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준금리 연 3.00%로 깜짝 추가 인하…경기 회복‧성장에 무게
[뉴스투데이=최병춘 기자] 통화당국이 한달만에 기준금리 추가 인하에 나섰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28일 올해 마지막으로 열린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기존 3.25%에서 0.25%포인트(p) 인하한 3.00%로 조정했다.
앞서 금통위는 지난달 기준금리를 0.25%p 인하하며 3년 2개월간의 긴축 정책에 마침표를 찍은 바 있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연속 인하한 것은 지난 2008년 10월과 2009년 2월 이후 13년여만이다.
이번 금리 인하 조치는 시장 예상을 벗어난 깜짝 결정이다. 지난달 3년 2개월만의 긴축을 중단했지만 가계부채 증가세와 원·달러 환율 불안 등 금융안정 위험이 아직 남아있는 만큼 금리 동결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원·달러 환율은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 소식 이후 급등세를 보이며 한때 1410원을 돌파하며 2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기준금리가 추가로 낮아지면 1400원 선을 오르내리는 환율이 더 오를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10월 모든 금융권 가계대출은 6조5000억원 증가하며 전월(5조3000억원) 대비 증가 폭이 확대되는 등 가계부채 증가세도 지속됐다.
그럼에도 심각한 경기부진이 이어지자 한은은 결국 금리 인하를 더 늦출 수 없게 된 것으로 보인다. 금융안정보다 성장에 무게를 둘 만큼 경제 회복 속도가 더디기 때문이다.
이날 한은은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2.4%에서 2.2%로 하향 조정했다. 지난 8월 전망보다 0.2%p를 낮춘 수치다.
이번 한은 전망치 2.2%는 정부의 기존 전망치(2.6%)를 비롯해 국제통화기금(IMF)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한국개발연구원(KDI)이 각각 제시한 2.5%보다 낮은 수준이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 또한 2.1%에서 1.9%로 하향 조정했다.
성장률이 시장 예상치를 크게 밑돌고 있는데다 관세 강화 등 트럼프 정책 리스크로 인한 수출 경기가 위축될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수출이 둔화할 수 있는 상황에서 금리 인하를 통한 내수 진작이 필요한 상황이다.
여기에 물가상승세도 안정권에 접어들었다는 판단도 이번 금리 인하결정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통화 정책 목표인 물가 상승률도 한은이 목표로한 2%대를 달성하며 금리 인하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가 점차 잦아들고 있는 추세다.
한은은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기존 2.5%에서 2.3%로 0.2%p 하향 조정했다.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2.1%에서 1.9%로 낮췄다.
한편, 이번 기준금리 추가 인하로 한국과 미국의 금리 차이는 1.25%포인트로 좁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