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정부, 위기 맞은 'K철강' 도와 '제2 부흥기' 만들어야

금교영 기자 입력 : 2024.11.25 17:54 ㅣ 수정 : 2024.11.26 08:33

국내 철강산업, 국내 건설경기 침체에 中 저가 제품 유입에 '휘청'
철강업계 해외시장 개척·R&D 본격화...정부도 업계 돕는 해법 마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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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금교영 기자] “철은 산업의 쌀이다. 쌀이 생명과 성장의 근원이듯 철은 모든 산업의 기초소재이므로 양질의 철을 값싸게 대량으로 생산해 나라를 부강하게 하는 것이 곧 제철보국(製鐵報國)이다.”

 

철강 불모지였던 한국에 일관제철소를 설립하고 산업 근대화를 이끌어 '철강왕'이라 불렸던 고(故)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의 말이다. 

 

철강하면 따라오는 대표적인 수식어는 바로 '산업의 쌀'이다. 자동차, 조선, 건설, 가전, 기계 등 주요 산업에서 철강은 가장 중요한 기초 소재이기 때문이다. 또 철강산업은 우리나라 경제 발전을 논할때 빼놓을 수 없는 핵심 성장동력 중 하나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K철강' 하면 떠오르는 단어는 '위기'가 됐다. 중국산 저가 제품에 가격 경쟁력을 잃었고 건설 경기 침체와 같은 대외적 어려움이 더해졌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관세 문턱이 높아져 갈 곳을 잃은 중국산 철강재가 국내에 대거 유입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모습이다.

 

'제철소의 심장'으로 1년 365일 24시간 멈추지 않고 돌아가던 용광로와 밝게 빛나던 공장 불빛도 꺼졌다. 포스코는 올해에만 포항 1제강공장과 1선재공장 두 곳을 폐쇄했다. 회사 설립 초기부터 50년을 함께하며 '기술력의 산실'로 불리던 1제강공장도 불황 앞에서는 역부족이었다.

 

현대제철 역시 포항2공장 셧다운을 추진해 이들 공장이 위치한 경북 포항시도 덩달아 좌불안석이다. 지역 주력 산업인 철강 산업 위기는 지역 사회에 고용 불안과 경제적 피해를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K철강이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환경에 놓였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다만 마냥 좌절만 할 수는 없다. 좌절 대신 '위기를 기회'로 삼아 재도약을 이뤄야한다. 

 

이에 따라 철강업계가 현재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고부가 가치 제품으로 전환하는 등 글로벌 경쟁력을 스스로 강화하는데 힘을 쏟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탄소중립(이산화탄소 배출량 제로)' 추진 등 변화하는 산업 환경에 발맞춰 친환경 기술 개발 등 연구개발(R&D)에도 더욱 힘을 쏟아 차별화를 이뤄내야 할 때다.

 

신흥 시장 개척도 빼놓을 수 없는 과제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인도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는 점은 그나마 위안거리다. 철강 전문 분석 기관 WSD에 따르면 인도 철강 수요는 연평균 7%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2030년에는 1억9000만톤에 이를 전망이다.

 

이에 따라 포스코는 인도 1위 철강업체 JSW그룹과 손잡고 연 500만톤 규모 일관제철소를 함께 건설하는 것은 물론 2차전지소재 분야에도 공동투자·기술개발을 추진하는 등 사업 협력 범위를 넓히기로 했다. 

 

장인화 포스코 회장은 7대 미래혁신 과제 중 하나로 '철강경쟁력 재건'을 제시하고 인도·북미 등 글로벌 상공정 중심 고성장·고수익시장 선점을 위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현대제철은 인도 푸네에서 내년 3분기에 본격 생산을 목표로 신규 철강 서비스 센터(SSC)를 짓고 있다. 이를 통해 현대제철은 고성장 시장 인도 투자로 사업경쟁력을 강화하고 글로벌 시장 판매 확대로 수익성 개선도 꾀한다.

 

이 같은 기업의 노력과 더불어 정부 차원 적극적인 지원도 필요하다. 무역 보호 조치로 불공정 경쟁을 완화하고 철강사들이 미래 핵심 기술 개발에 적극 투자할 수 있도록 금융 지원도 시급하다.

 

철강 업계의 자생 노력과 정부 지원이 함께 어우러져 대외 환경 변화에 대응하고 경쟁력을 강화해 철강 산업이 다시 한 번 부흥기를 맞이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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