머 수요에 발맞춘 현지화 작업을 통해 해외 시장 공략에 가속페달을 밟아왔다"고 설명했다.
넷마블 실적 개선을 위해서도 해외 시장 진출은 절대적이다. 넷마블은 올해 3분기 실적이 △ 매출 6473억원 △영업이익 655억원을 기록해 흑자를 이어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IP 육성과 공격경영에 힘입어 넷마블은 올해 4분기에도 흑자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 내년 신작 9종으로 본격 IP 확장
넷마블은 2025년 상반기와 하반기에 걸쳐 총 9종의 신작을 선보일 계획이다.
내년 상반기에는 △‘킹 오브 파이터 AFK’ △‘RF 온라인 넥스트’ △‘왕좌의 게임: 킹스로드’ △‘세븐나이츠 리버스’ 등 네 종류 신작이 출격 준비를 마쳤다.
하반기는 △‘더 레드: 피의 계승자’ △‘일곱 개의 대죄: 오리진’ △‘몬길: 스타다이브’ △‘데미스 리본’이 포함된다. 여기에 스팀과 콘솔 플랫폼으로 출시되는 게임대상작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까지 더해 총 9종류에 이르는 작품이 시장에 나올 예정이다.
넷마블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2025년 출시 예정작 가운데 △왕좌의 게임: 킹스로드 △일곱 개의 대죄: Origin △RF 온라인 넥스트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 콘솔 및 스팀 버전 등 주요 작품이 모두 트랜스미디어 전략을 기반으로 개발 중"이라며 "확장된 IP 세계를 선보이며 원작 팬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넷마블은 이번 라인업(제품군)을 통해 내년에 IP 전략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기존에 성공을 거둔 외부 IP 기반 게임과 함께 자체 IP 후속작이 포함돼 기존 팬 계층은 물론 신규 유저도 유입될 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넷마블은 또한 트랜스미디어 전략을 적극 활용하며 IP 확장을 위한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트랜스미디어 전략은 웹툰,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하나의 세계관을 연결하는 방식이다. 특히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의 글로벌 성공이 이러한 전략의 모범 사례로 꼽힌다.
나 혼자만 레벨업은 대한민국의 웹소설로 시작해 웹툰으로도 제작된 인기 있는 외부 IP다. 이 작품은 추공 작가가 쓴 웹소설이 원작이며 카카오페이지에서 연재되면서 큰 인기를 끌었다. 이에 따라 넷마블은 나 혼자만 레벨업이라는 외부 IP를 잘 활용해 성과를 낸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넷마블이 외부 IP의 성공과 자체 IP 육성을 통해 게임 시장에서 또 한 번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며 "지난달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국제 게임전시회 '지스타 2024' 에서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가 대한민국 게임대상을 수상한 점은 외부 IP 확장 전략이 성공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권영식 넷마블 대표는 "IP 활용 방안을 놓고 좋은 외부 IP가 있으면 이를 적극 활용하겠다"며 "그러나 중요한 것은 자체 IP 경쟁력이며 이를 위한 해법 마련에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 자체 IP 육성과 시장 환경 대응이 관건
넷마블은 외부 IP를 성공적으로 활용했지만 자체 IP 육성이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이에 따라 넷마블은 자체 IP를 강화하기 위한 후속작 개발에 심혈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특히 세븐나이츠 리버스와 몬길: 스타다이브는 넷마블 자체 IP를 대표하는 작품이다. 이에 따라 이들의 흥행 여부가 장기적인 IP 전략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넷마블 관계자는 "세븐나이츠 리버스는 원작 캐릭터 및 전투 시스템은 유지하며 그래픽과 연출을 최신 트렌드에 맞게 업그레이드해 리메이크 작품으로 개발 중"이며 "몬길: STAR DIVE는 몬스터길들이기를 계승한 액션 RPG(역할수행게임)로 기존 팬에게 친숙함을 주고 더욱 몰입감 있는 경험을 제공하도록 개발됐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시장 환경 변화도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현재 구글과 애플은 앱스토어에서 발생하는 수익의 최대 30%를 수수료로 가져간다. 이에 대해 유럽연합(EU)이 불공정한 정책이라며 수수료를 17%로 낮추는 등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은 EU 요구에 따라 유럽 지역에서 수수료를 17%로 낮추기로 했지만 미국은 여러 문제로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만약 미국 규제당국이 EU와 같은 수수료율을 채택하면 업계에 미치는 파장이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희석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EU의 빅테크 규제법 '디지털시장법(DMA)'에 따른 수수료 인하 압력이 유럽은 물론 다른 지역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며 "넷마블은 앱스토어 수수료 인하로 연간 3000억원의 수수료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